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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는 K나이…‘만 나이 통일’ 무엇이 달라지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오는 28일부터 한국도 만 나이를 적용한다고 하는데요. 한국식 나이 대신 만 나이를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또 만 나이를 적용하면 어떤 것이 달라지는지 궁금합니다.(사진=게티이미지프로)[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오는 28일부터 모든 국민이 매년 1월 1일 모두 함께 한 살을 더 먹는 ‘세는 나이’ 문화가 달라집니다. 태어난 날을 지나야만 한 살 더 먹는 ‘만 나이’ 계산법으로 통일되는 건데요. 법무부와 법제처는 ‘만 나이’, ‘연 나이’, ‘세는 나이’ 등 각기 다른 나이 계산법으로 빚어진 곤란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6월부턴 ‘만 나이’로 통일오는 6월 28일부터는 전 국민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됩니다. 작년 12월 8일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민법·행정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매년 출생일을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늘게 되는 겁니다. 그간 한국에서는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을 혼용해 왔습니다.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 세 가지입니다. 세는 나이 기준으로는 출생일부터 한 살로 계산해 다음 해 1월1일부터 한 살씩 증가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이 계산법이라 ‘한국식 나이’로도 불립니다. 연 나이는 다음 해 1월1일부터 한 살씩 계산하는 방식으로, 당해연도에서 출생한 연도를 빼 계산합니다. 만 나이는 0살로 시작해 매년 출생일을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늘어나는 계산법입니다. 가령 2022년 12월31일에 태어난 아이가 있다고 가정하면 2023년 1월1일을 기준 세는 나이로 ‘2세’, 연 나이로는 ‘1세’, 만 나이로는 ‘0세’ 총 3가지 나이를 갖게 되는 셈입니다. ◇만 나이 통일돼도 입학, 입대 연령, 술·담배 구입은 ‘연 나이’ 유지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이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일각에서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각종 행정 증명서를 비롯해 소년법, 음주·흡연 연령 등 여러 제도는 이미 만 나이를 적용해 왔기 때문에 만 나이 도입으로 인한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우선 초등학교 입학은 만 나이가 통일되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이미 만 나이를 기준으로 입학 시기를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중등교육법은 ‘만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의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입대 연령에도 변화는 없습니다. 병역법은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 기준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병역법은 병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연 나이 대한민국 남성을 만 18세부터 병역준비역에 편입하고 있습니다. 술·담배 구입도 마찬가지로 변화가 없을 전망입니다. 법제처는 만 나이 통일 후에도 술·담배 판매는 기존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연 나이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이 맞지만, 만 19세가 되는 해가 되는 사람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 19세가 되는 해 1월1일이 됐다면 생일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술·담배를 살 수 있는 겁니다. ◇대다수 국민 ‘환영’…모든 법령 만 나이 통일이 능사 아니란 주장도국민들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법제처가 작년 9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총 6394명 참여)에 따르면, 응답자 81.6%(5216명)가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민법 및 행정기본법 개정안 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 86.2%(5511명)은 일상에서도 만 나이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모든 제도의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도 있습니다.지난해 11월 김재규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위원은 관련 토론회에서 “병역 관련 법령, 시험응시·교육 관련 법령상 연 나이 규정은 그래야 할 이유가 있어 채택된 것이므로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제처는 앞으로 연 나이를 규정하는 개별 법령을 만 나이로 개정하는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개별 법령을 정비한다는 계획입니다.
- 7년 만에 '슈퍼 엘니뇨' 온다던데…이유와 영향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올해 7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작년처럼 올해도 폭우가 올 것으로 예고되는데 엘니뇨 영향인가요? 엘니뇨와 슈퍼 엘니뇨의 차이는 뭘까요?평상시와 엘니뇨 시기 대기 및 해양 상태 모식도.(사진=기상청 ‘엘니뇨 백서’)[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오는 7~8월 ‘엘니뇨(El Nino)’ 발생 확률 70%, 9월까지 ‘슈퍼(매우 강한) 엘니뇨’가 시작할 확률 80% 등 올해 하반기 엘니뇨 현상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CPC)도 지난 8일(현지 시간) ‘엘니뇨 주의보’를 발령하고 “엘니뇨 조건이 현재 존재하며 2023~2024년 겨울까지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엘니뇨 기준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동태평양에서 수온 등을 관측하는 ‘니뇨(Nino) 3.4구역’의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른바 슈퍼 엘니뇨는 2도 이상 올라갈 경우를 말하는데, 사실 세계적으로 통용하는 공식 기후 용어는 아닙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매우 강한 엘니뇨’로 표현하고 있죠. 이와 반대 현상은 ‘라니냐(La Nina)’로 부릅니다. WMO는 2020년 9월부터 발생한 라니냐가 최근 약 3년 만에 끝났다고 진단했습니다.기상청과 학계에 따르면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람’ 때문입니다. 지구의 대기 순환으로 적도 등 저위도 지역 상공에서는 1년 내내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적도편동풍)’이 불며 태평양의 해수면도 동에서 서로 흐릅니다. 무역풍은 기온과 기압계 등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강해지기도 약해지기도 합니다. 무역풍이 약해져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태평양의 해수면이 동태평양으로 유입이 늘면 엘리뇨, 무역풍이 강해져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태평양의 해수면이 서태평양으로 유입이 늘면 라니냐로 이어집니다.엘니뇨와 라니냐는 최근에 불거진 현상은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주기적으로 반복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무역풍 약화로 적도 인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중남미 지역 서쪽 연안에서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늘어납니다. 이에 일찌감치 이곳 어부들이 “신의 축복”이라고 부르면서 엘니뇨 명칭이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죠.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 나아가 ‘아기 예수’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라니냐는 ‘여자아이’를 뜻합니다.엘니뇨 발달기 여름철 한반도 영향 모식도.(사진=기상청 ‘엘니뇨 백서’)엘니뇨가 발생하면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따뜻해지면서 해상 공기가 확장·상승 압력을 받아 저기압이 발달하게 됩니다. 반대로 중·서태평양에서는 대기 순환으로 고기압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른바 미국 괌과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수증기를 가득 머금고 발생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죠.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바람이 뻗어 나가는데, 한반도가 북태평양 기단 가장자리 영향권에 들면 덥고 습하고 비가 내리는 날씨가 많아지게 됩니다.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한랭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세력 싸움으로 구름층이 대기에 정체하며 많은 비가 내리면 장마라고 하는 것이죠. 따라서 엘니뇨 영향으로 올여름과 가을 한반도에 장마와 태풍 등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은 있습니다.하지만 엘니뇨라고 반드시 비가 많이 내리는 인과성은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입니다. 발달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와 강도, 차가운 성질의 북쪽 기단의 세력 등에 따라 엘니뇨 현상 속에서도 한반도에는 비가 오지 않거나 선선한 기온의 날씨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죠. 관측에 따르면 엘니뇨는 여름철보다 가을과 겨울에 더욱 발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기상청 관계자는 “3개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예상 강수량이 7월의 경우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40%, 많을 확률이 40%, 8월은 비슷할 확률이 50%, 많을 확률이 30%지만 반드시 엘니뇨에 따른 인과 관계라고만 할 순 없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 상황이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간당 최고 1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엘니뇨·라니냐와 관계없이 최근 여름철 한반도에 집중 호우 현상이 잦아진 만큼 상시 침수 피해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자격조건은 무엇인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세종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부실 급식에 교사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루는 등 문제가 생겨 어린이집 교사들이 한번에 그만두고 고발을 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을 뽑는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검증을 거쳐서 원장을 맡게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최근 세종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학부모 120여명이 원장 A씨에 대한 해임동의서를 시에 제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A씨는 돈가스 3㎏을 구입해 원아 75명과 교사 10명에게 제공하기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근로계약서 작성일 미루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국공립어린이집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원장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럼 국공립어린이집의 원장은 누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지난 3월 30일 서울 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등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선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을 살펴보겠습니다.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7가지 중 한가지 조건을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우선 보육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한 뒤 3년 이상의 보유 등 아동복지업무 경력이 있는 자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경우입니다. 보통 어린이집 교사는 2급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는데 2급 자격증을 소유한 자 중 보육업무경력이 2년 이상일 경우 승급교육을 받아 1급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1급 자격증을 획득한 이들 중 아동복지업무를 3년 이상 한다면 원장이 될 수 있습니다.다음으로는 유치원 정교사 1급 자격 또는 특수학교(유치원) 정교사 자격을 취득한 뒤 3년 이상 보육 등 아동복지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유치원 정교사 1급 자격 역시 2급 자격을 취득한 뒤 일정 수준의 교육을 수료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또는 특수학교(초등학교) 정교사 자격을 취득한 뒤 5년 이상 보육 등 아동복지업무 경험이 있는 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을 취득한 뒤 5년 이상 보육 등 아동복지업무 경력이 있는자,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7년 이상 보육 등 아동복지업무 경력이 있는자,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7급 이상 공무원으로 보육 등 아동복지업무에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는 원장이 될 수 있습니다.이렇게 원장 자격을 갖춘 이들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위탁기관의 선정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관리를 받으며 대부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기준 전국 국공립어린이집은 5582개소로 위탁이 98%, 직영이 2%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위탁의 경우 개인이 4051곳(73%), 복지법인이 424곳(8%), 종교단체가 279곳(5%)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이에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원장의 전문성을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체 선정시 심사기준으로 배점했습니다. 100점 만점 중 35점이 이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5년 이내 어린이집 평가(인증)제 결과’ 최대 10점, ‘보육 등 아동복지 업무경력’ 최대 10점, ‘공모사업 수상실적 및 관련법령 이해 수준’ 5점, 보육사업에 대한 열의 및 태도·운영의지·발전계획 최대 10점 등입니다.국공립어린이집이라고 해도 위탁의 비중이 98%를 차지하고 이 중 73%가 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원장 및 관리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건복지부 및 지자체의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공립어린이집을 운영에서 개인 비중을 낮추고 공공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공공성이 높은 사회복지법인 등의 국공립어린이집 위탁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윤석열 정부는 2026년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합쳐 ‘제3의 통합기관’을 만들어 유보통합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과정까지 약 3년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초저출생 사회, 한명 한명의 아이가 중요한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질 낮은 보육서비스를 받는 상황을 더 이상 바라만 봐서는 안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위탁 업체에 대한 관리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애플페이, 어떤 업종에 얼마나 도입됐나요?[궁즉답]
- 애플페이 사용 화면(사진=현대카드)[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다니다 보면 스타벅스 등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 단말기가 종종 보이는데요.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재까지 단말기 도입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주로 어떤 업종에서 많이 도입했는지 궁금합니다.지난 3월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 이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최근 다양한 업종의 매장 계산대에는 ‘Apple Pay’라는 마크가 있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매장에서 실물카드 없이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구비돼 있어야 결제가 가능합니다. NFC는 10cm 이내의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로,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기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이 됩니다. 복잡한 설정 과정 없이 쉽고 빠르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하며,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기 때문에 암호화 과정에서 보안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습니다.하지만 출시 당시 국내 매장에 보급된 NFC 단말기 비율은 전체 단말기 가운데 10% 안팎에 불과해 결제 가맹점이 적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는데요. 현재 15만~20만원으로 알려진 NFC단말기 교체 비용은 초기 현대카드에서 일부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정부도 가맹점들의 NFC 단말기 도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동반성장위원회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NFC·QR 단말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페이 출시가 본격화되고 시간이 갈수록 NFC 단말기 비용이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별한 지원금 없이도 자발적으로 가맹점을 신청하는 업체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반면 학계 등에서는 NFC 결제 단말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애플페이를 찾는 고객이 한 풀 꺾이게 되면 가맹점들은 굳이 NFC 단말기를 새로 들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애플 이용자들이 다양한 신용카드 가맹점에 애플페이를 쓰길 원하느냐에 따라 NFC 단말기는 가맹점주에게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오거나, 혹은 필수적 비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애플이 현대카드와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지난 3월 21일 한국에서 출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커피전문점 매장에서 애플페이로 상품을 결제하고 있는 모습.현재 애플페이 국내 참여 브랜드는 총 150여개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편의점, 백화점·쇼핑, 마트·슈퍼, 커피, 제과·디저트, 외식, 호텔·리조트, 주유·충전, 영화·도서, 레저·여행 등으로 나뉩니다. 그렇다면 애플페이는 어떤 업종에 많이 도입됐을까요. 도입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지만 주 사용처는 확인해볼 수 있었는데요. 현대카드 통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도입 후 910만건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GS25에서 결제된 비율이 2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금액이 결제된 곳은 생필품을 구매하는 코스트코(22%)였습니다. 다만 이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아직 편의점과 같은 소액 결제처에 그친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아이폰의 사용층이 저연령층에 국한돼 있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이는 데요. 최근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중 MZ 세대의 비중은 8할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요.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도입된 직후 4월 한 달간 개인 일시불 카드 이용 금액은 7조629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도입 전인 3월의 이용 실적과 비교하면 오히려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가 젊은 층을 단기간에 빠르게 흡수했지만 정작 효과적인 돈벌이가 되는지는 아직도 퀘스천 마크가 붙는 이유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후쿠시마 오염수 설비 객관적 검증 방법 있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 현장 시찰단이 시찰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달 31일 오염수 처리 설비들이 설계대로 설치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검사와 유지관리 계획 자료를 확보해 성능 판단을 하겠다고도 했는데,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업자인 일본 도쿄전력에서 관련 설비를 다루고 각종 자료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본법을 따릅니다. 원자력 안전을 위한 행정기관인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제를 받는 것과 유사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건설하거나 주요 부품 등의 성능을 확인할 때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제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원안위에 따르면 일본정부도 NRA를 통해 다핵종제거설비(ALPS) 기기 성능, 처리기준 등을 심사했고, 이에 따른 해양 방류 승인과 안전성 검토를 했습니다.그동안 일본 정부는 ALPS 오염수 해양 방출이 한국, 중국 등 원자력 시설 보유국에서 실시하는 방사성 액체 폐기물 방출과 유사하게 국제기준인 ICRP(국제 방사선 방호위원회) 권고에 따라 규정된 규제 기준이나 법령을 준수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양 방출 시에는 규제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물을 처리해 규제 기준치를 밑돌 때까지 정화한다고 하고 있습니다.도쿄전력은 홈페이지에서 “해수로 희석한 후의 방출수 중 삼중수소 농도는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일본 기준(1리터당 6만 베크렐)이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하는 음료수 수질 지침(물 1리터당 1만 베크렐) 보다 충분히 낮은 농도”라며 “국제법이나 국제 관행에 따라 인체,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 평가를 한 후 내용을 공포하고, 방출 후에 계속 감시를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국제 안전 기준에 입각한 객관적이고 투명성 있는 검토를 반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지난 1일 한국, 미국, 스위스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와 IAEA 실험실이 참여하는 시료 분석 결과 보고서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AEA는 빠르면 이달 중 시료를 분석한 최종보고서를 낼 계획입니다.결국 관건은 우리나라가 일본 규제당국으로부터 기준, 지침을 제대로 확보하고 설비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자료를 계속 요청하고 검증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방사성 물질 농도와 영향 평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인체 영향성 평가를 살펴보면서 장비 유지보수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계속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위급재난문자로 인기 급상승한 재난가방…필수품목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경계경보 재난문자로 인해 비상대비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재난상황이 벌어졌을 때 필수로 챙겨야 할 물품이 있을까요? 재난가방 필수품목이 궁금합니다.지난 5월 31일 기준 네이버 쇼핑 트렌드 차트에서 1위로 재난가방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네이버 쇼핑 화면 갈무리)[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전날(5월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에 대해 서울시가 같은 날 오전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하자 처음 겪는 상황에 시민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한때 정부 지정 공공 지하 대피소 위치를 안내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안전디딤돌’이 먹통이 되는가 하면, 쇼핑몰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재난가방’이 오르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현재도 재난가방 또는 생존가방에 대한 인기는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재난가방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네이버 쇼핑몰에 올라온 5만 7000원짜리 재난가방의 품목을 살펴보면 △배낭 △방진 2급 마스크 △다목적 장갑 △생존팔찌 △방수용 손전등 △건전지 △구급낭 △라이터 △보온비닐담요 △구조손수건 △간이화장실 △핫팩 △고글 보안경 △산소통 등 18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재난가방은 판매자에 따라 가격도, 품목도 천차만별입니다.비상시 물품은 생존가방을 구매해야만 구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일 행정안전부(행안부)에 따르면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비상대비 물자 준비요령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먼저 행정안전부는 ‘평상시에 가정에서 구비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과 비상사태에 대비해 상비약품, 화생방 대비용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물자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교체해 관리하라고까지 조언합니다.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제시하는 비상대비 용품 권장사항. (사진=행정안전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행안부가 안내하는 비상대비물자를 살펴보면 비상용 생활필수품으로 △가급적 조리와 보관이 간편한 쌀, 라면, 밀가루, 통조림 등 30일분 △식기(코펠), 버너 및 부탄가스(15개 이상) 등 취사도구 △담요, 내의, 라디오(건전지 포함), 배낭,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의류는 최소한 한 벌씩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따뜻한 옷과 신발을 준비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또한 가정용 상비약품으로는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등이 있습니다. 의약외품으로는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반창고, 삼각건 등이 비상시 유용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화생방 상황을 대비해 방독면과 보호 옷 또는 비닐 옷, 비옷(우비), 방독장화와 장갑 또는 고무장화와 장갑, 피부 세척를 세척할 비누, 합성세제 등도 챙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정부에서 위급 상황 시 필요한 품목이 많지만, 꼭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난가방이나 생존가방 형태로 구비해 둘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비상대비물자를 휴대·이동이 쉽도록 배낭, 캐리어 등에 보관하는 게 좋다”며 “다만 식품의 경우는 가방에 넣어 방치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주기적인 교체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는 왜 아직도 부족할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Q: 고속도로에선 전기차 충전이 너무 불편해요. 충전 중인 전기트럭 때문에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합니다. 간혹 고장 난 충전기가 있어서 더 답답하고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고 있다는데 고속도로에선 왜 여전히 불편한 걸까요.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치상 고속도로가 시내 등과 비교해 충전 인프라, 특히 장거리 운행에 필수적인 고속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로 어느 구간을 운영하시는지 알면 좀 더 정확히 알아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론 그렇습니다.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전기, 특히 고속충전에 필요한 고압전기를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참 어렵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지만, 전기를 끌어오는 건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이기에 단기간 내 이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진 현실적으로 전기차 운전자가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에 앞서 충전 계획을 잘 짜고 오셔야 할 것 같아요.◇충전 인프라 세계 최고라지만…단거리 주행용에 몰려수치를 살펴볼까요. 아직은 도로 위의 대세인 휘발유·경유·LPG차(비중 약 99%)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전체의 1%를 차지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수치상으론 최근 꽤 나아졌습니다. 매년 빠르게 좋아지고 있더라고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2.0대(작년 말 기준 전기차 39만대·충전기 20만5000기)로 30여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적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전기차를 충전하기가 월등히 좋다는 거죠. 유럽은 1기당 13대, 중국은 1기당 8대, 대상국 전체 평균은 1기당 10대였습니다. 다만, 우리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30분~1시간 내 전기를 든든히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기가 아니라, 퇴근 후 충전하는 등의 저속충전기 위주입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충전기 20만5000기 중 90%인 18만4000기는 저속충전기이고 급속충전기는 2만1000대이더라고요. 현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보다는 집과 회사를 오가는 단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거죠.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 전용 공간. (사진=연합뉴스)완속충전기는 1기당 충전해야 할 전기차가 2.3대인데, 급속충전기는 하나당 18.6대가 나눠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최근 상대적으로 장거리 주행 가능성이 큰 전기 트럭 보급이 늘어나면서 장거리 주행용 고속 충전기에 대한 ‘경쟁률’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완속충전기 역시 숫자는 많지만 전기차 운전자 편의, 즉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엔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는 거죠.정부나 업계가 당장 충전 인프라를 늘리는 데 급급한 데 따른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 시대 초기의 과도기적인 상황이랄까요.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자 관련 사업자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고, 사업자 역시 직접적인 충전 서비스 수익보다는 이 같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성장해 왔습니다. 사업자로선 자연스레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충전기를 설치하려 하기보다는 일단 설치 가능한 곳에 많이 설치하는 쪽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고장 수리가 늦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 실제 서비스에서 나오는 수익이 크지 않다 보니 사업자로선 고장이 나더라도 굳이 돈 들여 빨리 수리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민간 사업자도 이런 상황이니 환경부 같은 정부부처나 한국전력공사 같은 공기업, 서울·제주 같은 각 시·도에서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는 더더욱 소비자 친화적이지 않겠죠.◇정부도 노력한다지만…현실적 비용 문제 해결 ‘난망’전기차 운전자 대부분이 느끼는 상황인 만큼, 정부와 관련 공기업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시장을 운영하고 전력수급계획을 짜는 준정부기관 전력거래소가 지난 2021년 전기차 충전기 보급·이용 현황 보고서도 휴게소의 급속충전기 이용 횟수·시간이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다고 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더 많은 급속충전기가 필요하다는 거죠.국회의원들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인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2월 국토교통부에 전기차 보급 현황 집계에 연연하지 말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더 노력하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9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가 860기에 불과해 ‘전기차 충전 난민’이란 신조어가 생길 지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국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공기업 한국도로공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거죠.경부고속도로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개선하려면 80% 완충에 30분가량이 걸리는 200킬로와트(㎾) 이상 초급속충전기를 많이 설치해야 합니다. 또 그러려면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도로공사가 충전기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고, 한국전력공사가 고압전기선을 끌어와야 합니다. 특히 한 휴게소에 초급속충전기 5기, 즉 1000㎾ 이상의 전기수용설비를 구축하려면, 전기안전관리법상 전기안전 관리자가 상시 근무해야 합니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고, 국회가 이를 허락해주지 않는 한 이 같은 인프라를 대폭 늘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 자체로는 큰돈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전기차 충전소 설치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특히 최근 정부는 세수 부족에 허덕이고, 이런 정부가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꼭 필요한 곳 외엔 돈을 쓰지 말라고, 질책하는 상황입니다. 국회도 정부와 기관의 세수부족과 방만 경영을 비판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총대를 메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비용을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그렇다고 정부가 전기차 충전 산업에서의 민간 사업자 참여를 유도한다며 충전요금을 올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전기차 사용을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소비자로선 충전요금이 오르면 전기차를 살 이유가 사라집니다.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문제와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실타래처럼 얽힌 상황이죠.정부도 주어진 예산 내에서 갖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기는 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2월 내놓은 올해 전기차 충전기 보급사업 개선방안을 보면 올 한해 10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충전 인프라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주유소 등 공용시설 사업자가 급속충전기 1기를 설치하면 설치비용의 50%, 최대 895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또 산하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충전사업자가 고장·불량 등에 대한 대처에 미흡한 사례를 관리하고, 급속충전기 이용시간을 최대 50분, 충전용량을 80%로 제한해 한 차량이 충전기를 독점하는 일을 막기로 했습니다.그러나 이런 조치가 답답한 현 전기차 장거리 운전자의 불만을 언제, 얼마만큼 해소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전기차 비중이 더 늘어나면 달라지기는 하겠죠. 전기차 충전 사업자도 충전 수요 증가와 함께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죠. 그러나 당장은 과도기적인 현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전기차 증가 속도에 맞춰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이 ‘둘’의 조화가 휘발유차와 주유소의 관계처럼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전기차 시대가 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장거리 주행이 잦은 사람은 전기차 대신 휘발유·경유 같은 내연기관차를 타는 게 현실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번 충전에 오래갈 수 있는 수소전기차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수소전기차 역시 아직은 비씬 가격 대비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 충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정부, 그리고 전기차 (충전)업계에서도 좋은 방안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인류의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대응과 현실적 비용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함께 고민해봅시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RE100 이행 어려워서 CF100?…확산 가능성 있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Q. 정부가 원전(원자력발전)도 활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이른바 CF100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재생에너지만 사용한다는 기존 RE100 캠페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만, 글로벌 주요 기업이 RE100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CF100 캠페인을 널리 확산시킬 가능성은 충분한지 궁금합니다. CF100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생에너지 비율이 설정돼야 할 텐데, 구체적인 비율은 어떻게 논의되는지 등 알려주세요.정부와 산업계가 지난 17일 CF100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겠다며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내년까지 CFE 인증제도를 만들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CF100 캠페인을 위한 기준을 만들고 이를 국제 스탠다드로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입니다. 영국 클라이밋그룹 등이 2014년 시작해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포함한 400여 기업이 참여한 RE100 캠페인처럼 말입니다.결론적으로 이제 막 개념 정립에 나선 CF100 캠페인이 단시간 내 국제 캠페인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정세 흐름을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고, 이 같은 노력이 한국, 특히 우리 산업계에 유리할 수 있기에 정부와 업계가 함께 도전에 나선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무탄소에너지(CFE) 포럼 출범식에서 주요 관계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 (사진=산업부)◇RE100은 알겠는데…CF100은 또 뭐야우선 이 두 캠페인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배경에서 나온 건지 살펴보죠.모든 것의 시작은 기후위기입니다.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위기가 우리 생존을 위협한다는 판단에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 1992년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1997년 교토의정서로 이를 구체화했습니다. 현재는 2015년 파리협정으로 모든 나라가 반드시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즉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게 됐습니다.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지키면 좋고 아니면 마는 개념이 아닙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이 약속에 맞춰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에 탄소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거대한 장벽을 쌓고 있습니다. 얽히고설킨 글로벌 산업 공급망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든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1년 12월 펴낸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과 과제’(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중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 가상 경로. (표=에너지경제연구원)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캠페인도 이 같은 흐름에서 나왔습니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는 2014년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을 모두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으로 충당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포함한 400여 곳이 차례로 이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이들 기업에 부품·서비스를 공급하는 수많은 기업도 계약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한 캠페인에 참여해야 합니다.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은 큰 부담을 느끼는 중입니다. 당장 이를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만들어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하필 우리 산업은 제조업, 그것도 전기를 엄청 많이 써야 하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철강 등이 주를 이룹니다.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 비중이 10%도 안 됩니다. 30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습니다. 40%를 넘어선 영국이나 독일 같은 선도국과는 비교 불가입니다. 정부가 최근 2036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6%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기는 했는데,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이 역시 턱없이 부족합니다.핑계일 수 있겠지만, 우리 환경도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좋다곤 할 수 없습니다. 전력망 측면에선 사실상 섬나라입니다. 유럽처럼 유사시 전기가 부족하다고 다른 나라에서 끌어올 수 없습니다. 국토도 넓지 않고 그나마 산지 위주입니다. 아예 섬나라인 대만과 비교하면 바다 면적도 좁습니다.정부가 올 1월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중 2036년까지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계획.이런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우리가 CF100를 확산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CF100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청정수소, 탄소 포집·저장(CCS) 등 모든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꼭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만 갖고 탄소중립할 필요 있나,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우리가 새로이 만든 개념은 아닙니다. 유엔에너지와 구글 등이 2018년 하루 24시간 주7일 CFE를 사용하자며 내놓은 개념입니다. 한국에선 CF100라고 부르지만, 국제적으론 24/7 CFE로 통용합니다. 특히 재작년 2021년엔 유엔 고위급 에너지 회담에서 이 개념이 다시 거론되며 최근 전 세계적 확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확산 쉽진 않지만 韓에 유리할 수도CF100 캠페인이 대세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 특히 한국 산업계는 여러모로 유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뒤처졌으나, 원자력과 청정수소에는 강점이 있으니까요.한국은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운영하는 세계 20여개국 중 하나입니다. 원전 25기가 국내 전체 전력생산의 약 30%를 맡고 있죠. 더욱이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5개국(한국·미국·프랑스·러시아·중국) 중 하나입니다.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도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이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선 세계 선도국으로 손꼽힙니다.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인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CF100이 자리를 잡는다면 원전 비중이 높고 청정수소 투자를 확대 중인 우리나라에 매우 유리하고 그만큼 기업도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CF100(24/7 CFE) 캠페인 로고다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으리란 게 많은 기업과 전문가의 전망입니다. RE100은 꽤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한 명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토대로 대형 발전사에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를 부여(RPS)하고 부족분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거래토록 하고 있습니다. 기업도 이 기준에 따라 RE100에 동참 여부를 결정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받습니다.그러나 CFE는 아직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습니다. 원자력, 청정수소, CCS 같은 걸 포함한다는 식의 얼개는 이미 잡혀 있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는 단계는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을 만들고, CFE 인증서를 거래할 시장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CF100 캠페인도 확산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당장 국내에서부터 CFE 인증제도를 만들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시장을 형성한 REC와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가능성이 없진 않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자국 친환경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그 기준을 CFE로 삼았습니다. 미국 주도로 결성을 추진 중인 14개국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도 친환경 에너지의 기준을 CFE로 삼아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완전한 탈원전으로 RE100을 선도 중인 독일 등 일부 유럽국과 달리 달리 미국, 영국, 일본 등 나머지 주요국은 여전히 원전을 주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활용합니다. 이들 국가로서도 CF100 확산이 나쁠 것 없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CF100 캠페인 확산을 모색할 계획입니다.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전경. (사진=한수원)◇CF100·RE100…대체재 아닌 보완재주의할 게 있습니다. CF100 캠페인이 활성화하더라도 RE100 캠페인의 대체재가 될 순 없다는 겁니다. 지금껏 없던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언론 보도에서도 ‘대체재’로 불리기도 하지만, 또 먼 훗날 그렇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 시점에서 CF100과 RE100은 완전히 별개의, 보완적 개념입니다.우리 주도로 CF100이 활성화할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민간 비영리단체와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RE100을 위축시킬 순 없습니다. 즉, 기업으로선 CF100 캠페인 확산 여부를 떠나 RE100 캠페인 확산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을 이용률을 늘려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는 겁니다. 심지어 한참 후 CF100 캠페인이 대세가 되더라도 기업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려야 할 겁니다. 현 시점에서 완벽한 무탄소 에너지원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원전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로 대안을 모색 중이지만,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같은 대형 사고 여파로 주민 수용성이 낮다는 어려움이 여전합니다. 사용 후 핵연료, 즉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역시 여태껏 해결 못 한 난제입니다. 청정수소 역시 이론상으론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원이지만, 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어디까지 상용화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현 시점에선 어떤 에너지원이든 장단점이 있고, 인류는 탄소중립이란 생존 목표를 위해 현 석탄·가스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모든 에너지 신기술을 가치 중립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정준환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이 RE100 이행에 불리한 만큼 우리도 우리 여건에 맞는 대안을 만들어 국제적으로 확산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CF100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RE100과 CF100은 대체관계가 아닌 별개의, 보완적인 제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도 “원전은 물론 재생에너지도 상당 폭 늘려야 당장 RE100의 직접 압력을 받는 국내 기업을 돕는 것은 물론 CFE 확산 움직임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CF100이 마치 RE100을 대체할 것처럼 인식하거나 기대하는 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자칫 전 세계의 대세적 흐름인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 뒤처져 도태할 수 있습니다. 가짜 친환경, 이른바 ‘그린 워싱’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에너지전환포럼 같은 에너지 전문가 단체가 현재 정부와 산업계가 CF100 확산을 꾀하는 걸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RE100 달성에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한 현 상황에서 정부가 그 집중력을 분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새만금해상풍력단지 조감도 (사진=새만금개발청)CF100 개념을 처음 제시한 구글부터가 2017년 일찌감치 RE100을 달성한 이후에서야 2018년 들어서야 CF100을 꺼내 들었습니다. 구글이 RE100을 달성해놓고 보니 전력 생산량이 불규칙한 태양광·풍력 발전만으로 필요한 전력을 100% 충당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개념을 꺼내 든 거죠. 현 RE100은 실제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으로 충당하는 대신 녹색프리미엄이란 ‘웃돈’을 주고 전기를 사는 방식으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RE100 캠페인만으로 석탄·가스발전 같은 온실가스 배출 산업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기에 이를 보완한 방법을 모색한 거죠.결국 우리 산업계가 그럼에도 CF100 확산을 모색하는 건 RE100, 재생에너지 일색인 현 국제적 탄소중립 흐름에 ‘숨통’을 트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전 세계에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만이 탄소중립의 정답은 아니다. 원전도 청정수소도 답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겠다는 거죠. 특히 원자력·수소산업계로선 이 같은 움직임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2023년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국내 원자력계도 전 세계 에너지 환경 흐름에 맞춰 SMR 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혁신과 성장이 필요하다”며 “이에 더해 수소,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와의 융합과 CF100으로의 확장 등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특별강연하는 모습. (사진=한수원)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신고자 신원보호' 원칙인데…외부에 알려져도 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Q. 최근 “사위가 마약을 가지고 있다”고 장모가 신고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더니 실제 마약 ‘’양성‘’이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모가 제보한 것을 기사로 공개해도 되느냐, 장모의 신원은 보호해 주지 않는 것이냐”는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신고자 신원이 외부에 알려져도 되는 건가요?[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경찰 신고는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도 목격자, 제보자 모두 가능합니다. 신고가 들어온 순간부터 경찰은 누구든지 신고자의 신원을 보호하며 수사를 진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신고자가 누군지 알게 되면 피의자가 앙심을 품고 보복할 가능성이 있고, 신변보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신고자 신원보호는 ‘기본’으로,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지난 13일 경기 김포에서 30대 남성 A씨가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장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가방 안에서 엑스터시 30여 정을 압수하고, A씨에 대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시행해 양성 반응을 확인했지만, 신고자의 신원 보호엔 실패했습니다.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범죄신고자법)에 따르면 △살인·존속살인 △강간·강제추행 등 △강도 △마약 등 특정범죄에 대해선 국민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신고자 등을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해당 법 8조에선 이 법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이 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는 범죄신고자라는 정황을 알면서 인적 사항 또는 범죄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경찰은 신고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거나 종종 누설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경찰이 아닌 지인 등을 통해 신고자 신상이 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월엔 성범죄 수사 담당 경찰관이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관이 “수사 관행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하자 피해자는 해당 경찰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성폭력특례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신고자의 휴대전화 뒷번호를 피신고자에게 알려준 경찰은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점이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는 2012년 3월 “사무실에서 도박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했는데, 단속된 이들 중 한 명이 담당 지구대 경찰관에게 신고자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법원은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 4자리만으로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식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신고자들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등을 할 수 있지만, 일단 자신의 신원이 알려진 이상 보복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각별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9월 광주광역시 동구에선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50대 남성 B씨의 눈을 수차례 때려 실명하게 한 60대 남성이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전세사기 특별법' 없어도 피해자 보증금 회수할 수 있나요? [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입구에서 ‘제대로된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Q. 전세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새로운 법 외에, 기존 제도 중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할 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또 가장 중요한 전세보증금 회수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법률상담, 긴급 주거, 대출 등의 피해회복을 위한 구제수단이 기관별로 흩어져 있어 적기에 신속한 지원을 받기 어려웠지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지자체별로 ‘전세피해 지원 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 강서구 화곡동을 시작으로 2023년 초에는 인천, 수원, 부산지역에 추가 개설됐습니다. 센터에는 HUG 직원, 변호사, 법무사 등 전문가들이 상주해 법률지원, 긴급 주거지원, 금융지원, 심리상담까지 한 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보증금 회수 위한 법적 절차 ‘전세피해 지원 센터’에서 제공먼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맞춤 법률상담을 제공합니다. 보증금 회수를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 절차가 필요한데 이에 생소한 피해자들을 위해 변호사, 법무사, 법률구조공단 직원들이 각 피해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또 주거 이전이 필요한 세입자들을 위한 긴급주거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 기존에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있거나 주거 이전이 필요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임대 주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저리 금융지원도 강화됐습니다. 피해자들이 신규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기존의 고금리 전세대출을 저리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저금리 대출을 지원합니다. 특히 피해자들이 이사 가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어 피해자들의 부담과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을 수용해 전세사기 피해자 저금리 대환대출은 지난달부터 앞당겨 시행했습니다.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심리상담도 지원합니다. 피해자들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날린 상실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 전문가 심층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찾아가는 피해지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지역에 현장 부스를 설치하고 찾아가는 상담 버스 운영을 통해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가 법률·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안심전세앱’으로 사기 차단…보증가입 필수무엇보다 전세사기 예방도 중요한데요 ‘안심전세 앱’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하 전세보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안심전세 앱은 HUG에서 제공하는 임대차계약 필수 플랫폼으로 임차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악성 매물에 대한 계약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이 앱을 통해 임차인들에게 정확한 주택가격 파악이 어려워 전세 사기에 집중 타깃이 됐던 연립·다세대 주택 등에 대한 정확한 시세정보를 제공하고 보증가입 가능 여부를 안내합니다. 또 임대인의 보증사고 여부 및 세금체납 여부 등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흩어져 있던 다양한 필수 서류들을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이달 안심전세앱 2.0이 출시되면 광역시, 오피스텔까지 확대되고 신축주택 준공 전 시세도 제공되므로 전세계약 체결 전 앱을 활용해 전세금은 매매시세 대비 적정한지, 해당 물건이 전세 사기 위험 물건인지, 전세보증에 가입 가능한지 등을 확인 후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계약체결 후에는 반드시 ‘전세보증’에 가입해야 합니다. 전셋집을 찾아볼 때부터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인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전세보증은 전세계약 만기에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을 보증기관으로부터 반환받는 보증상품으로, 현 시점에서 ‘전세사기’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실제 HUG에 따르면 2013년 상품 출시이래 지난달까지 HUG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 세입자는 1만4343세대에 이릅니다. 해당 세대들은 전세보증을 통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가해자 개명 가능한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Q. 지난주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10여년전 대구 학폭 중학생 자살 사건을 다루며 다시금 화제가 됐는데요. 당시 중학생이었던 가해자 2명은 2년의 짧은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인터넷상에선 가해자 2명의 실명이 언급되며 ‘개명해서 잘 살고 있다더라’ 등 소문의 진위 여부가 논쟁인데요. 범죄자도 개명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A. 지난 1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중학교 2학년이었던 권모군이 당했던 학폭 피해를 조명했습니다.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인 서모군은 2011년 3월 권군에게 자기 대신 인터넷 게임을 해 캐릭터를 육성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권군이 키워 온 서군의 게임 캐릭터랑 아이템이 해킹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서군은 우모군과 함께 권군을 상습적으로 괴롭혔습니다. 서군과 우군은 권군 집까지 찾아와 폭력을 행사했으며, 심지어는 단소, 목검, 권투 글러브 등을 사용해 권군을 지속적으로 구타했습니다. 또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24시간 권군을 감시하기도 했고, 권군의 돈까지 뺏었습니다. 끝내 권군은 2011년 12월 A4용지 4장을 꽉 채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학교 폭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일으켰고, 재판을 통해 서군과 우군은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1심과 2심은 서군과 우군이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급우에게 폭력을 휘둘러 자살까지 이르게 한 책임이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서군과 우군에게 각각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6월, 장기 2년6월에 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최근 인터넷상에선 가해자 2명의 실명이 언급되며 ‘개명해서 잘 살고 있다더라’ 등 소문의 진위 여부가 논쟁입니다. 우선 범죄자라고 해서 개명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자가 성만 바꾸지 않는다면 관할 가정법원에 신청만 하면 됩니다. 법무법인 동인 허인석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원장들이 직접 담당했기 때문에 개명 신청을 엄격하게 봤다”며 “지금은 대부분 개명 신청을 받아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개명신청이 가능합니다. 온라인으로 본인의 인적사항과 개명 전 이름, 개명 후 이름, 신청취지, 신청이유 등을 작성해 기본 서류를 첨부하고 인지대를 납부하면 됩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대표변호사는 “개명 이유를 신청자 관점으로 작성한다”며 “관할 법원에서 신청자의 범죄 이력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는 없다. 여러 번 개명하지 않은 이상 한 번의 경우 개명을 대부분 받아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더구나 범죄자가 개명한 뒤 이름으로는 전과 조회가 제한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허 변호사는 “결국에는 주민번호 등을 통해 전과 이력이 파악되기는 한다”면서 “다만 이름으로만 검색할 때에는 해당자 없음으로 뜬다. 마치 전과가 없는 것처럼 착오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범죄자들이 개명을 많이 한다고도 합니다. 김 변호사는 “법원에서 개명 사유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면서 “입법적으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