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송제리 고분' 발굴조사 성과 온라인 공개

1987년 도굴 상태로 처음 알려져
조사 결과 총 5기 고분 밀집 확인
"백제 토착세력 통치방식 유추 자료"
  • 등록 2020-10-08 오후 5:27:46

    수정 2020-10-08 오후 5:27:46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송제리 고분’(전라남도 기념물 제156호)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나주 송제리 고분은 1987년 도굴된 상태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기초자료가 부족해 축조 시점과 성격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2019년 발굴조사로 돌방 내부에서 백제 무령왕~성왕대의 은제 관식과 허리띠 장식, 청동 잔, 말갖춤, 호박 옥 등이 확인돼 논란이 종식됐다.

매장시설은 파괴됐지만 이후 새로운 고분 1기가 추가로 확인돼 단독분이 아니라 군집분이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소는 최근 조사를 통해 총 5기의 고분이 밀집해 있음을 확인했다.

해발 35m의 낮고 평평한 동심원 모양을 한 구릉 남쪽 사면의 동쪽과 서쪽 끝에 1호분과 3호분이 각각 있었다. 2호분은 이 두 고분 사이에서 발견됐다. 해발 33m 지점에 위치한 2호분은 5기의 고분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분으로 확인됐다.

1호분은 직경 18m 내외, 높이 4.5m 가량 되는 원형의 석실 봉토분이다. 2호분은 매장 주체부가 모두 파괴돼 배수로 시설만 확인됐다. 그러나 도랑 규모와 형태로 봤을 때 직경 18m, 높이 3m 내외의 원형 석실봉토분으로 추정된다.

3호분은 직경 12m 내외의 석실봉토분이다. 석실은 1단석만 남아 있다. 내부에서 관고리, 말다래 고정금구, 토기류가 수습됐다. 4호분은 직경 12m 내외의 석실봉토분으로 전형적인 사비기 석실 봉토분이다. 현실 바닥 중앙에서 바깥으로 이어지는 배수로 시설이 확인됐다. 관못과 토기류 등의 유물이 수습됐다.

5호분은 2호분과 인접해 있으며 70%가량 파괴돼 구체적인 형태와 구조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출토 유물을 살펴볼 때 고분 축조 순서는 동쪽과 서쪽에 위치한 1호와 3호가 6세기 2~3분기경에 먼저 만들어졌고, 6세기 후반~7세기 전반대에 걸쳐 2호분과 4호분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주 송제리 고분군은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제404호) 3호분의 수직확장 이후 단계와 시기적으로 중복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복암리 고분군이 영산강유역권 토착세력의 문화라고 한다면 송제리 고분군은 백제 중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관점에서 백제 중앙의 영산강 유역권 토착세력에 대한 통치방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라고 설명했다.

나주 송제리 고분군 전경(사진=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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