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서지학자 고(故) 심우준 교수가 소장한 고문헌 759점과 마이크로 필름 22롤, 일반도서 3000여 점이 21일 국립중앙도서관 품으로 돌아갔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날 심 교수의 제자인 윤인현 대진대 교수의 기증 신청으로 3700여 점의 개인문고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개인 문고는 심 교수의 호를 붙여 ‘원당문고’(圓堂文庫)로 이름을 붙였다.
| 서행일록(사진=국립중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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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교수는 생전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85년 서지학회 초대부터 3대까지 회장을 맡았다. 40여 년을 서지학 분야가 학문 분야로 자리매김하는데 전념했다.
특히 일본에 있던 한국본 전적이 공개될 수 있도록 해 한국학 연구의 새로운 전기 마련에 큰 공헌을 세웠다. 이에 대한 성과로 1988년 ‘일본방서지’를 출간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없는 고문헌을 직접 실물조사를 통해 각 자료마다 저자의 생애와 업적을 고찰하고 그 책의 내용과 가치를 규명했다.
기증 자료에는 한국 고문헌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고문헌도 포함돼 있다. 특히 조선후기 홍경래 난이 발발하던 때 작성된 필사본 일기자료 ‘서행일록’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이 일기는 1811년 12월 20일부터 이듬해 5월 초순까지 약 6개월간 날짜별로 기록돼 있다. 당시 관군이 난을 진압하는 과정, 동원된 병력 등이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윤 교수는 “스승이 오랜 기간 연구를 위해 보던 책을 국가기관에 기증해 많은 사람이 보고 연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국내 서지학을 개척한 분이 소장하고 있던 고문헌을 선뜻 기증해줘 대단히 감사하다”며 “앞으로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해 연구자 등 국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오는 29일까지 고문헌 기증자를 위한 전시 ‘기증인이 직접 쓴 기증이야기’를 개최한다. 전시는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 도서관 소개 코너에서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 기증 신청자이자 원당 고 심우준 교수의 제자인 윤인현 대진대 교수(왼쪽)가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 관장에게 원당문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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