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개미 늘어나지만…여전히 문턱 높은 수수료

올들어 채권개미 15조4903억원 매수
4월엔 4조원대 사들이며 통계집계 이후 최대치
소액채권 기준 수수료 0.6%…장이채권은 중간 마진
"투자자 늘지만 논의 전무" 지적도
  • 등록 2023-05-29 오전 8:42:00

    수정 2023-05-29 오전 8:42: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채권이 개인투자자들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부상하며 증권사들도 앞다퉈 채권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채권은 기관투자자나 소규모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처였지만, 올 들어 채권 막차를 타려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증권가도 채권 수수료 수익을 짭짤하게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채권개미 늘지만…만만치 않은 수수료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5조4903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이상의 수준이다.

채권 열기는 월간 지표로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4월)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약 4조2479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의 월간 채권 순매수 규모가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채권은 ‘예금금리+α’를 추구하는 저변동성 상품이다. 거래금액이 크다 보니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쿠폰(이자)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가 활발해졌다. 또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가 몰린 것이 채권 인기의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PB는 “아직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그널은 나타나지 않고 있진 않지만, 시장 금리가 꺾이기 시작하면서 조급해진 대기수요가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채권에 올라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종료 시그널 등은 개인 채권투자 매수세를 확대시키고 있다”면서 “낮아진 예금금리 대비 상대적인 금리 매력, 또는 중장기적인 자본차익 기대에 따른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채권을 살 때는 반드시 증권사별 수수료를 꼭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별로 잔존물 별로 수수료율 구간이 다르다. 보통 채권 만기까지의 잔존 기간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거래 금액이 낮을수록 수수료가 높다. 보통 2년 이상 만기를 가진 채권을 산다고 가정하면 보통 0.15~0.3%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또 소액채권의 경우, 0.3~0.6%의 수수료를 낸다. 이를테면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점에서는 0.6%의 수수료율을 책정하지만, 온라인(뱅키스)은 0.3%의 수수료율을 내도록 하고 있다. 키움증권 역시 홈페이지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기준 0.3%의 수수료를 책정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 대다수의 증권사는 온라인이나 지점 모두 소액채권에 0.6%의 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주식을 생각하고 매매에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는 투자자들이 나오는 이유이다.

“수수료 논의 전무”…간접투자도 대안

장내 채권시장과 달리 장외 채권시장에는 매매 수수료는 없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소매 채권 매물을 내놓을 때 채권별로 마진을 붙인다. 금리 5%에 발행된 채권을 기관 간 시장에서 매입해 소매로 4.7~4.8%에 매물로 내놓는 식이다. 이렇게 매매하면 증권사는 20~30bp(1bp=0.01%포인트)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기관이 장외 채권시장에서 도매로 채권을 사서 개인들에게 소매로 파는 과정에서 얻는 중간 마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채권 개미들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한다. 1000만원을 투자하면 소액채권 기준 60만원을 수수료로 내야하는 만큼, 금액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 뿐만 아니라 MTS나 HTS 등을 통해 채권 매매가 가능해지는 등, 증권사의 서비스 비용도 줄어드는데 채권 수수료만은 3~4년 전과 동일하다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의 경우,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전산 거래도 확대하고 있지만, 수수료에 대한 논의는 전무하다시피 하다”라고 지적했다.

수수료에 부담스러운 개미들은 간접 매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는 보통 상품에 편입된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금리 하락 시(채권 가격은 상승) 매각 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난달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5조6181억원으로 연초(21조5907억원)보다 4조27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설정액인 19조757억원보다도 34%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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