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인 "민주당 쇄신 첫 걸음은 `내로남불` 탈피"[인터뷰]

초선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 인터뷰
새 원내대표…"`입법 사령관`으로 국민과 약속 지켜야"
지방선거 공천 "4.7 재보선 실수 답습하면 안 돼"
젠더 문제…"성별 아닌 사회구조적으로 접근해야"
  • 등록 2022-03-24 오전 6:00:00

    수정 2022-03-2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민주당이 더 이상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들어선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사진=고영인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영인 의원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 쇄신의 최우선 과제로 “당내 이익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보를 경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따라 172석의 `거야`(巨野)를 이끌어갈 새 원내 사령탑인 후임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약속한 것을 꼭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 극복은 물론 불평등·양극화 해소, 저출산 문제 등 사회가 직면한 거대 담론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보이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0.73% 포인트` 차이의 석패에 연연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어떻게 하면 1% 차이로 이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으로는 6·1 지방선거와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면서 “근시안적 사고가 아닌 혜안을 통해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더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에 따른 후유증을 잘 수습하고 정치 개혁을 완수하면서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고 의원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의 경우 거대 양당에 책임이 있지만 그간 소극적이었던 과오를 인정하며 지금이라도 다당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젠더 문제 등 `갈라치기`가 아닌 `통합과 포용`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선 초반 20대 남성에 집중했던 것이 오히려 갈라치기를 종용한 결과를 낳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2030세대`의 문제에 있어 성별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공천에 있어서도 기존과 다른 단호함을 보이고, 귀책 사유가 있다면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분명한 기준도 제시했다.

고 의원은 “지난 4·7 재·보궐 선거 참패도 결과적으로 당시 서울과 부산에 모두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계산적인 공천은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 비판적인 시선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성찰해 더 나은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고 의원은 “단순히 초선이기에 배워야 하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가 느끼는 국민의 눈높이와 목소리를 끊임없이 반영해 민주당이 욕을 먹었던 `내로남불` 행태를 바꾸고 `책임 정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사진=고영인 의원실 제공)


다음은 고 의원과의 일문일답.

- 24일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초선이 바라는 새 원내대표의 모습은.

△0.73% 석패에 연연해 하면서 `어떻게 하면 1% 차이로 이길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너무나 다양하고 아쉬운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오는 지방선거나 다음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다고 본다. 원내대표는 `원내 입법 사령탑`으로서 민주당의 지지율을 10% 높일 수 있는 그런 전략. 즉, 불평등·양극화, 저출생 문제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작년 재·보궐 선거 패배에 이어 대선에도 패배했다. 성찰과 반성을 넘어 국민께 어떻게 진정성 있게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약속한 것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상임고문은 대선 승패를 떠나서 소상공인 지원을 포함한 민생 위기 극복과 국민의 의견이 다원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정치 개혁에 대해 약속한바 있다. 몸으로 실천해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더 이상 들어선 안 된다. 이번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들어가면서 중요한 역할을 할 텐데 당내 민주주의를 잘 이끌었으면 한다. `단결과 통합`의 가치로 선수를 따지지 않고 모두의 의견을 잘 반영해 즉각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방식은 공정하다고 생각하나.


△이 방식을 제안했던 의원의 취지는 대선 패배 이후 자성이 필요한 시기에 `갈등을 외부로 표출시키는 게 지금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냐` `국민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런 부분에서 다수의 초선 의원들이 공감을 했다. 다만 선거 운동이 비공개로 진행되기에 자칫 `깜깜이 투표`가 될 수 있고 인기투표에 그칠 수가 있다. 때문에 김영주 선거관리위원장께 당을 이끌어 갈 의지와 정책 방향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후보 정견 발표`에 대한 요청을 드렸다. 방식 자체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보완을 했다고 생각한다.

- 수많은 반대 속 `윤호중 사령탑`의 비대위가 자리 잡았다. 비대위의 제1목표는.

△`자성과 반성·새로운 변화`가 기본 기조여야 한다. 민생 입법 과제를 잘 이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공천 과정에 있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기준을 잘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 어떤 기준으로 공천이 이뤄져야 하나.

△국민 요구에 맞는 사람이 기준이 돼야 한다. 민주당이 광역·기초 단위에서 (대선에서) 득표한 것보다 더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득표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비전과 혁신을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혁신을 바란다고 외부에서 사람이 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적합한 사람이라면 당내·외 구분 없이 누구든 공천을 받아야 한다.

- `내로남불`의 구체적인 사례가 무엇이 있을까.

△지난 재·보궐 선거 때, 선거를 야기한 귀책사유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후보를 내지 않았어야 한다`는 얘기를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했다. 사실 서울시장의 경우 성비위 사건으로 재·보궐 선거가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서울과 부산 모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맞았다`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보를 경계하고 말로만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잘 지키는 일이다.

- 대선 패배요인으로 `20대 여성 포용 부족`을 꼽았다.

△2030이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원래 20대 남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는데 작년에 재·보궐 선거 때 국민의힘으로 대거 이동을 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그 위력이 보였다. 민주당이 이런 부분은 너무 많이 의식했다. 그간 지지를 보내왔던 2030 여성보다도 이탈한 남성들의 마음을 돌리려다 보니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한동안 소극적이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여성에 취약한 공약이 많았는데 `더 주저하지 말고 빠르게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판단이 든다. 2030뿐만 아니라 4050 여성들의 처지와 상황을 조금 더 이른 타이밍에 고민했어야 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여성 정책과 더불어 특정 성별을 편들기보단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 갈라치기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평등한 정책의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 초선 모임에서 `정치·언론·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복안이 있는가.

△지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쟁점이어서 현실성 없는 것들은 걸러낼 건 걸러내더라도 분명히 지금 넘어가면 다시는 하기 어려운 그런 법들이 있을 수 있다. 내부 이견까지 정리해 국민께 필요성을 정확하게 설명한 후 추진해야 후유증이 없을 것이다.

- 지금 당장 처리할 수 있는 법이라면.

△일단은 `정치개혁`이다. 기초의원의 중대선거구제를 꼭 이뤄야 한다. 거대 양당의 잘못과 민주당의 과오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4인 선거구마저 2인 선거구로 쪼개다 보니 결국 거대 양당만 차지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결국 제3당이 들어올 수 있다. 단순히 시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제3당, 제4당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검찰·언론 개혁 또한 이미 수많은 논의를 통해 나온 결과들을 정리해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 조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부분부터 처리해야 한다.

- 앞으로 `더민초`의 방향성은.

△당내 선배를 믿고 따르기만 하는 때가 아니다. 그때그때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들이 중요하다. 단순히 `초선이기에 배워야 하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국민의 눈높이와 목소리를 끊임없이 반영해서 민주당이 욕을 먹었던 `내로남불`과 독단적 요소를 바꾸며 책임 정치를 해나갈 때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 고영인 의원.(사진=고영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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