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오는 3월 5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이날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SK㈜ 대표이사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중 이사회 의장 임기는 올해 3월 만료되며, 최 회장은 이에 맞춰 의장직을 내려놓고 대표이사 회장만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최 회장의 이번 결정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이사회는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견제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임은 이같은 역할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즉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분리, 이사회의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사회 의장에 내정된 염 총장은 SK그룹과 여러모로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염 총장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1979년 장학생이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국내 우수한 인재를 해외 유학을 보내는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염 총장 역시 재단 지원 아래 미국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최태원 회장과의 인연도 깊다. 염 총장은 최 회장과 신일고와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염 총장이 최 회장의 6년 선배다. 대학에서는 염 총장은 행정학, 최 회장은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같은 인연은 SK그룹 관련 각종 행사를 통해 이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염 총장은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 최 선대회장과의 대담영상에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26분간 진행된 대담영상은 염 총장과 그래픽·사진으로 합성해 구현한 최종현 선대회장이 기업관, 국가관, 인재관은 물론 SK의 경영철학인 SKMS,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을 담아냈다.
이외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고려대가 중앙광장 부근에 짓고 있는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의 SK미래관 건설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