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니오(蔚來)'서 보이는 중국의 모빌리티 야망

주가, 연초 대비 728.9%↑…테슬라 378.7%↑
올해 52억위안 적자 반면 3분기 판매 전년比 154%↑
"성장株 유리한 저금리 여전…FAANG→中 전기차"
전기차, CASE의 E일 뿐으로 융복합 안 되면 '무용지물'
"中 EV 업체만 487개…정부, 상하이 주변서 자율주행 중"
  • 등록 2020-11-04 오전 11:00:30

    수정 2020-11-05 오전 10:38:46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지난 2018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중문명 蔚來 웨이라이)의 주가는 11월 기준 연초 대비 7배 이상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테슬라가 약 4배 상승한 데 비해 곱절 가량 오른 셈입니다. 시장은 왜 이 작은 중국 전기차 기업에 주목하고 있는 걸까요. 어쩌면 전기차를 ‘기본 옵션’으로 하는 미래자동차산업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집중하는 모습을 엿봤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10월 조정장에 57.02%↑·서학개미 순매수 5위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니오의 종가는 33.32달러입니다. 지난해 말 4.02달러에서 728.9% 상승한 수치입니다. 명실상부 세계 전기차 1등 회사인 테슬라는 같은 기간 378.7% 올랐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 대선 등으로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달부터 이날까지도 니오는 57.02% 올랐습니다. 테슬라는 6.6% 하락했습니다.

니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니오를 3807만달러어치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5위에 올랐습니다. 불과 두 달 전인 9월만 하더라도 순매수 순위 5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슈퍼루키’인 셈입니다.

최근 주목의 계기는 제이피 모건(JP Morgan)이 지난 10월 중순 니오의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각각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14달러에서 40달러로 상향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가 나온 당일인 지난달 14일 주가는 무려 22.57%가 상승합니다. 제이피 모건은 “니오가 2025년까지 전기 승용차(Passenger EV) 시장에서 7%까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걸로 예상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것으로 결론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적자’지만 판매량 100%씩 증가…中 지방정부 등 주주

니오는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내고 있으며, 올해 52억위안, 내년도 34억위안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적자기업이니 주가수익배수(PER) 등 전통적인 방법으론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부채비율도 4000% 이상으로 재정 건전성을 논하기도 무안한 수준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주가가 오를 리 만무한 수치들입니다. 그러나 전기차 주식을 논할 땐 그러지 않은 듯합니다. 테슬라도 흑자 전환엔 16년이 걸렸습니다.

전기차 업종 기준으로 볼 때 니오는 꽤 좋은 회사로 평가됩니다. 일단 차를 잘 팔고 있습니다.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1만22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하는 등 분기별로 최소 100%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4분기에도 신차 EC6 판매 본격화로 견조한 판매량이 예상됩니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과 교환에 대한 문제를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니오 전기차는 스마트폰 초기 모델과 같이 배터리를 탈부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배터리가 다 달면 충전한 새 것으로 갈아 끼워 충전 시간을 없앤 것입니다. 파워트럭이란 이동식 차량충전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호출하면 출동해 전기를 충전하고 가는 식입니다. 이는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구독 경제를 통해 운영됩니다. 배터리 충전소로 직접 가서 충전하는 기본형의 경우 월 980위안, 우리 돈 16만5000원 정도입니다. 서비스 부문으로 해당 구독료 매출이 잡히는데, 현재는 매출의 6%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쩐주’가 빵빵합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베일리 기포드(Baillie Gifford)를 포함 중국 대표 IT기업 텐센트(Tenecnt), 중국 지방정부인 허베이(河北)성도 주요 주주로 들어와 있습니다. 배터리와 그와 관련된 인프라, 나아가 자율주행까지 천문학적인 자금이 끊기지 않고 공급돼야 하는 전기차 초기 기업으로선 이만한 보장이 없는 셈입니다.

“새로운 트렌드와 그 트렌드의 대장을 찾는 게 주식시장 ‘본성’”

적자 전망 기업이 좋은 회사라 하더라도 최근 조정장 분위기에서 독주하는 이유는 충분히 설명되진 않는 듯합니다. PER가 1000배에 가깝다는 테슬라를 경험한 바 있지만, 이런 주식이 익숙하진 않은 것입니다. 다만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생명체로 보는 관점에선 설명이 가능해 보이긴 합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라는 게 잘하는, 성장하는 트렌드를 찾고 거기서 대장이 누군지를 또 찾아내는 게 본질”이라며 “연초 코로나19로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 주식시장이 집중한 대장주였던 것이, 이젠 전기차 그리고 중국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책의 일환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지금은 성장 산업이 꽃 필 수 있는 최고의 환경입니다. 저금리를 활용한 자금 조달이 유리한 만큼, 성장산업은 할인율 하락에 따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올초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염병은 장기화되면서 저금리 환경은 예상보다 지속되고 있습니다. 성장주에 둘도 없이 좋은 유리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데, 인터넷 기업의 주가가 멈췄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현재 이익을 창출하진 않지만 미래의 필수요소로 꼽히는 전기차를, 시장은 찾아낸 것입니다.

“中 전기차 브랜드 486개…망해도 기술력은 보전”

그럼 왜 하필 중국의 전기차 업체냐는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2021~2035년 신에너지 자동차규획을 발표했습니다. 5중전회 폐막 이후 산업별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 대상이 미래차인 것입니다. 세부 내용을 보면 2025년까지 신형 순수 전기 승용차의 평균 전력 소비량을 12.0kWh/100km로 줄이고 전체 신차 총 판매량의 약 20%를 전기차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약 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순수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 자동차를 종으로 놓고, 전원 배터리 및 관리 시스템·모터 및 전력 전자 장치·네트워크 연결 및 스마트 기술을 횡으로 삼는 자동차 3종3횡 정책도 발표해,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클라우드 제어, 각 산업간의 상호 연결 등이 강조됐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신에너지 충전에 대한 우대 정책 등도 구체화하겠다고 합니다.

전기차는 단순히 내연기관을 친환경에너지로 바꾼 자동차로도 여길 수도 있지만,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자율주행을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각에 잠을 자며 이동하고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엔 택배 알바를 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에서 쓰이는 모빌리티의 기본값으로 말입니다. 자동차업체는 이러한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CASE, 즉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us), 차량공유(Shared), 전동화(Electrification)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동차규획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는 CASE 중 E에 해당할 뿐입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소니가 혁신이었던 워크맨을 만들고 얼마나 좋아했을 거고, 그 뒤 MP3에서 스트리밍을 볼 때 얼마나 실망했을까”라며 “전기차, 내연기관의 전동화는 결국 CASE가 함께 되는 융복합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은 바로 이 미래 이동수단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거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니오를 사는 투자자는 결국 모빌리티 융복합을 이뤄낼 중국 정부를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 센터장은 “중국엔 전기차 브랜드를 가진 업체만 약 486개고, 그 밑의 서플라이 체인은 셀 수 없다”며 “90%가 망해도 50개가 살아남는다는 얘기고 무서운 건 회사가 망해도 정부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끊임없이 기술력을 다른 회사로 합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테슬라 등 미국의 주요 기술자를 이미 십 년 전부터 스카웃하고 현재는 정부 관할 아래 상하이 위성도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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