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잠재성장률 따라 민간소비도 추세적 둔화…韓경제 '구조개혁' 필요"

KDI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1%대 민간소비…구조적 요인으로 추세적 둔화"
"잠재성장률 둔화…정부지출 늘면 민간소비 여력↓"
"R&D 등 장기적 구조개혁 필수…지출효율화 등 병행"
  • 등록 2024-11-07 오후 12:00:00

    수정 2024-11-07 오후 12:00:0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최근 민간소비에 대해 잠재성장률 하락, 정부지출 증가 등 구조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성장률과 소비가 함께 추세적으로 둔화할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R&D)과 교육 등 생산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개혁과 경쟁력 확보, 재정지출 효율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DI)
KDI는 7일 ‘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현안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민간소비 증가세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추세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민간소비의 평균 증가율은 1%로,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7~2019년 평균(2.8%)을 밑돌고 있다.

KDI는 최근 부진에 고물가 등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선진국에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명목 총소비의 비중은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비중이 일정한 가운데에서 실질 소비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곧 개인이 지출할 수 있는 소득이 부족해서가 아닌, 정부소비의 증가, 잠재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인 요인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소비는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로 구성되는데, 전체 총소비가 일정한 가운데 명목 정부소비가 늘어나면 명목 민간소비의 비중이 줄어들고 이는 곧 실질적인 민간소비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인 김준형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정부소비는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소비 확대가 곧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복지 등 정부지출 확대로 국민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 등이 늘어나 민간의 소비 여력이 축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2% 내외에 그친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소다. 김 연구위원은 “잠재성장률과 함께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는 것은 물론. 생산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향후 잠재성장률이 1% 중후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명목 민간소비가 일정하게 유지되더라도, 물가를 보여주는 민간소비의 디플레이터가 GDP 디플레이터보다 빠르게 올라간다면 실질 민간소비 여력은 줄어든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재 가격이 투자재나 수출품 가격보다 빠르게 올라간다면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실질 민간소비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격 변화는 2001~2023년 실질민간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0.4%포인트 끌어내렸는데 이는 교역조건의 추세적 하락에서 대부분 기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소비도 위축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KDI는 중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조개혁, 수출 경쟁력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정부소비가 늘어나는 부분만큼 민간소비의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정부의 지출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정부소비는 필요한 지출인 만큼 당장 줄이기는 어렵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은 현실에 따른 효율화가 필요한 대표적인 부분”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R&D) 등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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