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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꼴라쥬는 2004년 다양성 영화를 관객에게 골고루 선보인다는 기치 아래 처음 론칭됐다. 당시 3개의 전용관을 통해 선보였다. 다양성 영화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를 아울러 일컫는 용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3년 전국 19개 상영관으로 확대됐다. 제일 작은 스크린은 77석, 제일 큰 스크린은 160석이다. 모두 2109석 남짓 된다.
무비꼴라쥬의 론칭이 국내 영화계에 끼친 영향은 크다. 무엇보다 다양성 영화를 접하게 된 관객 숫자의 비약적인 증가다. 2004년 전국에서 약 6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은 데 이어 2013년에는 약 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4년에는 무난히 무비꼴라쥬 전용관 관객만으로 100만 명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3일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이 청신호를 쐈다. ‘우아한 거짓말’은 다양성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전국 관객 160여 만명을 동원, 흥행에 성공했다. ’우아한 거짓말’은 무비꼴라쥬가 투자·배급을 맡아 무비꼴라쥬 전용관외에 일반상영관 등 200개 스크린에서 선보였다. ‘우아한 거짓말’은 순 제작비 20억 원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약 30억 원이 투입된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중간 규모로 제작된 사례다.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반론도 있다. 대안 없이 거대 기업과 관련된 영화 산업이라는 이유로 싸잡아 논란만을 야기한다는 것.
‘우아한 거짓말’은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요 투자 배급사로부터 거절당해 제작 당시 어려움을 겪었던 작품이다. 무비꼴라쥬는 이 소식을 듣고 ‘우아한 거짓말’이 기존 상업영화와 다른 새로운 작품이라 다양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하고자 투자를 실험적으로 시도했다는 게 극장 측의 해명이다. ‘우아한 거짓말’은 기존 상업영화와 결이 다르지만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어서 한국 영화의 다양성 확대에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CGV가 설명한 무비꼴라쥬 배급 영화 선정 기준은 ‘취지가 좋고 차별화된 재미를 줄 수 있는 영화를 상영한다’는 게 큰 틀이다. 하지만 이 규정이 다소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극장팀 프로그래머를 통해 이뤄지는 배급 영화의 선정에 외부 영화인의 협조 등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대 기업에 수직계열화에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정재형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사가 투자하거나 제작에 관여한 작품에만 배급에 치우친다면 비판을 넘어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무비꼴라쥬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 한국 영화의 체질 개선과 △ 다양성 영화를 접하는 관객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먼저 한국 영화의 체질 개선은 최근 한국형 대작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5월 극장가 영화 ‘역린’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성공이 그 방증이다. 무비꼴라쥬는 다양성 영화의 수적 양적 확대로 쌓인 영화 노하우가 거품이 사라질 때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디밴드처럼 다른 취향을 가진 영화가 존재해야 할 토대가 마련해 인력 풀의 발굴과 확보에 선순환의 힘을 보태겠다는 의도다.
다양성 영화를 접하는 관객의 양적 질적 확대도 과제다. 무비꼴라쥬 관객 숫자는 현재 도심 스크린의 여성이나 고연령 관객에 몰려 있다. 전국 각지의 스크린에서 남성, 저연령 관객까지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상윤 무비꼴라쥬 팀장은 “지적과 비판의 시선이 어느 곳에 머무는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무비꼴라쥬가 다양성 영화와 관객의 넓은 소통을 위한 교두보로 역할을 착실하게 하고, 영화가 가진 사회적 순기능을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