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강호성號 CJ ENM, 레거시 버리고 '글로벌 콘텐츠 왕국' 세운다

1세대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이름 알려
직접 새 사업 진두지휘.."자신 있다"
5년간 5조 투자..‘글로벌 토털 엔터기업’ 도약할 것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한발 더…‘멀티 시스템’ 구상
티빙은 2023년 800만 유료가입자 목표
거침없는 비전 설명, 강한 메시지 전달
  • 등록 2021-05-31 오후 5:42:39

    수정 2021-05-31 오후 9:24:48

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CJ ENM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김가영 기자] “외부에서는 CJ ENM을 방송사업자나 영화 투자·배급사로 정도로 보더군요. 방송이 최우선이라는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이 자리를 시작으로 국내 1위 콘텐츠 기업을 넘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해 말 법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J ENM(035760) 수장에 오른 강호성(57) 대표. 2021년 5월의 마지막 날,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열린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1시간 30여 분 동안의 행사 기간 내내, 검사 출신답게 시원시원하게 현안을 말했다. 큰 비전을 언급한 뒤, 세세한 설명보다는 단순하지만 강한 메시지 전달이었다.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강 대표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의 국내 상륙이 예상된 상황에서 과거 tvN으로 대표됐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CJ ENM을 한계 짓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직접 새 사업 진두지휘”…미디어·콘텐츠 전문가 아니지만 “자신 있다”

CJ ENM이 영화나 드라마 신작 발표회가 아닌 기업 전략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그의 취임 이후 본격화된 기업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로 보인다.

강 대표는 소위 말하는 미디어나 콘텐츠 전문가가 아니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31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로 근무했다. 1988년 변호사 개업 이후 법무법인 두우앤이우를 거쳐 법무법인 광장에서 국내 첫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CJ그룹과는 2013년 옛 CJ E&M 전략추진실 법무실장으로 영입되며 인연을 맺었다.

강 대표는 직접 회사의 얼굴이 돼 CJ ENM이 글로벌 콘텐츠 왕국으로 가기 위한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세대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서의 역량을 잘 살려서 CJ ENM의 글로벌 진출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며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5년간 5조 원…올해만 8000억 콘텐츠 투자


강호성 대표가 보는 미디어 생태계의 정점은 역시 콘텐츠다. 그는 “‘스위트홈’을 보셨냐?”라고 물으면서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했는데 넷플릭스 공개 4일 만에 전 세계 13개국에서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첫 4주 동안 2200만명이 시청했다. 하지만 국내 1위 콘텐츠 기업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간 5조원 규모, 올해만 8000억 원의 콘텐츠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기 위해 스튜디오 드래곤 외에도 외부의 우수 제작사들을 적극 인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6년 스튜디오 드래곤을 통해 전문적인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 시대를 열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예능·영화·디지털·애니메이션 등에서도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갖춰간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을 도입해야 효율적 제작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다양한 포맷과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과 맞물려 CJ ENM은 내년에 총 1800억원을 투자한 축구장 13개 크기의 국내 최대 ‘콘텐츠 스튜디오’를 파주시에 개관할 예정이다. 고양시에는 K콘텐츠 랜드마크로 ‘라이프시티’를 조성하고 메타버스도 구축해 팬덤 확보에 힘쓸 방침이다.

CJ 엠넷닷컴 매각 이후 음악은 휴먼 IP 중심으로

CJ그룹은 2018년 엠넷닷컴을 KT그룹사인 지니뮤직에 매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강호성 대표는 새로운 음악 사업 방향으로 ‘휴먼 IP’를 언급했다. 개개인의 스토리 조명에 집중하는 CJ ENM식 스타 발굴 시스템을 글로벌로 넓힌다는 복안이다.

강 대표는 “슈퍼스타K와 아이랜드, 프로듀스 101 등 독보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를 적극 활용해서 더 많은 케이팝(K-POP) 아이돌을 배출할 것”이라며 “나아가 이들을 ‘메가 휴먼 IP’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일본뿐만 아니라 HBO-MAX와 손잡고 남미 케이팝 아이돌 그룹 오디션 프로그램도 기획·개발에 들어갔다. ‘마마(MAMA)’ ‘케이콘(KCON)’ 등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 결집된 팬덤에 결합해 CJ ENM만의 IP 포트폴리오로 참여·경험형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디즈니+ 와도 걱정 없어…티빙, 2023년까지 800만 가입자 목표

CJ그룹은 2019년 케이블TV(SO) 1위 기업인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한 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으로 뉴미디어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날 2023년까지 약 10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800만명의 국내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는데, 쉽지 않은 수치다. 국내 1위인 넷플릭스를 넘어서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스튜디오 드래곤을 통한 넷플릭스와의 협업과, 티빙을 통한 넷플릭스와의 경쟁이 가능하겠냐고 의문을 품었지만, 강 대표는 “(이해관계) 충돌 우려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하나의 OTT를 보는 시대는 지났고 그래서 (넷플릭스와 티빙은) 양립 가능하다. CJ ENM이 주도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에는 티빙을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로 무대를 확장해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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