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 윗사람에 “넵·옙·넹”…연령·성별따라 어휘 달랐다

15일 국립국어원, 국어 사용 실태 조사 발표
나이 많을수록 ‘아가씨’, 1020대 ‘여기요’
`와이프 vs 아내` 남성 외래어 더 선호
지역별 강원·제주 ‘삼 일’, 전라권 ‘사흘’
  • 등록 2025-01-15 오후 4:05:35

    수정 2025-01-15 오후 4:16:1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령 및 성별, 지역에 따라 각기 선호하는 어휘가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여성을 부를 때, 높은 연령대일수록 ‘아가씨’를, 반면 나이가 젊을수록 ‘여기요’, ‘저기요’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윗사람에 답할 때 1020세대는 ‘예’ 혹은 ‘네’ 대신 ‘넵, 옙, 넹’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자료=국립국어원 제공.
국립국어원은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호칭과 일상 표현에 관한 설문을 지난해 실시하고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남을 부르는 말에서 연령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젊은 여성을 부를 때 사용하는 말에서 나타났다. 높은 연령대일수록 ‘아가씨’를 선호했으나 나이가 젊을수록 ‘여기요’(저기요)를, 또는 ‘사장님’ 호칭을 사용한다는 응답도 다수 집계됐다.

국립국어원은 “성별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중립적 표현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젊은 세대의 일상 대화 호칭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상 표현에서도 세대별 표현의 선호도가 달랐다. 무언가 재미있거나 싫을 때 강조하는 수식어로 30대 이상에서는 ‘정말’, ‘진짜’, ‘너무’ 등의 사용이 높게 확인된 반면 20대 이하에선 ‘완전’, ‘짱’, ‘개’ 등을 주로 사용했다.

자료=국립국어원 제공.
성별에 따른 어휘 차이의 대표 예시로는 배우자를 부를 때다. 기혼 남성이 자신의 배우자를 소개할 때 외래어인 ‘와이프’를 가장 많이 사용했고 ‘아내’와 ‘집사람’ 순이었다. 기혼 여성은 ‘남편’에 이어 ‘신랑’이 뒤를 이었다. 제주권에선 ‘신랑’을 더 선호했다.

지역에 따라서도 달랐다. 그제, 어제, 오늘을 표현할 때 강원권과 제주에서는 ‘삼 일’이라는 표현을 선호한 반면 전라권에선 ‘사흘’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이나 경상권은 ‘삼 일’을 더 많이 사용하면서도 ‘사흘’ 역시 비슷하게 즐겨 썼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는 세대, 성별, 지역, 계층 등 사회적·지역적 변인에 따른 어휘 사용 양상을 조사할 목적으로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각종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해 국어의 변화 방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언어 현실에 맞춘 국어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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