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58)씨를 보유자로 인정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사경장’은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베끼는 일인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김 씨는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하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오랜 기간 사경의 전승을 위해 활동했다.
사경은 고려 시대 불교가 성행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은 통일신라 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경전의 내용이나 그 교의를 알기 쉽게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경장’의 높은 역사성과 예술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정부 혁신의 하나로 국가무형문화재의 신규종목 지정과 보유자 인정 등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전통문화의 계승에 전념해 온 전승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김경호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가 불경을 필사하는 모습(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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