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전통 남양유업, 사모펀드 한앤코에 매각

홍원식 일가 지분 52.6%, 한앤코에 3107억원에 양도
이견없으면 적어도 8월 말까지 주식 거래 마무리
강매·비방 영업에 '불가리스' 파동 거치며 사세 휘청
설립 57년 만에 경영 외부로 넘기고 쇄신키로
  • 등록 2021-05-27 오후 6:26:21

    수정 2021-05-27 오후 9:20:1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된다. 매각 대금은 3107억원이다.

강매와 비방 영업으로 지탄받고 지난달 ‘불가리스’ 파동을 일으킨 끝에 58년 역사를 가진 전통의 우유회사 경영권이 외부로 넘어가게 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이달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남양유업은 27일 홍원식 회장과 홍 회장의 부인 이운경씨, 손자 홍승의씨 등 일가가 가진 3107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 37만8938주를 한앤코 19호 유한회사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세 사람이 가진 지분율은 52.6%다.

대금 지급일은 당사자들이 합의해서 결정하기로 했으나, 합의가 없으면 적어도 올해 8월31일 넘기지 않기로 했다.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주식이 양도되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로 변경된다.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에 설립한 이래로 회사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은 57년 만이다.

남양유업의 사세가 휘청이기 시작한 계기는 2013년 터진 ‘밀어내기 영업’이 도마에 오르면서부터다. 영업사원이 대리점에 물량을 강매해온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 회사는 가맹점주를 법적으로 고소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이 일었다. 김웅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지만 공분은 가시지 않았다.

홍두영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의 잦은 일탈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인 것도 아픈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탄을 받았다.

지난달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거센 역풍을 불렀다. 과장 광고라는 비난을 받아 공장 생산 중단 조처를 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홍원식 회장은 이달 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녀에게 지분을 상속하지 않으리라고 밝혔다.

회사가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 지난해 매출(9489억원)은 2008년(8833억원) 수준으로까지 감소한 상태다.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를 운용하는 한앤컴퍼니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남양유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을 효율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 임원을 독립적으로 둬서 이사회를 감독하고 집행부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앤컴퍼니는 식품회사 가운데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해 적자를 해소하고 재매각한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갖춘 기술력이 뛰어나서 경영이 정상화하면 과거의 명성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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