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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쏘카는 최종 공모가가 2만8000원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3만4000~4만5000원) 대비 최대 38%가량 낮은 수준에서 결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56대 1이라는 저조한 결과를 받았지만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주 물량도 신주모집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줄이면서까지 상장을 강행한 것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선바이오도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희망 공모가 대비 최대 44%, 31% 낮게 공모가를 책정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계열사인 모델솔루션은 IPO 시장 침체 상황을 반영, 선제적으로 몸 값을 조정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4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계획한 2만6000~2만9000원보다 낮은 2만4000~2만7000원으로 책정,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2만700원에 결정됐다.
IPO 기업들이 대어,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몸값을 낮추고 물량 조정에 나선 것은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금 회수보다는 당장 증시 입성이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내 상장을 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상장 시점을 미루더라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미국이 내년까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락장이 지속되면서 희망 공모가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조달하려는 사업자금 규모가 축소되는 데 대해 우려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상장 예심 후 6개월이 지나면 IPO를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중소 규모 기업들의 경우 가급적 상장 기회를 잡으려 한다”면서 “올해와 내년 매출을 반영하게 될 경우 몸 값을 더 낮춰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