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오르면 정말 교통량 줄까? [궁즉답]

국내 휘발유가격 9년5개월만에 2000원 돌파
고유가 행진에 재택근무·치료자 증가도 한몫
서울 도심 남산터널 차량 이동량 2~3% 감소
고속도로 통행량도 일주일 새 150만대 줄어
  • 등록 2022-03-17 오후 5:48:20

    수정 2022-03-17 오후 9:21:27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하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요즘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량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 같습니다. 휘발윳값이 오르고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재택치료·근무가 늘어서란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인지 궁급합니다.

서울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유가정보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A. 네 사실입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으로 국내 휘발윳값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급등하자 자차 운행을 포기하는 시민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신규확진자 수가 정점을 모르고 치솟으면서 재택 치료·근무·격리에 들어간 인원이 늘어난 점도 차량 통행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15일 리터(ℓ)당 2000.95원으로 9년5개월 만에 2000원을 넘어선 이후 사흘째 2000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휘발윳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10월 넷째 주(ℓ당 2003.7원) 이후 처음입니다. 이런 고유가 행진은 서울, 그 중에서도 도심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지난달 21일 이후 ℓ당 1800원대를 유지하던 서울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지난 8일 19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불과 사흘만인 11일 2000원마저 넘어섰습니다. 지난 16일에는 ℓ당 2090.91원을 기록하며 2100원마저도 위협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심 내 최저가 주유소는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아예 개인차량을 포기하고 지하철·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남산 1·2·3호 터널의 평균 이용차량(유입 기준)은 각각 2만8509건, 8282건, 1만3279건으로 직전 주(2만9241건·8576건·1만4801건)에 비해 2~3% 가량 줄었습니다.

3월 주간별 남산1호터널 평균 유입차량 추이.(서울시 제공)
서울 영등포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이가윤(가명)씨는 “시간이 없어 집 근처에서 기름을 넣지 못해 여의도에서 주유를 하려다 리터당 2400원을 넘는 가격에 내 눈을 의심했다”며 “이 정도면 택시를 타고 다니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싼 기름을 찾아 주유소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알뜰족’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에 사는 30대 한인권(가명)씨는 “지난 주말 일산 쪽에서 모임이 있어 차를 끌고 간 김에 기름값이 싸다는 얘기를 듣고 파주시까지 가 기름을 가득 채워왔다”며 “이참에 경차나 전기차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동차로 생계를 이어가는 화물·택시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을 보면 최근 일주일(3월9~15일)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2986만7539대로 직전 주(3월2~8일) 3137만9625대에 비해 150만대 가량 줄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인택시 기사는 “거리두기로 장거리 손님이 있는 밤 시간대에 손님이 끊긴 데 이어 기름값마저 올라 하루 일당이 20% 이상은 줄었다”며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 차라리 며칠 쉬는 게 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사진=이데일리 DB)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치료·자가격리자가 급증하는 점도 통행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날 전국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20만명이 급증한 62만1328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전국 기준 재택치료자 수는 200만명에 육박하며, 서울은 30만명대를 넘어섰습니다. 세계보건기구(WTO) 주간 역학 보고서를 보면 지난주(3월 7~13일) 한국에서는 210만171만명이 신규 확진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초 확진 판정을 받은 임모씨는 “일주일간의 격리기간이 끝났지만 보건소로부터 격리기간이 짧은 탓에 유전자증폭(PCR)검사 시 양성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주일 더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며 “바이러스 소멸기간이 최대 3개월 소요될 수 있다고 해 당분간 외부 여가활동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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