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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귀한 유니콘, 스위스서 탄생…유럽 벤처업계 환호
  • [마켓인]요즘 귀한 유니콘, 스위스서 탄생…유럽 벤처업계 환호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발(發)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스위스의 한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이 최근 유니콘에 등극했다. 올해 첫 유럽발 유니콘 사례다. 지난 2023년부터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은 기술기업을 전폭 지원하고 나선 영국이 배출해왔으나,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벤처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조정 등의 이유로 쪼그라들었던 유럽의 벤처 산업에 활기가 돌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사진=구글이미지 갈무리)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기반의 디지털 자산 은행 ‘시그넘’은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최근 5800만달러(약 84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약 8억 60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4000만달러를 유치한지 불과 1년여 만이다.시그넘은 지난 2017년 설립된 디지털 자산 전문 은행으로,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으로부터 디지털 자산 은행으로는 세계 최초로 은행 라이선스를 받았다. 현재 디지털 자산 관리 서비스와 투자 솔루션, 디지털 자산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이번 투자는 가상자산에 호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이뤄졌다. 외신들은 “시그넘의 유니콘 등극은 디지털 자산의 주류화를 의미한다”며 “단기적인 투자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의 일부로 자리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례는 특히나 유럽에서 유니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 정보분석 서비스 EU스타트업에 따르면 지난해와 직전년도(2023년) 유럽에서 탄생한 유니콘은 각각 13곳과 7곳이다. 이는 69곳과 47곳을 기록한 지난 2021년과 2022년 대비 크게 차이지는 규모다.유럽에서는 최근 몇 년간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유니콘을 좀처럼 배출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가져갔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속도가 줄어들자 유니콘 배출에도 브레이크 페달이 밟힌 것.다만 올해부터는 유럽발 유니콘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의 투자 환경과 정책적 지원 환경이 전년대비 개선된데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해온 덕에 유럽 스타트업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진 상태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미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의료기술 산업에서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가 예고된 스타트업도 즐비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완전 생성형 AI 기반 음성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폴리AI’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6600억원대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대감을 모았고, 영국 기반의 헬스케어 기술기업 ‘휴마’는 9억 2830만유로(약 1조 3960억원)를 유치하면서 유니콘을 목전에 두는 모습을 연출했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글로벌 VC들은 올해 유니콘 관련 거래가 늘어나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역시 전년대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AI를 필두로 하는 비상장사들이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5.01.15 I 김연지 기자
"한국은 수소경제 선두주자, 초기 스타트업 발굴해 키우겠다"
  • "한국은 수소경제 선두주자, 초기 스타트업 발굴해 키우겠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2020년 어느 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박사 학위를 받은 한인 학생 네 명은 수백 곳의 글로벌 투자사에 이메일을 보낸다. 유학 시절 ‘네 명 중 누구 하나라도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창업에 도전하자’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일종의 첫 발을 내디뎠던 것. 이들은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를 활용해 탄소 배출 없는 ‘청정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2050년까지 운송산업의 완전한 탈탄소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수백 곳의 투자사 중 답장을 보낸 곳은 단 다섯 곳뿐이었다. 실질적으로 돕겠다는 뉘앙스보다는 피드백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 중 이들의 아이디어를 흥미롭게 본 한 벤처캐피탈(VC)은 이들을 직접 만난 후 아이디어를 상업화할 수 있도록 매주 심야 회의를 거친다. 수개월 후 사업모델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자 이 VC는 첫 투자를 집행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암모니아 연료전지 시스템을 다양한 운송 수단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 이들은 아마존 기후공약기금으로부터 2000만 달러(약 292억원)를, 2022년과 2023년에는 SK이노베이션 주도의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각각 4600만 달러(약 673억원)와 1억 5000만달러(약 2194억원)를 유치했다. 약 7300억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AP벤처스가 발굴한 한인 스타트업 ‘아모지’의 이야기다. AP벤처스는 영국의 다국적 광산기업 ‘앵글로 아메리칸’에서 지난 2018년 분사한 VC로, 탈탄소화 관련 초기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요 LP로는 앵글로 아메리칸 외에도 일본 5대 종합상사인 미쓰비시와 스미토모,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을 두고 있다. (왼쪽부터) 영국 AP벤처스의 찰리 클라크(Charlie Clark) 투자 매니저와 페니 프리어(Penny Freer) 회장.(사진=AP벤처스 제공)◇ 소규모 혁신기업이 떠받치는 수소경제이데일리는 AP벤처스를 이끌고 있는 페니 프리어 회장과 찰리 클라크 투자 매니저를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 프리어 회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25년 이상을 몸담았던 영국 금융 전문가다. 과거 글로벌 자산관리운용사 베어드에서 영국 주식 투자 운용 부문을 책임졌고, 프랑스 기반의 증권사 크레딧리오네스에선 중소형 주식 운용 부문을 이끌었다. 현재 그는 AP벤처스 외에도 영국 채용·인재관리 회사 엠프레사이라그룹과 스코틀랜드 기반의 광업 회사 와이어그룹의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프리어 회장과 클라크 투자 매니저에게 ‘수소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를 묻자 이들은 “탈탄소화 가속화로 지속 가능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고,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철강과 항공, 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창출함은 물론, 더 나아가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특히 프리어 회장은 “(수소경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도 있었지만, 과거의 직무 경험을 살리기에 최적화된 분야였다”고 답했다. 프리어 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소규모의 혁신 기업들과 함께 일을 해왔는데, 현재 수소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체가 바로 이들”이라며 “이러한 기업에 투자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생태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크 투자 매니저도 “순수과학과 광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직무 경험이 풍부한 AP벤처스 식구들은 환경과 기술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기회를 얻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AP벤처스의 포트폴리오사는 수소 경제와 탈탄소화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미국 탄소중립연료(e-fuel) 전문 기술 기업 ‘인피니움’ △물 전기분해를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전해조를 개발하는 노르웨이 기반의 ‘하이스타’ △독일 기반의 산업용 액체 유기 수소 운반체 기술 개발 기업 ‘하이드로제너스 LOHC’ △수소 압축 기술을 개발하는 ‘하이ET 하이드로젠’ 등이 있다. 이들 중 하이ET 하이드로젠은 지난 2021년 호주의 다국적 광업 및 에너지 기업 ‘포르테스크 메탈 그룹’에 인수됐다.◇ “수소경제 선두주자 韓, 끈끈한 파트너로”유럽과 미국 투자에 힘을 싣고 있는 AP벤처스는 한국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프리어 회장은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전환 및 탈탄소화에 힘을 싣는 대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수소 인프라에도 대규모로 투자하고, 기술 발전과 정책 지원, 공공-민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수소 경제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국가”라며 “수소 생산과 비용 효율적인 저장 및 유통 솔루션은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인데, 이 부분과 관련해 AP벤처스와 한국 간 협력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술력이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AP벤처스가 발굴하고 성장시키면, 추후 민간 협력으로 글로벌화를 꿈꿔볼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프리어 회장은 특히 “AP벤처스의 LP 다수는 공동 투자를 선호한다”며 “AP벤처스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한 후 시리즈B와 C 등 후속 단계에 함께 참여해 포트폴리오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자주 포착된다. LP와 함께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프리어 회장과 클라크 파트너에게 비전을 물었다. 그들은 “지난 2020년만 해도 수소경제를 논할 때 대부분이 낙관론을 펼쳤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시각으로 수소경제를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와 관련된 공급망이나 가치 사슬에 일정 수준의 성숙도를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이를 꾸려나가는 것은 AP벤처스가 단독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앞으로 생태계를 보다 발전시키고,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을 독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2025.01.14 I 김연지 기자
“비만약, 제약사만의 리그 아냐”…역대급 투자받는 스타트업들
  • [마켓인]“비만약, 제약사만의 리그 아냐”…역대급 투자받는 스타트업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주도해온 비만 치료제 시장에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글로벌 투자사들이 관련 투자에 박차를 가하면서 스타트업도 해당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부 스타트업은 최신 기술과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놓쳤던 틈새시장을 노리는가 하면, 또 다른 일부는 기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 치료법 개발에 한창이다.(사진=구글이미지 갈무리)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기반의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베르디바 바이오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최근 4억 1100만 달러(약 606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유럽 제약·바이오 벤처가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유치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베르디바 바이오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제약·바이오 스타트업으로, 비만 및 심혈관 대사 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경구·주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제약사 임원을 역임했던 인물들로 구성된 이 회사는 경구 투약 가능한 비만 약물을 개발하고 현재 임상시험 중이다. 임상 1상을 통해 주 1회 복용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더 나은 효과와 내약성을 타깃팅한 경구 및 피하용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VC들은 항비만 약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베르디바 바이오가 임상시험 중인 비만약 후보물질이 경쟁사를 제치고 차세대 비만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 의료분석그룹 IQVIA에 따르면 항비만 약물에 대한 글로벌 지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300억 달러(약 44조 2440억원)를 넘어섰다. 또 글로벌 투자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항비만 약물에 종종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의 핵심 타겟) 관련 시장이 2031년까지 연간 매출 2000억 달러(약 29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베르디바 바이오의 후보물질은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일부 비만 신약과 달리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하면 되는 편리성 또한 갖췄다는 이유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암젠과 노보 노르디스크를 비롯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주도하던 시장이다. 하지만 비만 치료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VC들이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면서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고, 이에 최근 몇 년 사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후보물질을 도출, 임상에서의 효능을 입증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해당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VC들의 투자 총액은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 90% 이상 증가한 13억 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지난해 VC들의 러브콜을 받은 유럽 비만 치료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미국 기반의 메트세라와 유럽 야젠헬스, 라이콘 등이 꼽힌다. 우선 비만 및 대사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메트세라는 지난해 11월 5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현재 월 1회 주사 가능한 차세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개발 중이며, 현재 임상 2상에 진입한 상태다. 이 밖에 스웨덴에 기반한 야젠헬스 역시 지난해 11월 1950만유로(약 29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야젠헬스는 의사와 영양사, 심리학자, 개인 트레이너 등으로 구성된 전문 팀이 개개인에게 개인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을 짜고 이를 함께 추적하는 형태의 비만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젠헬스는 현재 스웨덴 내 2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2025.01.13 I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도 ‘카브아웃’ 군침…유럽 기업 주목
  • 글로벌 사모펀드도 ‘카브아웃’ 군침…유럽 기업 주목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해에 이어 2025년에도 해외에서 카브아웃(carve out·기업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사업부 중 일부를 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혹은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 거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 대비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유럽에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카브아웃이 기업 구조조정과 기업 성장 전략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 또한 성장 잠재력이 높으면서도 저평가된 유럽 기업 매물을 인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사진=구글이미지 갈무리)2025년 전망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지난해 유럽에서의 관련 시장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의 인수·합병(M&A) 주요 키워드는 단연 카브아웃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자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사업부를 과감히 매각했고,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온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자산을 품기 위해 관련 거래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유럽 일부 기업들의 밸류가 미국 대비 낮다는 점에서 이들은 유럽 투자처에 러브콜을 보내왔다.유럽에서 카브아웃 거래를 가장 두드러지게 만들어낸 곳은 영국의 생활용품 제조공룡인 유니레버다. 회사는 미국의 뷰티 전문 사모펀드운용사 옐로우드파트너스에 자사 뷰티 브랜드인 엘리다뷰티를 3억달러에 매각했다. 식품과 건강, 홈케어 부문에 집중하면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온 유니레버는 엘리다뷰티 매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유니레버는 지난 12월 자사 식품 브랜드인 유녹스와 즈완을 네덜란드의 한 식품 대기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유녹스는 유니레버 소유의 스프 브랜드이고, 즈완은 소시지를 비롯한 가공육 통조림 브랜드로, 모두 유럽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한다. 유니레버는 이들 사업부가 자사 성장 비전에 부합하지 않다고 보고 해당 카브아웃 거래를 만들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최대 기술 기업 지멘스도 올해 유의미한 카브아웃 거래를 만들어냈다. 회사는 최근 열 및 수도 계량기 전문 자회사 SBTe를 독일 사모펀드운용사 HSN N 캐피탈에 매각했다. 디지털 산업 및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건축 기술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에도 카브아웃 거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다 고금리 장기화로 사모펀드운용사를 비롯한 투자사들이 카브아웃 딜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사업부 매각을 고려 중인 기업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2024년 사업부 분리매각에 이어 동종 기업을 거침없이 인수 중인 독일 지멘스는 산하 지멘스에너지 지분 일부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 10월 인수하기로 결정한 소프트웨어 기업 알테어의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회사는 의료기술 자회사인 지멘스 헬시니어스 매각 역시 고려 중이다.
2025.01.10 I 김연지 기자
구조조정 '선택 아닌 필수'…카브아웃 딜 큰장 선다
  • 구조조정 '선택 아닌 필수'…카브아웃 딜 큰장 선다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지 송재민 기자] ‘구조조정, 긴축경영, 비상경영….’작년 연말 기업들이 내놓은 신년 사업계획이나 비전에 포함된 단어들이 심상치 않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침체로 자금 출혈이 상당한 한 해를 보낸 기업들은 올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 탄핵정국, 트럼프 2.0 시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깊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신규 투자보다는 사업 재편을 통해 효율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키워드로 기업의 ‘리밸런싱(사업재편)’이 꼽힌다. 비주력 사업부분을 도려내 파는 카브아웃 매물이 올해 M&A 시장 거래를 주도하리라 예측되면서 딜(dael) 가뭄에 시달리던 사모펀드(PEF) 업계 역시 기업들의 구조조정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0일 이데일리가 자체 집계한 국내 기업 카브아웃 딜(deal) 거래건수는 지난해 잔금납입까지 완료된 거래를 기준 18건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PwC에 따르면 카브아웃 딜 거래건수는 2021년 10건, 2022년 8건, 2023년 10건이다. 지난해부터 카브아웃 딜이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키워드로 부지런히 불필요한 계열사와 사업 부문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선두주자였다. SK는 2023년 기준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난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제에 따라 정리하면서 M&A 시장에 다양한 계열사와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다. 조 단위 빅딜에도 카브아웃 딜이 상당했다. 하반기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IMM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의 에코비트 인수가 대표 사례다.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업체인 에코비트는 태영그룹이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IMM컨소시엄은 지난 8월 태영그룹 지주사인 TY홀딩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에코비트 지분 100%를 2조 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달 중순 인수를 완료했다.PEF 운용사들이 카브아웃 매물에 관심 갖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현금 창출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를 인수하면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데이터가 지난 몇 년간 축적돼서다. 올해도 대기업 발 카브아웃 매물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IB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097950)의 바이오사업부인 CJ그린바이오 매각건이 있다. CJ제일제당은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1월 말 본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 따르면 매각가는 약 5조원을 훌쩍 넘겨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그룹 계열사 발 매물들이 줄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 보유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지분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공시를 통해 SKIET 지분 일부 매각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국내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맞물러 국내 출자자(LP)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LP들도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 정치 상황에 곳간을 걸어잠그기 시작했다”며 “LP 자금이 한정적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기업이 구조조정으로 내놓은 매물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창출할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2025.01.10 I 박소영 기자
이커머스 성장 베팅한 블랙스톤…英 물류창고 대거 인수
  • [마켓인]이커머스 성장 베팅한 블랙스톤…英 물류창고 대거 인수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이 영국의 물류 창고를 대거 인수했다. 영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물류 창고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8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미국 자산운용사 PGIM으로부터 영국 맨체스터와 버밍엄, 레딩, 리즈 등에 위치한 18개의 물류 창고(200만 평방피트 규모)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2억 파운드(약 3631억원)로, 블랙스톤은 물류 자회사 ‘인듀렌트’에 이를 애드온(add on·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사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 한다는 계획이다. 라스트마일 물류 시설은 상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직전에 위치하는 물류 창고 혹은 분배 센터로, 빠른 배송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중요한 인프라로 손꼽힌다.블랙스톤은 영국 물류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이번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영국 내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2027년까지 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이러한 상황에서 물류 인프라 공급은 제한적이다 보니 수익성이 뚜렷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스톤 측은 “영국 물류 시장은 강력한 전자상거래 성장과 임차인 수요 증가에 따라 크게 성장할 분야”라며 “영국은 블랙스톤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며 “이번에 인수한 자산은 목적에 맞게 지어진 멀티렛(multi let·여러 업체나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물류센터) 물류 자산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블랙스톤은 유럽 전역의 물류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해왔다. 앞서 회사는 지난 9월 부르스톤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전역의 물류 부문에 10억 유로(약 1조 505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체코의 물류 기업을 5억 유로(약 7525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블랙스톤은 유럽 11개국에 2000개 이상의 물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블랙스톤이 유럽에서도 특히 점찍은 곳은 영국이다. 지난 2013년 글로벌 물류 부동산 투자·관리 자회사 인듀렌트를 설립한 블랙스톤은 영국을 유럽 물류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약 2년 전부터 영국의 라스트마일 물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블랙스톤은 물류센터가 장기 임대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 외에도 영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른 물류창고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 글로벌 기업들이 영국을 물류 거점으로 삼고 물류 기지를 두고 있다는 점, 유럽 물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에 영국이 적합하다는 점을 높이 보고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2025.01.08 I 김연지 기자
'가뭄에 콩 난' 1500억 이상 투자유치…올해 AI가 메울까
  • [마켓인]'가뭄에 콩 난' 1500억 이상 투자유치…올해 AI가 메울까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해 유럽에서 1억 유로(약 1516억원) 이상의 메가급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한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기업공개(IPO) 침체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이 대규모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기술 스타트업들이 유의미한 투자 라운드를 만들어내면서 기대감을 이어나갔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억 유로 이상의 메가 투자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스타트업은 총 80건이다. 이는 직전년도 연간 규모 대비 9.1% 감소한 수준으로, 2020년 기록한 최저 기록(74건, 유럽 기준)은 간신히 면했다. 이번 기록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1년 규모(199건)의 절반도 되지 못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피치북은 그 이유에 대해 “벤처캐피털(VC) 거래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며 “지난 2023년 하반기 메가 라운드가 잇따라 성사되면서 2024년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었으나, 이내 시장 분위기를 이겨내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의미한 투자 라운드도 탄생했다. 특히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상위 3개 스타트업은 모두 영국을 기반으로 했다.우선 영국 기반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플랫폼 ‘그린스케일’로, 모회사 DTCP를 비롯한 일부 투자사로부터 12억 유로(약 1조 8200억원)를 투자 받았다.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그린스케일은 기술 발전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회사다.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고객사에 맞춤형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제공한다.그린스케일 다음으로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영국의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웨이브’다. 영국 케임브릿지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한 해당 회사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약 10억 유로(약 1조 5165억원)를 유치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마무리된 시리즈B 라운드이 5배 규모로, 투자사들은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웨이브의 AI 소프트웨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이 밖에 영국의 AI 기반 금융 서비스사 ‘어바운드’ 역시 GSR벤처스와 시티그룹 등으로부터 약 10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목받았다. 어바운드는 오픈뱅킹 데이터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소비자의 신용 점수를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대출 규모는 1000 파운드(약 183만원)에서 1만 파운드(약 1829만원) 수준으로, 은행 대비 이자율이 낮고, 상환 기간도 최대 5년까지 선택할 수 있어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혁신기술 분야의 스타트업들 중 성장 단계에 접어든 곳이 늘어난 만큼, 관련 투자 라운드 규모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보고서는 “지난해 유럽에서 이뤄진 대규모 투자 라운드 대부분은 AI 기반 기술에 치우쳤다”며 “이 밖에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술 부문 역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25.01.06 I 김연지 기자
'반도체 투자 명가' 비전에쿼티, AI 반도체 펀드 결성
  • [마켓인]'반도체 투자 명가' 비전에쿼티, AI 반도체 펀드 결성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지 기자] 반도체 분야에 특화한 투자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온 비전에쿼티파트너스가 총 3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회사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AI 중심의 반도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육성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3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300억원 규모의 ‘브이이피 반도체성장 2호 G-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블라인드 펀드의 주요 출자자(LP)로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하나벤처스 △에이피에스 등이 참여했다.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앞서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진행한 ‘반도체 생태계 펀드’ 2차년도 출자사업에서 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위탁운용사(GP)로 선정, 150억원을 출자받았다. 회사는 이후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 G-펀드와 하나벤처스 민간 모펀드 출자사업에도 도전했고, 연이어 GP로 선정됐다.이번 블라인드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분야 투자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입증해온 신윤수 대표가 맡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인 그는 반도체 분야 인수·합병(M&A)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반도체의 날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신 대표의 대표 트랙 레코드로는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기업 ‘웰랑’ 바이아웃(Buyout) 딜(deal)이 꼽힌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와 175억원 규모로 공동 결성한 티그리스-VEP 반도체성장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통해 웰랑에 투자했다. 이후 웰랑의 바이아웃 투자에서 2년 반 만에 2배의 회수 성과를 거뒀고, 해당 펀드는 213.4%의 투자수익률(ROI)과 32.7%의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하며 청산을 완료했다.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이번 펀드를 통해 AI, 디지털 전환, 서버 수요 등으로 도래한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에 발맞춰 AI 반도체 분야의 막대한 성장가능성에 주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AI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3D 집적화 △첨단 패키징 △극자외선(EUV) 공정미세화 △소재 공급망 확보 △AI 시스템반도체 등을 주요 투자 테마로 설정했다.회사는 경기도 G-펀드 출자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유망 반도체 기업이 집중된 경기도 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밖에 투자용 기술평가등급 TI-6 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이외에도 비전에쿼티파트너스는 이번 펀드 결성을 마중물 삼아 AI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유니콘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계 기업 발굴을 통해 선별된 유망 기업에게는 후속(팔로우온) 투자와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통해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는 ‘더블 다운(Double Down) 전략’을 구사한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에 걸쳐 회사의 반도체 투자 전문성을 제공해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신윤수 대표 파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 분야 선도기업을 가장 먼저 발굴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반도체 섹터 전문 투자사로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유망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반도체 펀드 결성과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5.01.03 I 박소영 기자
"영국이 1등"…지난해 유럽서 PE 거래 가장 많았던 곳은
  • [마켓인]"영국이 1등"…지난해 유럽서 PE 거래 가장 많았던 곳은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알짜 거래를 물색해온 글로벌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이 지난해 영국 현지 기업 투자에 특히나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조로 대형 거래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영국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을 활용해 거래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은 영국에서 1680개의 인수·합병(M&A) 거래를 진행했다. 총 투자금액은 1356억유로(약 207조원)로, 이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의 유럽 전역 투자액의 4분의 1에 달한다.영국에서의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 가치도 기존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조로 대형 거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미국과 유럽 여느 시장 대비 저평가된 영국 상장사를 품어 가치를 끌어올리고자 했던 사모펀드운용사들이 많았다.실제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의 영국 상장사 인수 규모는 147억파운드(약 27조원)로, 이는 2023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CVC캐피털파트너스의 영국 최대 자산관리운용사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인수 △토마브라보의 영국 사이버보안 기업 다크트레이스 인수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의 영국 식품 기업 테이트앤라일 인수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영국 택배사 애브리 인수 등이 있다.프랑스와 독일은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유럽에 투자한 총액의 15%와 14%를 차지하면서 영국 뒤를 쫓았다. 이 밖에 주목할 곳은 독일과 이탈리아다. 독일에선 더딘 경제 성장과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거래 가치가 50% 이상 증가하면서 강한 상승세를 보인 한편, 이탈리아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가 직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피치북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496건의 PE 거래가 발생, 총 투자액은 564억유로를 기록했다.사모펀드 거래가 줄어든 지역도 있었다. 네덜란드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투자액이 직전년도 대비 15% 감소한 302억유로를 기록했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이어가는 러시아에선 사모펀드운용사발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기조에 따라 사모펀드 거래량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일부 국가의 경제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장사 인수 거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럽 전역에 걸쳐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1.02 I 김연지 기자
“상장사가 최고 먹잇감”…공개매수 행진 나선 글로벌 PE들
  • “상장사가 최고 먹잇감”…공개매수 행진 나선 글로벌 PE들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우리나라에서 사모펀드(PEF)운용사가 주도하는 상장사 공개매수 거래가 늘어난 가운데 유럽에서는 그 증가세가 유독 두드러졌다. 금리 인하 움직임과 함께 주식시장 유동성 감소로 탄탄한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투자 기회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저평가된 유럽 상장사 사냥에 나서는 한편, 애드온(add on·기존 투자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유사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노리는 동종 기업들 역시 관련 딜 검토에 한창인 모습이다.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온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이뤄진 상장사 공개매수는 총 76건으로, 관련 규모는 총 670억달러(약 97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건수나 규모 측면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58건에 400억달러)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현 추세대로라면 지난 2021년 일었던 인수·합병(M&A) 붐 당시의 기록(82건)과 2022년 이뤄진 역대급 거래 규모(800억달러)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은 그간 상장사 포트폴리오 인수 시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에 속속 나서왔다. 이를 통해 주가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고, 경영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식시장 유동성 감소를 겪는 일부 국가에선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알짜배기 상장사가 수두룩한 만큼, 투자 기회가 풍부하다.특히 유럽에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유럽은 전체 거래의 90%를 차지할 만큼 관련 활동이 활발했는데, 그 이유로는 △저평가된 유럽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금리 인하 움직임 △주식시장 유동성 감소 등으로 인한 투자 기회 확대가 꼽힌다.올해 유럽에서 이뤄진 대표적인 상장사 공개매수로는 국영 석유기업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의 독일계 화학기업 코베스트로 인수가 꼽힌다. 앞서 지난 10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공개매수 방식으로 코베스트로를 147억유로(주당 60유로)에 인수했다. 코베스트로는 독일 최대 규모의 특수화학 기업으로, 지난 2015년 바이엘 화학소재사업부에서 분사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플라스틱 중합체이자 자동차, 건축자재, 안경, 의료기기, 전자제품 본체, 스포츠 레저용품 소재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가 있다. 해당 딜은 규제기관 심사를 거쳐 내년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이 밖에 브룩필드자산운용의 프랑스 재생에너지 기업 네오엔 인수도 올해 유럽에서 이뤄진 대표적인 공개매수 딜 중 하나다. 앞서 브룩필드자산운용은 공개매수 방식으로 프랑스 네오엔을 92억유로(주당 25.5유로)에 인수했다. 현재 네오엔은 상장폐지된 상태로,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네오엔의 경영 관리에 적극 참여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잠재적인 딜도 수두룩하다. 이온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유럽에선 자동차 부품 제조사부터 생명공학 기업, 애완동물 장례 서비스사 등이 사모펀드운용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보고서는 “유럽의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올 한해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비상장화 거래(공개매수 후 상장폐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2024.12.27 I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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