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주인공은 춘천지검 소속 검사였던 A씨였다. 임용 7년 차 검사였던 A씨는 여성 연예인 에이미를 위해 성형외과 병원장을 협박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A씨가 검찰 내에서 성실하고 예의 바른 검사로 통했기에 충격은 컸다.
춘천지검 근무 당시 수사검사와 피의자로 에이미를 만나 직접 구속기소까지 했던 A씨는 에이미와 친분을 유지하다가 개인적 부탁을 받고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검사로서의 선을 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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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10월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1월 1일 에이미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기 전까지 구치소 수감 중 A씨에게 감사 편지를 수차례 보냈고, A씨 역시 답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직 이용한 위협…“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에이미 출소 후 A씨와 에이미는 부쩍 가까워졌고 개인적 만남과 연락을 갖기도 했다. 에이미는 이 시기 A씨에게 과거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받은 성형수술 부작용을 호소했고 A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B씨는 이후 에이미에게 3차례에 걸쳐 무료 재수술을 해줬고 부작용에 대한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2250만원을 전달했다. 자금은 A씨가 직접 전달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A씨는 이후 B씨로부터 사건청탁 관련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선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A씨는 같은 해 5월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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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논쟁 중심의 법정에서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우리 제자가 모든 걸 잃었다. 젊은 양반을 한 번만 살려달라”고 읍소했다.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제가 지도교수로서 가르침이 부족했다”며 “최대한의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쏟으며 “검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열정을 갖고 살았다”며 “한때 감정에 휘말려 사려 깊지 못하게 행동한 데 대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선한 사람으로 다시 살아가겠다”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4년 6월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에이미에 대한 3번의 무료 재수술 중 2번의 수술과 치료비 전달 부분에 대해서만 공갈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고, 변호사법은 무죄로 결론 내렸다. A씨는 판결 직후 석방됐다. 구속 5개월 만이었다.
재판부는 “A씨가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부당한 목적으로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특히 해결사 검사라는 이름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며 묵묵히 일하는 검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우수한 검사로 평가를 받던 A씨가 연인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자제력과 분별력을 유지하지 못해 꿈과 미래 등 가진 것 거의 전부를 잃었고 지난 5개월 간 진지하게 반성했으며, 해임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를 향해 “앞으로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꿈을 잘 이룰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구속 이후 에이미와 개인적 관계를 정리한 A씨는 출소 이후 변호사 자격 정지 기간 5년이 지난 후인 2021년무렵 한 법무법인에 들어가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에이미는 A씨 구속 후 각종 언론 매체에 “A씨와 연인이었다. A씨는 연인으로서 항의와 부탁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A씨 석방 전 양측의 관계는 정리됐다고 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강제출국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A씨와 사귄 바 없다. 작은 ‘썸’조차 없었던 사이”라며 과거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선 “연인 관계였다고 하면 A씨 죄가 적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말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