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카살인, 데이트폭력 지칭 사과…명예훼손은 아냐"

첫 변론 앞두고 의견…"사려 깊지 못했다"
"불법행위 아냐…언론도 종종 그같이 표현"
  • 등록 2022-06-08 오후 5:01:45

    수정 2022-06-08 오후 5:01:4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의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조카의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측이 유족에 사과하면서도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원 소송 대리인은 관련손해배상 청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재판부에 이 같은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첫 변론기일은 9일 오후 진행 예정이다.

이 의원 측은 “사려 깊지 못한 표현에 대해 유족께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특정 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 보니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도 살인사건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 의원의 표현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명예훼손 구성 요건인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은 만큼 배상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유족 측은 이에 대해 “대리인을 통한 형식적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의원이 유족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의원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제 일가족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족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였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며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의원이 언급한 사건은 단순히 ‘데이트폭력’ 사건이 아닌, 자신의 조카가 헤어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흉기로 수십번씩 찔러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A씨도 이 의원 조카와의 몸싸움 끝에 5층 자택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 의원은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 흉악범죄로 인한 고통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해 가슴 아픈 일을 다시 상기하시게 된 것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며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평생을 두고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가족 살인 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주장해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이 의원이 유족의 인권을 유린하고 16년 전 악몽을 떠올려 지옥 같은 삶을 다시 살도록 하는 인격 살인을 자행했다”며 “당시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던 이 의원이 유족에게 직접 사과를 한 적도, 치료비를 배상한 적도 없다”고 반발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