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실적 부진' 가시밭길…2차전지 '와르르’

전기차 수요 둔화에 2차전지 급락
테슬라·BYD, 1Q 전기차 인도량 급감
실적 부진에 中 배터리 기업 공세까지
"전기차 전환 속도 늦춰…눈높이 낮춰야"
  • 등록 2024-04-04 오전 5:20:00

    수정 2024-04-04 오전 5:2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약세가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인 현상인 ‘캐즘(chasm·신제품이나 기술이 대중에게 소비되기까지 겪는 침체기)’이라는 판단에 반등하는가 싶었으나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의 역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이미 수요 부진이 실적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기업의 부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테슬라 쇼크’에…2차전지 줄줄이 하락


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KODEX 2차전지 산업’ ETF는 연초 대비 12.98% 하락했다. ‘TIGER 2차전지 테마’ ETF도 10.20% 떨어졌다. 이밖에 ‘KBSTAR 2차전지 액티브’와 ‘ACE 2차전지&친환경차 액티브’ ETF도 각각 9.12%, 7.90% 뒷걸음질쳤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한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부각하면서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비싼 가격과 짧은 주행 거리 등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게다가 기술적 결함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도 전기차 수요 감소를 부추겼다.

문제는 이 같은 수요 둔화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지난 2일(현지시간) 1분기(1∼3월) 중 차량 38만6810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수준으로, 4년 만의 역성장이다. 일각에서는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의 1위, 2위를 다투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저가 전기차 판매 전략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유지했던 비야디는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30만114대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분기 대비 42% 줄어든 수치다.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실적 부진 역시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006400)도 영업이익 2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할 전망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98.43% 줄어들 것으로 추측된다. 엘앤에프(066970) 역시 영업손실 872억원으로 적자가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도 업황 ‘먹구름’…“中 공세에 설 자리 줄어들어”

테슬라의 부진에 증권가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실적 전망을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회복하더라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실적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미 세계 배터리 시장은 CATL 등 중국의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관계자는 “현재 미국은 중국의 배터리를 쓰지 않지만, 이미 유럽과 다른 신흥국들은 중국의 배터리를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CATL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해 포드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도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IRA 정책을 업고, 미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장했으나 향후에는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정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유럽과 미국은 배기가스 규제를 기존안보다 완화하는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는 모습을 보였다”며 “2차전지 기업의 배터리 공급망도 증설의 눈높이를 기존보다는 낮추고 가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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