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탕밥·떴다방·위성정당' 폐해 난무…비례제 손봐야

22대 총선도 위성정당 재현…제도 취지 무색
비례전용 정당 난립도 문제…표 가치 왜곡
"병립형 회귀하거나 비례제 없애 지역대표성 늘려야"
  • 등록 2024-04-17 오후 7:17:04

    수정 2024-04-17 오후 9:53:29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위 ‘떴다방’ 수준의 함량 미달 또는 정체불명의 정당들이 단지 원내 입성 기회만 엿보는 선거용으로 난립하고, 정책·공약 등이 모호한 ‘잡탕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비례대표제 취지가 무색하게 부작용이 커지면서 일찌감치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아흐레 앞둔 지난 1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한 인쇄업체에서 직원들이 인쇄된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총 득표수(득표율)에 비례해 당선자 수를 결정하는 선거제도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특정 정당을 선택한 득표율만큼 의석수로 반영돼 사표(死票)를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21대 총선부터 처음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존 거대 양당이 의석수 확보를 위해 변칙적인 ‘위성정당’을 두는 문제가 발생했다. 21대국회에서도 이를 막기 위해 위성정당 방지법 등이 논의됐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또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고 비례대표만 노리는 전용 정당이 우후죽순 난립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실제로 이번 4·10 총선에서 역대 최다 비례정당 수(38개)와 최장 투표용지 길이(51.7㎝)로 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탓에 사표를 줄이자는 취지와 달리,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 후 정당 투표 ‘무효표’가 이번 총선에선 역대 최다인 130만9931표(전체 정당 투표수 대비 4.4%)에 달했다.

따라서 22대 국회에서는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비례제를 폐지하거나 다시 과거와 같은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는 직능대표성을 강화시킨다는 게 가장 중요한 취지인데, 지금은 거대 정당 위성정당과 소수 정당을 집어넣는 도구로 전락이 됐다”며 “오히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선거구를 세분화해 지역 밀착성과 대표성을 늘리는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연동형 비례제가 작동되려면 비례대표 의석수를 전체 의석의 절반인 150석 이상으로 늘려야 하지만, 그러면 여소야대 구조를 고착화시키기 때문에 대통령제와 충돌한다”면서 “소선구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80~100석으로 늘려도 되지만,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는 위성정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병립형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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