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박기주 기자] ‘명심(이재명의 의중)’과 ‘윤심(윤석열의 의중)’이 경기도에서 맞붙는다.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후보 간 대결이다.
김동연 후보는 초기 문재인 정부의 상징 인물이다.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 속에 경기도지사 후보에 나서게 됐다. 김은혜 후보는 차기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물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을 지냈다. 대권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까지 제치며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부상했다.
두 후보 모두 당내 기반은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 관료 출신인 김동연 후보는 새로운 물결을 창당했고 대선 후보로 나왔다가 이재명 상임고문과 단일화를 했다. 기자·방송인 출신인 김은혜 후보는 초선 의원으로 국민의힘 대선캠프 공보단장과 대변인을 역임하며 윤석열의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정견 및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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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 간 신경전은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이 끝난 다음날인 26일 불 붙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은혜 후보를 저격했다. 김은혜 후보를 일컬어 ‘윤석열 아바타’라면서 이번 경기지사 선거가 윤석열 당선인과의 대리전임을 분명히 했다.
김동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아바타인 대변인이 후보가 되면서 이번 선거가 정치 논쟁과 정쟁으로 번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번 경기지사 승리를 통해 윤 정부를 막을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직격도 했다. 그는 “경기지사 선택의 기준은 명확하다”면서 “윤석열의 대변인인지, 경기도민의 대변인인지, 국정운영 초보인지, 30년 넘는 경력의 실력자인지 등이다”고 강조했다.
|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은혜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국호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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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를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라며 맞받아쳤다. 부동산 정책 실패론의 책임론도 부각했다. 김은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께, 경기도민들께 묻는다”면서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 ‘상징’이자 ‘요체’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 없는 경기도민들에게는 앞으로 내 집 마련의 꿈도 꿀 수 없는 높은 집값을 안겨 주었고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경기도민들에게는 징벌적 세금을 부과한 장본인”이라고 단언다. 또 김동연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하면서 경기도 집값을 잡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경쟁하는 전장이 경기도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텃밭이자 민주당 강세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경기도내 득표율은 45.62%로 이재명 상임고문의 50.94%보다 낮았다. 이 상임고문의 표가 경기도에서만큼은 윤 당선인을 46만표 앞섰다.
민주당도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를 민주당의 승리로 이끈다면 이 상임고문의 당내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경기도에서 패배를 하게 되면 이 상임고문의 정치적 행보는 험난해진다. 김은혜 후보는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면서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한 규명을 철저히 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추가 의혹 자료가 나오고 수사 당국에 이 상임고문이 수사를 받게 된다면 그의 재등판은 힘들어지게 된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경기도·성남에서) 패배는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치명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