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장중 2010선, 610선을 위협할 정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증권가에선 그 누구도 섣불리 `바닥`을 점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기업 실적 악화가 겹친데다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 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배제` 결정으로 일본과 한국간 무역분쟁 역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 등 대외 변수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1~2% 하락하며 각각 2010.95, 610.70선까지 떨어져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고 코스닥지수는 심지어 상승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하루에만 20포인트 오가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0.69%(14.13포인트) 하락한 2024.55에, 코스닥 지수는 0.73%(4.54포인트) 오른 630.18에 각각 마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금융위기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 0.83배가 역사적 저점인데 1950선 정도가 0.83배 수준이라 이 정도가 1차 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가가 바닥권이긴 하나 주가가 오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 커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수출 제재가 단순히 참의원 선거용이 아니라 일본이 장기간 준비한 카드라는 인식이 번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일본 제재가 석 달 정도만 지속된다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이익이나 주가 측면에선 단기 호재로 작용하나 그 이상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에 마지막 남은 노른자인 반도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바닥을 점치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주 이후 이날까지 KODEX레버리지 ETF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ETF를 각각 920억원, 1000억원 가량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섣부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양 센터장은 “한일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증시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1차적으론 한일 갈등이 봉합되고 2차적으로는 미·중 갈등이 봉합돼야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