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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비공개 회의를 갖고 당 대표 예비경선 규모를 4인으로 확정했다. 함인경 선관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4인, 최고위원 8인, 청년 최고위원 4인을 초과할 경우 예비경선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내달 2일과 3일 후보자 등록을 진행하고, 5일 서류심사 후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예비경선은 8일과 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본경선 진출자는 10일 발표한다. 함 선관위원은 “현재 출마자가 많지 않아 5인 경선은 많다고 판단했고, 과거 전례에 따라 4인 경선으로 결정했다”며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여론조사에서 각각 1위를 달려온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은 장고 끝 불출마로 돌아섰다. 반윤 대표주자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당 전당대회가 친윤 일색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며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나 전 의원도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겪으며 당권 도전을 포기했다.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당권 레이스에서 이탈해 구도가 예상보다 단순 명료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안윤’, 보수 우파 ‘김황’ 연대 가능성도
김·안 의원과 함께 누가 본경선에 오르느냐가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등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윤 의원은 안 의원과 수도권 필승론을 놓고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황 전 대표는 강성 우파를 지지 세력으로 두고 있는 만큼 정통 보수를 앞세운 김 의원과 접점이 더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 측 인사는 “두 분은 당에서 중책을 맡아 오래 활동하셨고 독실한 기독교 장로 아니냐”라고 말했다.
결선투표를 가정하면 4인의 면면은 더욱 중요해진다. 선관위가 예비경선 규모를 4인으로 확정하면서 3인일 때보다 과반 득표 당선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 경우 전당대회 룰에 따라 결선투표를 실시하는데, 이 때 낙마한 3·4위 후보들이 누구를 당 대표로 지지 선언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다만 김·안 의원 측은 모두 “본경선에 누가 오르느냐와 관계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