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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북쪽 괴드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33만㎡(약 10만 평) 규모로 연간 전기차 5만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BMW, 아우디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로 지목된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유럽 현지 공장 건설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윤예선 B&I 사업대표는 30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CEO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고객사인 D사의 요구로 연내 유럽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며 “헝가리나 체코 등 노동력이 좋고 인건비가 싼 동유럽을 중심으로 물색 중이며, 문제가 없다면 내년 유럽에서 공장을 가동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051910)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사 모두 유럽 현지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게 됐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 상태다. 투자금액은 약 4000억원이다.
이들 3사의 유럽 진출은 중국 시장에서의 답보상태에 따른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 신에너지차진입규칙 모범규준 인증과 소위 ‘화이트리스트’라 불리는 보조금 지급 목록 등 두 가지 인증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 인증에 모두 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보통 중국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를 내놓고 중국 공업화신식부(공신부)에 보조금 지급 신청을 하면, 해당 부서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트를 비정기적으로 내놓는다”며 “여지껏 한국 배터리를 채용한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은 경우는 없으며, 공신부쪽에서 이유도 설명해주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에 위치한 LG화학 남경공장과 삼성SDI 시안공장은 중국이 아닌 아시아 권역 물량 소화에 활용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중국 베이징에 팩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이슈로 물량이 급감하며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추진했던 중국 내 셀 공장 건설 역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