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이전 막아라"…네덜란드 3.7조원 규모 '베토벤 작전' 돌입

ASML 주변 인프라 개선 세부안 제시
기업 세금 부담 완화도 추진
ASML, 정부 대책에 환영…본사 이전 여부는 신중
로이터 "네덜란드서 12개 이상 기업 해외 이전 고려"
  • 등록 2024-03-29 오전 8:20:07

    수정 2024-03-29 오전 8:20:4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본사가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25억유로(약3조7000억원)를 투입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REUTERS)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ASML 본사가 있는 아인트호벤 지역의 교통 및 기타 인프라를 개선하는 이른바 ‘베토벤 작전’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아인트호벤 기술 허브의 주택, 교육, 교통 및 전력망 개선에 수년간 자금을 투입, 주변 인프라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내각은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각은 성명을 통해 “ASML이 계속해서 투자하고 네덜란드에 법적, 재정적, 실제 본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특단의 조처를 내놓은 건 ASML이 최근 정부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며 본사의 외국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ASML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본사 해외 이전 시 네덜란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앞서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은 지난 2021년 본사 소재지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이전하고 사명에서 네덜란드 기업임을 뜻하는 ‘로열더치’를 뺐다.

네덜란드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세금 부과, 투자 공제 제한, 혁신펀드 축소 등 정부 정책이 기업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반이민정책 강화로 고급 인력 확보가 어려워진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우리 회사는 숙련된 외국인 기술자 의존도가 높다”며 “이들을 데려오지 못하면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정부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ASML 측은 정부 발표에 환영하면서도 향후 성장 방향을 아직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ASML은 성명에서 “우수한 인재와 인프라, 공공 주택 등 유리한 비즈니스 조건과 환경이 뒷받침되는 한 네덜란드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우리가 내려야 할 결정은 네덜란드에 계속 머물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어디서 확장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네덜란드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 조사에서 12개 이상 기업이 해외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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