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사들이는 여행株…코로나 타격에 주가방어 안간힘

지난해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여행수요 급감 영향
노랑풍선, 모두투어 등 경영진 자사주 사들여
부진한 흐름에 "확실한 실적 개선시 접근" 조언도
  • 등록 2020-03-17 오후 5:51:47

    수정 2020-03-17 오후 5:51:47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최악의 부진에 빠진 여행업종들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여행 수요 감소에 이어 올해 역시 부진이 예상되자 궁여지책을 택한 것이다. 다만 주가가 여전히 내리막을 타고 있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5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은 전례 없는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받는다. 여행을 자제하는 심리뿐만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입국 금지 및 입국 시 검역 절차 등을 강화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만큼 실제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로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 등은 오는 5월까지 패키지 예약률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의 지속 여부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외 여행 수요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불안함 속에서 경영진들은 소폭이나마 보유한 지분을 늘리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노랑풍선(104620)은 지난달 19일 권오현 이사와 정진원 전무가 각각 6050주와 800주씩 보유 지분이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1월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1년여만에 공모가(2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빠졌다. 이달 들어 낙폭만 21%가 넘는데다가 지난해 여름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당시 노랑풍선은 간접 판매가 주를 이루는 국내 여행업계에서 대리점 수수료를 낮춘 ‘직판 전문 여행사’로 기대가 높아 공모가 역시 희망 밴드 최상단(1만5500~1만9000원)을 넘어서 책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 손실 20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주가 역시 내리막을 탔다.

모두투어 역시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모두투어는 이달 들어 유인태 사장이 1500주, 우준열 상무가 728주씩을 매수했다. 각각 2047만원, 997만원 규모에 해당한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올해 들어 낙폭만 50%에 육박해 상장 후 첫 1만원대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레드캡투어(038390) 역시 인유성 대표이사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보유한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인 대표이사는 지난달 1250주에 이어 이달에도 지난 10일 29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까지 지분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약 5950만원에 달한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 16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16일 하루에는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9% 오르며 코스닥 지수가 4% 가까이 하락한 것에 비해 지수를 선방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레드캡투어의 이달 들어서의 낙폭은 이달 들어서만 21%가 넘으며,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여행 종목들의 움직임은 반등 시점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선택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여행 종목들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조언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한일관계 경색, 홍콩 시위 등이 장기화될 수 있는데다가 국내 내수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 16일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정책과 함께 기존 발행주식의 1%였던 자사주의 1일 매수한도를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뚜렷한 회복 신호가 없는 이상 주가 방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행 및 항공 등에 대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할 대로 악화된데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만큼 자사주 매입이 큰 효과를 내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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