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아 불붙는 건 시간문제.. 실외기 방치해 벌어지는 일[르포]

에어컨 실외기, 서울 골목·외벽 곳곳에 방치
실외기 앞 담배도…영등포·용산에선 화재 신고
5년간 에어컨 화재 1265건…해마다 증가 추세
"통풍 유의하고 실외기 주변 깨끗히 관리해야"
  • 등록 2024-06-19 오후 4:05:45

    수정 2024-06-20 오전 7:56:36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박동현 수습기자]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19일. 서울 성북구 인근 상가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선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실외기는 여럿이 다닥다닥 붙어 설치돼 있었고 가까이서 살펴보니 대부분 먼지가 끼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실외기가 놓인 몇몇 골목은 아예 흡연 구역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담배꽁초 불씨가 자칫 먼지 쌓인 실외기에 옮겨붙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골목 어귀에는 ‘금연구역’ 같은 푯말조차 부착돼 있지 않았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사진=이데일리 DB)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염에 관리되지 않은 에어컨 실외기가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19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 52분쯤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에어컨 실외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소방차 10여 대가 출동했다. 오피스텔에서 상주하던 방재실 직원이 소화기로 초동 대응을 실시한 덕분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오후 6시 25분쯤에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한 아파트 3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화재로 주민 22명이 대피했고 주민 9명은 연기를 흡입했다. 서울 용산소방서는 현장에 인력 124명과 소방차 29대를 투입해 1시간 40분 만에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 사고 역시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에어컨 관련 화재는 1265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건수 역시 △2019년 223건 △2020년 221건 △2021년 255건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 차츰 증가하기 시작해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에어컨 화재의 대부분은 외부에 노출된 실외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과열 또는 과부하가 생기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실외기 열기가 보행자에게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가림막이 오히려 실외기의 열을 축적해 화재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만난 서울 영등포소방서 관계자는 “요즘 같은 폭염 날씨에는 에어컨을 장시간 켜둔 채 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기와 실외기 모두 과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관계자 역시 “사람들이 오랫동안 실외기를 청소하지 않고 방치하다 보니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존에 에어컨 냉매로 쓰이던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친환경 냉매로 대체된 이후 화재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환경 냉매는 가연성 물질이라 화재 발생 시 빠른 속도로 불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 당국은 관리 부주의 등으로 시작된 화재가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기 점검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우선 에어컨 실외기는 밀폐되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낙엽과 쓰레기, 담배꽁초 같은 가연물을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등 실외기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실외기 팬의 날개가 고장 났거나 평소에 없던 소음 등이 있을 때는 즉시 수리하고 점검받을 것을 권했다. 또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기보다는 시간설정 기능 등을 활용해 틈틈이 쉬어주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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