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전쟁터…대통령에게 '전략적 모호성' 필요한 이유[기자수첩]

나토 정상회의 참석해 '인도·태평양 전략' 천명
美 주도 질서에 편입하겠다는 선언
최대교역국 中, 노골적 협박 불사..국내기업 피해 우려
  • 등록 2022-06-29 오후 5:33:20

    수정 2022-06-29 오후 9:34:24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 개념과 만나는 지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정상회의 사전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뒤 참모진과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인·태전략을 언급했다. 전통적으로 인·태전략은 미국의 글로벌 전략이다.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규합해 중국을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중 사이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했던 기존의 전략에서 벗어나 미국 편에 서겠다는 선언처럼 들리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한미동맹 복원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친중반미’ 행보로 한미동맹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중국 외교는 ‘굴종외교’라고 비판했다. 당선 이후 그의 발언은 현실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를 선언한 데 이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일련의 행동은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보도에서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의존해 점차 외교적 독립성을 상실하면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현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심 질서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에도 근거는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20년 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의존도의 경제구조 탈피를 시사했다.

다만 간과한 사실이 있다. 우리 기업은 여전히 중국과의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점차 중국과의 교역이 줄어들 수는 있어도 단기적으로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20% 이상으로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윤 대통령의 단정적 언어보다 ‘전략적 모호성’이 절실할 게 필요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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