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오프라인 부문의 전체 구매건수는 전년동월대비 4.3% 감소한 반면 구매단가는 7.2% 증가했다. 대형마트의 구매건수는 11.5% 낮아졌으나 구매단가는 6.8% 늘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편의점의 경우 건수가 각각 8.1%, 2.9% 줄었지만 단가는 3.0%, 7.6%씩 증가했다.
코로나로 ‘집콕’ 늘고 인플레로 물가는 상승
코로나19 방역 관리 강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대면 접촉을 조심하는 사람이 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감소해서다. 대신 한 번 방문했을 때 대량 구매하는 경향이 커졌다. 여기에 연초부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구매단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면으로 서비스를 하는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며 “작년 말부터 농축수산물과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가 올랐는데 최근에는 공산품으로 확대하며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매달 똑같은 식재료를 샀더라도 결제하는 금액은 더 비싸졌다는 의미다.
|
올 들어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6%에 그쳤지만 4월에 2.3%로 껑충 뛴 후 2.6%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3.2%에서 3분기 10.3%로 급등한 후 4분기 11.4%까지 뛰었다. 올 들어선 1분기에 13.3%, 2분기 11.9%, 3분기 6.9%로 고공행진 중이다.
넓어지는 온라인시장…코로나로 구조 변화 속도
코로나19 시국에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일반인 큰손이 많아진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에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부 유통물류과 관계자는 “2018년부터 대형마트와 SSM 위주로 구매건수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봐서 온라인시장이 확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며 “구조적 시장 변화 속에서 코로나19는 이런 추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온라인구매는 옷이나 생활물품 위주로 이뤄졌지만, 저온 배송의 기술 발달과 효율화로 새벽배송·당일택배 등이 업계에 도입되며 온라인에서 식재료를 사는 것이 대중화됐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한 거래액은 2018년 21.3%, 2019년 26.6%, 2020년 66.9%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직접 슈퍼나 마트에 가서 장을 보던 수요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
이로 인해 대형마트에 직접 가서 구매하는 건수는 2018년 3.8% 줄었고 SSM 역시 2.2% 감소했다. 2019년에도 대형마트와 SSM의 구매건수는 각각 -7.0%, -3.4% 줄었다. 이처럼 구매건수가 줄었지만 구매 단가는 높아졌다. 대형마트는 2018년 2.2%에서 2019년 4.1%, 2020년 13.1%로 뛰었고, SSM은 같은 기간 3.5%, 3.7%, 3.6%씩 1년 전보다 구매단가가 높아졌다.
SSM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은 스마트폰으로 몇 번 클릭하기만 하면 당일이나 다음 날 새벽에 집 앞까지 가져다줘 편의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며 “반면 배송 때문에 발생되는 비닐·종이박스 등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며 한 번 매장을 방문하면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사 가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 8월 기준 백화점의 구매건수는 1년 전보다 6.8% 감소했지만 구매단가는 21.2% 급등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백화점은 건수가 줄어도 단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총매출액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