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있었나...부여 쌍북리서 백제 사비기 대형 건물터 발견

사비도성 내에 처음 발견된 형태
대가야 토기·중국제 자기도 출토
  • 등록 2020-10-13 오후 7:57:34

    수정 2020-10-13 오후 7:57:34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백제 사비기 왕궁과 관련된 주요 시설과 유물이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쌍북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왕궁의 주요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와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 토기 등 중요 유물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부여 쌍북리 유적은 부소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더불어 백제 사비기 왕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번에는 백제 시대 건물지 6동과 약 30m 길이의 장랑형(대궐 문이나 집 대문의 좌우에 길게 연결돼 있는 형태의 유구) 유구, 울타리, 배수로, 우물 등의 유구가 조사됐다.

이중 건물지1은 중앙에 자리한 사각형의 건물을 중심으로 동서 양쪽에 부속건물이 추가된 역 ‘품(品)’자형 의 건물로, 1개의 구덩이 양쪽으로 30㎝ 내외의 기둥을 세운 점이 특징적이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한 건물지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

부여 쌍북리 유적 건물지1(사진=문화재청)
건물지2는 건물지1과 동일한 위치에 약 30㎝가량 성토한 뒤 조성했다. 동서길이 1240㎝, 남북길이 720㎝인 대형건물지이다.

건물지는 정면 8칸, 옆면 4칸의 벽주식건물(여러 개의 기둥을 세워 벽체가 건물의 상부구조를 지탱할 수 있게 한 건물)로 주칸 거리는 175㎝ 내외다. 이와 유사한 형태와 크기의 건물지는 공산성 내 왕궁 관련 유적에서 확인된 15호 건물지가 있는데, 이 건물지는 공산성 유적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건물지다.

출토유물로는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토기 등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대가야 토기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출토된 사례가 드문 것으로, 대가야 멸망이 562년인 점을 고려하면 부여 쌍북리 유적이 사비천도 초기에 조성됐음을 알려준다.

또 ‘일본서기’ 기록 중 ‘흠명천황(欽命天皇) 2년(541)’과 ‘5년(544)’에 남아있는 백제와 가야의 긴밀한 교류관계에 대한 내용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일본서기’ 흠명천황조에는 대가야, 아라가야 등 가야 각 국의 사신이 백제에 온 기록이 남아있다.

이번에 조사된 부여 쌍북리 유적의 발굴조사 성과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날 온라인으로 일반에 공개한다.

부여 쌍북리 유적 출토유물(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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