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교인들 "마지막 기회…전광훈과 결별, 개혁해야"

개신교계 총회 앞두고 기자회견
한국 교회 개혁·갱신 축구
교단 폐쇄적 의사결정구조 비판
  • 등록 2020-09-21 오후 4:52:00

    수정 2020-09-21 오후 4:55:56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교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교단 총회에 임해야 한다. 기독교계 교단 총회는 전광훈 등 극우 세력과 관계를 끊고 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개혁을 해야한다.”

개신교계 양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이 100년 넘는 총회 역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로 정기총회를 개최한 날, 개신교계 청년 단체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는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며 “(총회는) 새로운 규칙, 법, 정치를 바라는 기독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청년회전국연합회, 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회연합회가 함께했다.

이들은 중장년·남성 중심의 폐쇄적 의사결정구조가 교단의 부패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교단의 중요 정책과 의사결정을 하는 총회가 65세 이상의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다”며 “소수의 집단이 독점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에서 대표성은 상실하고 온갖 병폐만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교단에서는 교계 내 원로라는 이유로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이건 하나님이 하게 한 일”이라는 변명으로 눈감아 줬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폐쇄적 구조 속에서 교회는 ‘자영업자’라는 비아냥을 받을 정도로 개교회 성장에만 몰두하는 이기적인 집단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도 총회에서 다양한 논의를 하지만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이 없다”며 “바깥에서 바라본 교회는 이익집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법이 총회에서 논의하고 의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세력의 행태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갖고 완전히 결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교회는 지금껏 전광훈 사태를 일부 집단의 일탈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는 무의미한 변명이다”며 “극우적인 메시지로 성도들을 선동해 맹목적이고 왜곡된 신앙으로 인도하는 전광훈과 극우 세력을 청산하는 총회 결의문을 채택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한국교회는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며 “부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대안과 구체적 행보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한국 교회가 묵은 땅을 갈아엎고 다시 희망으로 바로 설 때까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가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 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바라는 기독청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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