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나이차 뛰어넘은 '햄릿'…"후배가 주인공, 선배는 단역"

신시컴퍼니 제작 셰익스피어 연극
박정자·유인촌 등 조연·단역 맡고
강필석·박건형 등 주연으로 이색 무대
"역사적 사건…젊고 재밌는 '햄릿' 기대"
  • 등록 2022-05-25 오후 4:20:03

    수정 2022-05-25 오후 9:26:4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거트루드 역도 오필리어 역도 내겐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는데, 이번엔 ‘배우1’ 역을 맡았다. 그럼에도 연습실을 향하는 발걸음은 정말 행복하다.” (배우 박정자)

“선생님들과 저희가 만난 건 역사적 사건이다. 연습실에서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은 감동을 받고 있다.” (배우 박건형)

81세부터 34세까지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넘어선 선후배 배우들이 연극으로 한 무대에 오른다.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셰익스피어 연극 ‘햄릿’이다.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연극 ‘햄릿’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배우 및 창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배우 손봉숙, 김명기, 이호철, 박지연, 강필석, 유인촌, 박건형, 김수현, 길해연,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 아랫줄 왼쪽부터 손진책 연출, 배우 정동환, 김성녀, 손숙, 박정자, 전무송, 권성덕.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공연은 기존 공연의 관행을 깨고 원로 배우들이 조연과 단역을, 젊은 후배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는 서로를 응원하는 선후배 배우들의 훈훈한 덕담이 끊이지 않았다.

최고령자인 권성덕(81)은 “이제 연극을 다 끝내고 조용히 가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저를 불러줘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보려 한다”며 “무엇보다 제일 좋은 배역인 ‘문지기’ 역을 맡아서 좋고,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연극계 대모’ 박정자(80)는 “배우는 무대 한 구석에서 조명에 비켜서 있더라도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이 숙명”이라며 배역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또한 “80이 넘은 뒤엔 대사를 외우기 어려운데 이번 역할은 대사가 적어 좋다”며 “대신 대사가 많은 햄릿 역의 (강)필석이에게 고기도 많이 사주며 마음껏 응원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동안 6번 햄릿 역을 맡은 자타공인 ‘햄릿 전문가’ 유인촌(71)은 햄릿의 비정한 숙부 클로디어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를 찾는 유인촌은 “이번엔 복수를 당하는 입장인데, 그 상황에서도 끝까지 잘 버티는 나쁜 놈의 전형을 잘 표현하려고 한다”고 캐릭터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주인공 햄릿 역에는 뮤지컬에서 주로 활동해온 강필석(44)이 맡았다. 강필석은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마주하게 돼 정말 복 받은 배우라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출연진 중 막내인 박지연(34)은 오필리어 역을 맡았다. 박지연은 “얼마 전 첫 연습을 박정자 선생님의 첫 마디로 시작했는데 그때의 감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며 “선생님들 덕분에 가장 젊고 재미있는 ‘햄릿’이 될 거라 자신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레어티즈 역의 박건형(45)도 “이런 역사적 사건에 휘말린 걸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열심히 해서 7월 태풍처럼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이번 ‘햄릿’은 신시컴퍼니가 2016년 배우 겸 연출가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보인 프로덕션의 재공연이다. 연극계 대표 연출가 손진책이 다시 연출을 맡는다. 손 연출은 “2016년 공연은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9명의 배우들이 성별과 배역 구분 없이 연기하는 잔치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면, 이번엔 전 배역에 배우들을 캐스팅을 해 보다 본격적인 연극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권성덕, 박정자, 유인촌, 박건형, 강필석, 박지연 외에도 전무송(유령 역), 손숙(배우2 역), 정동환(폴로니우스 역), 김성녀(거투르드 역), 윤석화(배우3 역), 손봉숙(배우4 역), 길해연(배우2 역), 김수현(호레이쇼 역), 김명기(마셀러스 역), 이호철(버나드 역) 등이 함께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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