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프랑스 회사인 에르메스와 지난 2015년 ‘한문화재 한지킴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을 구상했다. 그 첫 사업으로 덕수궁 함녕전 집기류를 재현한 바 있다.
이번 덕수궁 즉조당 집기 재현 사업은 두 번째 성과다. 국내 박물관 등에 소장된 조선 시대 원형 집기들을 근거로 전문가 의견과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등 분야별 전문 장인들 참여로 제작, 진행됐다.
덕수궁 즉조당은 조선 15대 광해군과 16대 인조가 즉위한 곳이다. 대한제국 초기 정전으로 잠시 사용하다 후에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됐다. 이를 고려해 즉조당을 고종황제의 ‘집무공간’으로 설정해 집기류를 재현했다.
신하의 자리인 방의 바깥쪽에는 ‘경상’과 함께 붓과 먹을 보관하던 함인 ‘연상’이 배치됐다. 계절에 맞춰 교체할 수 있도록 겨울용 ‘보료’와 여름용 ‘왕골자리’가 각각 제작됐다. 또 야간에 방 내부를 밝히는 전통 ‘좌등’(座燈), ‘유제등경’, ‘은입사촛대’ 등을 재현해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이 떠오를 수 있게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에르메스 코리아와 아름지기와의 민관협력을 통해 궁궐 전각 내부에 전통집기를 재현하고 배치해 관람객들이 궁궐 문화와 과거 궁중 생활상을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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