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된 남양유업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오너 일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조직 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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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26일 일부 직제를 변경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주력 사업부서를 총괄하는 수석본부장 직제를 신설했다. 기획마케팅본부, 영업본부, 전산보안팀은 새로 생긴 수석본부장이 총괄할 예정이다. 미래전략본부와 경영지원본부는 기존과 같이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유지된다.
기존 대표이사 관할이었던 주력 부서를 분리해 부서의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남양유업이 사실상 오너 일가에 의해 좌우됐던 선례에 비춰 대표이사 1인의 뜻에 조직이 경영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한앤컴퍼니는 지난 27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인수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심포지엄을 열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오너 일가는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남양유업과 결별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를 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한다. 이는 경영에 참여하는 전문경영인을 이사회에 두지 않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