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 투자·재테크 관련 도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지만 이를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보는 독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97년 IMF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경험을 통해 위기 상황일수록 투자의 기회라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코로나가 국내에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7월 현재까지 재테크·투자 분야 도서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스24와 인터파크도서 등에서도 각각 판매량은 2배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에 따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투자·재테크 관련 도서들이 연이어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강세를 보이고 있던 에세이와 인문학 도서는 다소 주춤하는 추세다. 7월 현재 교보문고·예스24·인터파크도서 등 서점가 베스트셀러 10위의 절반 이상은 투자·재테크 도서가 차지하고 있다. 또 교보문고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책 1위에 부와 행운의 비밀에 대한 성찰을 담은 ‘더 해빙’(The having)이 올랐다. 인터파크도서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30위까지 재테크 도서가 한 권도 없었는데 올 해는 3종이나 진입한 점도 특징이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이 오히려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부추겼고 주가가 폭락한 3월부터 개인투자자들이 재테크 기본서를 공부하며 주식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권미혜 인터파크도서 경제경영 MD도 “갈수록 고용이 불안해지고 한정된 월급만으로는 재산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은행 예금 금리는 제로가 되면서 그동안 재태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현명하게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경영 분야의 인기 유튜버들이 투자 비법을 정리한 신간을 출시한 것도 재테크 분야 상승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유명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경제적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튜브 ‘삼프로TV_경제의 신과 함께’에 진행자 및 패널로 출연 중인 저자들이 쓴 ‘부의 대이동’과 ‘코로나 투자 전쟁’은 두터운 팬층의 구매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 강사 김미경이 쓴 ‘김미경의 리부트’도 출간과 즉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이를 기회로 삼아 관련 도서의 출판을 늘이고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 새로운 부의 흐름을 읽고, 투자로 연결하는 법을 공개한다며 출간 전부터 주목을 받은 ‘부의 재편’, 투자할 때 뇌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 진정으로 부를 유지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투자심리 서적 ‘제3의 부의 원칙’이 그 예다. 실제 예스24에 따르면 재테크 관련 도서 출간 종수는 작년 상반기 294종에서 올해 동기간 329종으로 11.4% 늘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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