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무산 '소송전'…현산vs금호, 누가 먼저 칼 뽑나

계약당사자, 금호산업·HDC현산 ‘네 탓’ 공방
“상대편이 먼저”…소송전도 눈치작전?
판례는 반반…소송전 결말 예측 어려워
  • 등록 2020-09-15 오후 5:05:18

    수정 2020-09-15 오후 9:37:06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M&A) 무산으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납부한 2500여억원의 계약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장 업계의 관심은 ‘누가 먼저 소송전의 포문을 열 것이냐’다.

15일 아시아나항공 M&A 계약당사자인 HDC현산과 금호산업(002990) 등의 말을 종합하면 HDC현산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낸 계약금 2583억원은 에스크로 약정에 따라 제3지대에 보관돼 있다. 에스크로(Escrow)는 통상적으로 계약 당사자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가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개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다. 금호산업의 호주머니에 들어가 있지 않단 얘기로, HDC현산과 금호산업 양측이 동의해야만 인출할 수 있는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은 지난 11일 M&A 계약 해지 통보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 계약금을 가져가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M&A 무산 책임이 HDC현산에 있다고 보는 금호산업으로선 계약금 전액 몰취가 가능하단 입장이다. 이미 지난 7월 말 계약 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HDC현산에 보낸 바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거래종결일이 지나도록 시간을 끌어 계약결렬을 야기한 HDC현산에 모든 법적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가 위약금을 찾아가려고 하면 HDC현산에서 오히려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먼저 걸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HDC현산은 이날도 입장문을 내고 계약 무산의 책임을 금호산업측에 돌렸다.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전환사채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 계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재실사 요구를 수용치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제를 통지했단 것이다. HDC현산 측은 “지난 4월부터 요구했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이미 재실사가 끝나고도 남았다”며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계약금 반환 요구를 금호산업이 거부하면서 강제로 인출하려 소송 걸 수 있다”며 “소송은 누가 먼저 걸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눈치싸움 끝에 소송전이 본격화해도 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과거 기업간 인수무산 사례를 보면 HDC현산과 금호산업에 유리한 판례가 각각 존재해서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사례를 보면 HDC현산이 계약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단 예측이 가능하다. 한화는 2009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한 후 약 10년 동안 소송을 벌여 계약금 3150억원 중 1260억원(40%)을 돌려 받았다. 확인 실사를 하지 못한 데다 최종계약 체결 전 검토가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해 계약이 무산됐다는 한화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진 셈이다.

반대로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무산 건을 보면 금호산업 승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동국제강은 2008년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31억원의 보증금을 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인수가격 조정, 인수시기 1년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거절당해 계약이 해지됐고 3년여간 보증금 반환 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해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무산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어차피 소송은 장기전인데 코로나19가 오래 갈수록 재실사와 인수조건 변경을 요구했던 HDC현산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놨다.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상황에도 쌍용건설 인수 건처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HDC현산이 먼저 소송을 걸 가능성이 높고 누가 이길지 확률은 반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쇠백로가 낚아챈 것
  • 이영애, 남편과 '속닥속닥'
  • 김희애 각선미
  • 인간 복숭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