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화가 작품'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해제 논의

장우성 화백 친일인명사전에 등재
복식고증에도 오류 있어
  • 등록 2020-06-25 오후 7:53:31

    수정 2020-06-25 오후 7:53:31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현충사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이 작가의 친일 논란과 영정의 복식 고증 오류로 해제 방안이 논의된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충무공 영정의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문체부는 영정동상심의 규정에 따라 영정동상심의위원회를 열고 지정해제 신청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충사에 봉안된 충무공 영정은 장우성 화백이 1973년에 그렸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활동한 장 화백은 일본의 문화통치 수단이었던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장 화백은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문화예술계 친일 인사로 등재됐다.

또 장 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16세기에 입었던 관복 색깔과 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어 복식고증 오류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 화백의 충무공 표준영정 교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충사관리소는 과거 두 차례 충무공 영정의 지정해제를 문체부에 신청한 바 있다. 2010년 신청 당시 문체부는 친일 논란은 교체 사유가 아니라며 반려했다. 2017년에도 문체부는 갈등 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항일의 상징인 충무공의 영정을 친일 화가가 그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즉각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당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은 지속적으로 교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문체부와 협의해 해제 및 교체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 화백이 1986년에 그린 유관순 열사의 영정은 고문과 폭행으로 얼굴이 부은 모습이 찍힌 수형자기록표를 기반으로 그려 실제 얼굴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친일 화가 논란까지 더해 지난 2007년 유관순 열사의 새로운 표준영정이 봉안됐다.

현충사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사진=전통문화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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