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 협상에 길 터준 유니버설
지난 3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주최한 ‘2024 글로벌 OTT 포럼’에 연사로 참석한 이지영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음악 지식재산(IP)을 가장 많이 보유한 유니버설이 틱톡에서 모든 콘텐츠를 제거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다른 음악 회사들이 틱톡과 재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유튜브나 틱톡이 등장하기 전에는 스포티파이나 애플이 가장 큰 음악 플랫폼이었으나, 틱톡의 성장으로 인해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버설과 틱톡의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BTS, 테일러 스위프트, 블랙핑크, 빌리 아일리시,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이 틱톡에서 음소거 처리됐다. 하지만 양측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 틱톡이 결국 유니버설에 굴복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로 인해 다른 음악 IP 회사들도 콘텐츠 사용료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앞으로 숏폼 콘텐츠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음악은 영상에 비해 2분 30초 또는 3분 정도로 짧지만, 요즘 젠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2분 30초의 노래도 끝까지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는 15초 이상의 영상 음악도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IP 홀더들은 오리지널 IP의 15초를 기준으로, 어떤 플랫폼에서든 영상이 재생될 때 음악이 함께 재생되면 IP 오너들(유니버설, 소니 등)에게 수익이 돌아오는 구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대표는 “(같은 이유로) 틱톡이나 메타 쪽에서 얻는 수익이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오래된 음악, 카탈로그 재활용 시장 열려
음악을 숏폼 영상으로 소비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오래된 음악을 다양한 카탈로그로 마케팅하는 새로운 시장도 열리고 있다.
|
이지영 대표는 이날 새로운 음악을 창출하는 것만큼, 기존 음악 IP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과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소니뮤직의 내부 플랫폼을 소개하며, “유튜브에서 클릭 한 번으로 한 주 혹은 특정 기간 동안 어떤 아티스트들이 차트를 올렸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면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 데이터는 틱톡과도 연결되어 있어, 음악 회사의 투자를 자동으로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