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없다…넷플릭스 무임승차방지법 필요한 이유[김현아의 IT세상읽기]

  • 등록 2022-09-14 오전 3:03:03

    수정 2022-09-14 오전 3:03:0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세상에 없는 것 세 가지는 정답, 비밀, 공짜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답을 찾아 자신을 불태웠지만, 시간이 지나 허무했던 적이 있죠. 숨겨놓았거나 밝혀지지 않은 일들도 언젠가 드러납니다. 세상에 거저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고요. 인터넷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통합안 나와

국회에 소위 ‘넷플릭스 무임승차방지법’이 잇따라 발의돼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6개 법안이 제출됐지만 지난 4월, 국회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선 신중한 검토를 이유로 보류됐죠. 하지만,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의 통합안까지 나와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해당 법안은 윤영찬 의원이 대표 발의했습니다. 민주당 빅테크갑질대책태스크포스(TF)에서 대안 입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빅테크 갑질대책 TF 팀장(왼쪽 두 번째)이 7월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KT 목동 IDC 2센터에서 열린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사의 망 무임승차 근절 방안 모색’ 현장 방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망 이용대가 법을 만들려는 이유는 국내 기업과 넷플릭스, 구글과의 역차별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윤 의원은 “이미 국내 CP(콘텐츠사업자)들은 사업자 간 계약을 통해 망 접속료 개념의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상황”이라며 “막강한 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사업자가 정당한 대가 지급을 거부한다면 결과적으로 국내 CP에 그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역차별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디즈니+는 내는 망 사용료

정확히 말하면, 국내 CP뿐 아니라 페이스북, 디즈니+, 애플tv도 망 대가를 내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이슈에 대해 “선량한 기업시민이 되자는 게 디즈니의 철학”이라고 답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 말대로라면, 공짜 망 사용을 고집하는 넷플릭스는 선량하길 거부하는 것일까요.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걸어 2년 넘게 공방 중입니다. 1심에선 넷플릭스가 패소해 망의 유상성은 인정받았지만, 오는 10월 12일 6차 변론에 넷플릭스 측 증인이 출석하는 등 2심 재판이 한창이죠.

그런데 넷플릭스의 주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넷플 대리인인 김앤장은 1심 초기에는 ‘망중립성=무상 사용’ 주장을 펴다가, 지금은 △CP가 전체 인터넷망에서 트래픽을 교환하는 비용(트랜짓)은 내야 하나, 쌍방 트래픽 교환(피어링)은 공짜라거나 △당시 무정산 합의가 있었다는 쪽으로 논점을 바꿨죠.

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국내 CP들도 국내 트래픽 소통을 이유로 돈을 내고 국내 통신사 전용회선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미국 통신사(ISP)를 통해 트랜짓 한다 해도, 이 사건에서 돈을 내라는 건 일본에 있는 넷플릭스 자체 설비(OCA)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대용량 트래픽을 연결하기 위한 다른 회선(SK브로드밴드 회선)입니다.

망 사용에 대한 투명성 확보도 필요

법으로 망 대가를 내도록 강제하면 부작용은 없을까요. 혹시 통신사들이 CP별로 부당하게 차별하거나 망대가 계약조건을 거짓으로 설명하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스타트업들은 망 사용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힘이 센 글로벌 CP들의 어깃장을 금지할 뿐 아니라, 통신사에도 이런 행위를 금지했다는 점입니다. 정부에 통신망 이용과 제공에 대한 실태조사권을 부여해 혹시 모를 위험을 줄였습니다. 기업 간 계약 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사후규제로 해결하려는 점도 눈에 띄죠. 이제 국회가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강한 인터넷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나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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