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착시효과'에…위기의 철강업계 두 번 운다

  • 등록 2018-07-26 오후 5:42:33

    수정 2018-07-26 오후 5:42:33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포스코 착시효과’에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은 글로벌 무역전쟁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버티며 한계점을 넘나들고 있지만, 포스코의 ‘화려한 실적’에 자칫 시장의 오해가 발생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가 한창인 26일 국내 철강업계는 포스코(005490)와 이 외 철강업체들로 실적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철강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1조252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한 호실적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철강업체들은 착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행여 ‘포스코=철강업계’라는 잘못된 공식으로 인해 ‘철강업계는 호황’이라는 오해가 생길까하는 우려까지 흘러나오는 마당이다. 이른바 ‘포스코 착시효과’다.

당장 포스코와 조선용 후판을 함께 취급하는 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001230) 입장에서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앞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 17일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환경규제, 수요증가 등의 시황 호조 영향으로 전 철강사가 큰 폭의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다”며 조선용 후판가격 인상을 유보해달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은 전 업체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며 지속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왔다”며 “다만 포스코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제품군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조선용 후판이 부진해도 이를 보완할 수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포스코의 실적개선을 근거로 한 앞선 조선업계 지적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64.2% 감소한 바 있다.

포스코는 취급하지 않는 봉형강 업체들 역시 포스코 착시효과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국내 봉형강 산업은 지난해 동절기 이례적 혹한으로 올해 1분기 부진한 데 이어 2·3분기 국내 건설시장의 비수기 진입 및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어려운 경영환경을 호소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마저 벌어진다”며 “철강업계 전체 업황을 포스코의 실적과 등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미국 보호무역의 직격탄을 맞으며 국가적 이슈로 떠올랐던 강관업체들은 자신들의 위기 상황이 잊어질까 두렵다. 위기상황은 현재진행형인만큼 정부 및 관련업계의 방안 마련도 꾸준히 강구돼야 한다는 것. 이미 국내 강관업체들이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쿼터량은 거의 소진됐다. 4분기에는 그나마 내년도 수주를 위한 영업을 전개한다 하더라도, 당장 3분기에는 수주절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국내 대표적 강관업체인 세아제강(003030)의 경우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29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3분기에는 무려 76.7% 감소한 12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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