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984년 성인품에 오른 한국 103위 순교 성인들의 개별 초상화 전체가 시성(가톨릭에서 죽은 자들의 신앙과 성덕을 기리기 위해 교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36년 만에 한자리에서 전시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는 다음달 순교자 성월을 맞이해 특별전 ‘피어라, 신앙의 꽃’을 오는 9월 4~ 27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입구 갤러리1898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전시는 문예위가 3년간 진행한 103위 순교 성인 초상화 제작 사업의 결과다. 성인들 가운데 새로 제작한 77위의 초상화는 물론, 기존에 제작된 성인들의 초상화도 대여해 103위 성인들의 초상화를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비롯한 한국 순교 성인 103위는 1984년 방한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다. 원칙적으로는 2014년의 124위 시복식 때처럼 성인들의 개별 초상화와 103위 성인화를 사전 제작해야 했지만, 당시는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시성식이었던 데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사업이 겹쳐 개별 초상화를 마련하지 못했다.
시성 전인 1977년에 제작되어 널리 알려진 103위 성인화도 제작 당시는 ‘복자화’였기에 성인의 상징인 후광이 없다. 이후 김대건 신부, 정하상 바오로 등 40여 위의 초상화가 제작되었으나 김 신부의 아버지인 김제준 이냐시오 등의 나머지 성인들은 개별 초상화가 없었다.
103위 성인의 초상화 제작은 2017년 본격 시작했다. 미술 작업에는 전국 천주교 교구 미술가 회의 추천을 받은 작가 6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68위의 성인화를 1차로 완성했다. 기존에 2인이나 3인이 함께 그려져 있던 9위의 성인을 개별 초상화로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 올해 6월 77위의 초상화를 모두 완성했다.
나머지 26위 성인화는 문예위가 전국 성당과 성지가 소장한 원본을 대여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영인본을 제작했다. 이렇게 103위 성인화 제작과 전시가 준비됐다.
특별전 개막행사는 9월 4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신규 작품에 대한 축복 예식을 전시회장인 갤러리1898에서 거행한 뒤 1898 광장에서 개막식을 연다.
|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 특별전’에 전시될 성인화 일부.
왼쪽부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문학진 작, 명동대성당 소장), 성 정하상 바오로(박득순 작, 수원가톨릭대학교 소장), 성녀 이간난 아가타(김형주 작, 신규 제작), 성 이광렬 요한(윤여환 작, 신규 제작)(사진=한국 천주교주교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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