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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2025년까지 북미에 17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미국 내 배터리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내 건설 예정인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13개 중 11개가 국내 배터리 3사의 몫이다. 예정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미국 내 전체 배터리 생산설비 중 국내기업의 설비 비중은 현재 10% 수준에서 70% 수준까지 확대된다.
다만 국내 기업 못지않게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도 미국에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50억 달러(6조365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최종 검토 중에 있다. 중국의 궈쉬안도 미국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수주하고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는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패권을 장악하려는 분위기여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내 배터리사의 미국 공장 증설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과 빠른 성장으로 배터리사들이 앞다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 미국 내 신차의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고,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5년간 50억 달러의 자금도 쏟아부을 계획이다.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등 소재사까지 전반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 한국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의 양극재(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전해액(동화기업), 동박(SKC) 업체 등 미국 시장에 이차전지 및 소재를 공급할 모든 기업을 수혜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