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황룡사 9층 목탑 증강현실로 되살아난다

몽골 침입으로 소실돼 터만 남아
황룡사 중문·남회랑 디지털 복원
  • 등록 2020-07-22 오후 6:20:59

    수정 2020-07-22 오후 11:11:37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신라시대 최대 사찰인 황룡사. 신라 진흥왕 14년인 553년 창건을 시작해 무려 90여 년이 지나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모습을 갖춘 황룡사. 안타깝게 황룡사는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골 침입으로 소실돼 현재 ‘경주 황룡사지(사적 제6호)’라는 이름으로 터만 남았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는 황룡사의 일부를 증강현실(AR) 디지털 기술로 복원했다고 22일 밝혔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를 디지털로 구현한 사례로는 2019년 돈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건축물 크기에 건물을 구성하는 부재를 일일이 만들어 세부사항을 자세히 표현하고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정확한 위치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가 최초의 사례다.

이번에 디지털복원을 마친 부분은 황룡사가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이다. 황룡사의 가람배치는 크게 남문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중문, 목탑, 금당, 강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중문 양쪽에 남회랑이 이어져 있다. 복원한 중문의 크기는 가로 26.4m, 세로 12.6m이고 남회랑의 길이는 중문을 포함하여 272.5m이다. 이번 중문과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1차로 완성한 제작물을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보완하여 완성한 것이다.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황룡사 복원 심화연구의 결과를 담은 것으로, 중문은 2층 규모의 우진각(건물의 네 면에 모두 지붕이 있는 형태) 지붕 형태와 1층 규모의 맞배지붕(책을 엎어놓은 지붕 형태) 형태 두 가지 모습으로 구현했고, 남회랑도 중문에 맞춰 2가지 형태로 만들었다.

경주시와 협의를 통해 추후 황룡사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황룡사지 현장에서 대여하는 태블릿PC를 이용해 중문과 남회랑에 직접 들어가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활용한 보물찾기, 발굴유적 관람, 4계절 배경 적용, 건물 확대보기, 황룡사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과 전자우편 전송서비스, 건축과정의 애니메이션 영상, 건축부재 설명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이뤄진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건축유적을 실물복원과 마찬가지로 유적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대 건축유적의 실물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강현실(AR)로 복원한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 모습(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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