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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김의진 기자] 첫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과 불리’ 논란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차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원점수를 공통과목 점수에 따라 보정하는 탓이다. 특히 올해 수학은 선택과목보다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수학 공통과목 어려웠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수능에서 수학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향후 대입에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오수석 소명여고 수학 교사는 “올해 수학은 지난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말했다.
문·이과 통합 시험이 첫 적용된 6월·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은 ‘불 수능’으로 평가된다. 6월 모의평가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으로 작년 수학 가·나형(137점)보다 9점이나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만점자가 받은 표준점수다. 상대적 성취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 경우 상승한다. 만점자 비율도 6월 모의평가는 0.22%에 그쳤다. 9월 모의평가도 0.31%밖에 안돼 어려웠던 시험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학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선택과목보다는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확률과 통계, 미적분 응시생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는 각각 4점, 6점”이라며 “문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 응시생들은 고득점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어 ‘불 수능’ 작년과 비슷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수험생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어가 워낙 어렵게 출제된 탓이다.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국어 교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작년 수능과 유사하며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는 만점자 비율이 각각 0.04%, 0.05%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다. 반면 올해 9월 모의평가 국어는 만점자가 1.61%에 달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작년 수능은 144점, 9월 모의평가는 127점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 국어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작년보다 약간 쉬웠다고 해도 까다로웠던 시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부터 EBS 연계율이 종전 70%에서 50%로 축소되면서 지문 길이가 짧아진 점은 특징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제시문의 길이가 짧고 전년도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고 풀이했다. 다만 독서파트에서 헤겔 변증법(4~9번)이나 기축통화 관련 지문(10~13번)이 출제되면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어는 국어·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물 수능’으로 평가받은 작년보다는 어려웠지만 올해 모의평가보다는 쉬웠기 때문이다. 유성호 숭덕여고 영어교사는 “영어에서 신유형의 문항은 없었으며 6월·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6월·9월 모의평가에선 1등급 비율이 각각 5.5%, 4.9%로 대폭 축소됐다. 영어가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향후 대입에선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국어·수학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