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첫날 3107억원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깜짝 인수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엑시트(자금 회수)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1년 6개월간 1조7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베팅한 상황에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곳간 채우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케이카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몸값만 10조원에 달하는 한온시스템(018880)까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은 상황에서 흡족한 결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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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상장은 여러모로 의미가 하는 바가 크다. 중고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IPO(기업공개)에 나선다는 점, 지난 2017년 MBK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지난해 상장 폐지)와 VIG파트너스의 삼양옵틱스(225190) 이후 4년 만에 PEF 포트폴리오가 증시 입성을 노린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한앤코 입장에서도 투자한 기업의 국내 첫 증시 상장이다.
한앤코는 케이카 상장으로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한편 신주 공모 자금을 재투자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에도 일정 기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재의 작업이 수년 뒤 찾아올 매각 때 밸류업(가치상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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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2년간 포트폴리오 확보와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집중하던 한앤코가 본격적인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앤코는 지난해 2월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 부문을 382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대한항공(003490) 기내식·면세 사업부를 9906억원에 인수하면서 지난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베팅했다. 이달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까지 더하면 총 1조7000억원 넘는 금액을 인수 자금으로 사용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포트폴리오 확보도 중요하지만 PEF 운용사의 궁극적인 과제는 엑시트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인수에 두각을 나타낸 한앤코가 매각 사이드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