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경영 정상화 한계… 마지막 자존심 내놔”

27일 매각 발표 뒤 임직원에게 입장문 보내
불가리스 코로나19 효능 발표 뒤 후폭풍 거세
경영쇄신안에도 질책 이어져 최대주주 포기 결정
  • 등록 2021-05-29 오전 10:32:54

    수정 2021-05-29 오전 10:32:54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선대부터 일궜던 기업을 매각한 홍원식 남양유업 전(前) 회장이 자신의 입장을 전 임직원에게 밝혔다. 홍 회장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회사를 정사화하기 위해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취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한다고 했다.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 전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27일 오후 사내 임직원에게 회자 지분 매각을 선택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홍 전 회장은 27일 자신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1.68%를 포함해 오너 일가 지분 53%를 3107억원에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홍 전 회장은 매각을 공식화한 직후 임직원에게 전자메일을 보냈다. 그는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며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남양유업 임직원에게 사죄하는 마음도 내비쳤다. 홍 전 회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가족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라며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감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등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한 지난 45년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눈물이 앞을 가로막는다”라며 “앞으로 남양유업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고 기원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아닌 세포 실험이란 명확한 한계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지만, 소비자들이 오인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큰 논란이 됐다.

남양유업은 해당 발표 직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찰에게 압수수색도 받았다. 기업 이미지가 돌이킬 수 없이 추락한데다 정부 당국에서 엄정 조치를 취할 태세를 보이자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남양유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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