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쌍방울(102280), 좋은사람들(033340) 등 국내 속옷 업체들이 연이어 마스크와 손 소독제 사업 등에 진출을 선언하며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다만 지난해 ‘애국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수혜를 봤음에도 영업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쌍방울은 지난 1월 말부터 마스크 관련 종목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쌍방울은 지난해부터 브랜드 ‘트라이’를 통해 ‘트라이 미세초 마스크’를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길림성에 위치한 법인 길림트라이방직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길림 주정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뿐만이 아니라 중국에서의 판매 역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한 달에만 주가가 23% 이상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5일에는 오엔케이를 대상으로 124억원 규모의 KF94 방역 마스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이는 2018년 매출액의 12.2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공시를 낸 다음날 주가가 5% 넘게 오르기도 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쌍방울은 최근에는 본사 1층에서 매일 마스크 500매를 판매에 나서는 등 판로 역시 넓혀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에 대한 개인 위생용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신규사업 진출 차원으로 다양한 위생용품을 제품 라인업에 추가해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전국에 보유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오픈마켓 등 대규모 유통망을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이 벌어졌을 당시 ‘애국 테마주’로 묶였던 적이 있다. ‘유니클로’ 등 브랜드에 대한 불매가 이어지면서 국내 속옷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당시 주가 역시 큰 변동성을 보여 쌍방울은 7월 말 갑작스럽게 상한가를 기록 후 다시 16% 넘게 오르더니 이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며, 좋은사람들 역시 7~8월에 걸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던 것이 10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 곡선을 그렸다.
부진한 실적은 지난해 이전에도 나타난다. 쌍방울은 지난 2016년(150억원)과 2017년(216억원)에는 내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6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가 1년만에 도로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좋은사람들 역시 2016년(42억원), 2017년(4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무리한 신규 사업 추진은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결국 테마로 묶여서 받았던 관심이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신사업 추진이 무조건 호재라고 받아들이는 대신 펀더멘털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