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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업황 개선에 작년 '상저하고' 수출.."올해부터 본격 회복"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강신우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글로벌 고금리 기조, 중국 경기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7%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로 2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12월 수출이 577억 달러로 연중 최대 실적을 찍으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같은 달 무역수지도 3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흐름은 보다 선명해졌다. 전문가들은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을 타고 올해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봤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한 6326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이후 3년 만의 감소세 전환이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주력인 반도체 등의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같은 고부가 차량의 수출 판매 호조로 70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541억달러)보다 30% 이상 늘었다. 일반기계는 4.6%, 선박은 20.9% 늘었다.반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3.7% 감소한 986억3000만달러 수출하는네 그쳤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 및 수요 개선에 힘입어 △10월 89억4000만달러 △11월 95억2000만달러 △12월110억3000만달러 등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역별로는 대미(對美) 수출이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157억달러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시장’ 지위를 회복했다. 대미 수출은 작년 12월에는 사상 처음 110억 달러를 넘어 월간 기준으로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에 복귀했다.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다. 반면 대(對)중국 수출이 19.9% 감소하며 1248억4000만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를 주력으로 하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달 1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입은 12.1% 감소한 642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이지만, 2022년(477억8000만달러)에 비해선 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출 전망을 밝게 봤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작년 4분기부터 반도체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수출의 반등이 시작됐는데, 이같은 기조는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고금리로 위축됐던 미국의 IT분야 투자 증가, 중국의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우리 수출이 본격적인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올라온 것이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중국 경제가 빠른 회복은 아니더라도 완만하게 회복되는 것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대중 무역수지도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올해 우리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수출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우리 경제성장을 이끄는 핵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작년 12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5.1% 증가한 57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7월(602억 달러)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 수출 실적이다. 반면 수입액은 531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8%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44억800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2020년 12월(66.9억 달러) 이후 3년 만의 최대다. (사진=연합뉴스)
- 걸프 6개국 FTA 타결…“新중동붐 확산 기반 마련”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한국과 걸프협력이사회(GCC)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5번째 FTA이며 지난 2월 타결한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이어 두 번째로 타결한 아랍권 국가와의 FTA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6개국으로 구성된 경제협력체로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 앞서 ‘오일머니’ 기반의 거대 GCC 시장과 FTA 체결에 합의하면서 ‘신(新) 중동 붐’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덕근(오른쪽)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걸프협력이사회(GCC) 사무총장이 28일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한-GCC FTA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식에서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한-GCC 협상 타결을 공동선언했다. 양측이 2008년 7월 1차 협상을 개시한 지 15년 만이자 지난해 3월 장기간 중단했던 협상을 재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GCC 6개국과 우리나라 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1026억 달러다. 우리나라는 GCC로부터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알루미늄 등 에너지·자원 관련 품목을 주로 수입하며 자동차·부품, 무기류, 선박 등을 수출하는 교역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번 FTA가 발효하면 품목 수 기준으로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20년 내 철폐한다.우선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류(밸브, 증기터빈 등) 및 화학제품(합성수지, 정밀화학 등)의 관세가 상당수 철폐된다. 무기류 관세도 대부분 사라져 대중동 무기수출도 상승세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기·화장품 등 수출유망품목과 쇠고기·참깨·조미김·어묵 등의 관세도 철폐돼 식품 교역의 지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GCC에서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천연가스는 3% 관세를 15년 동안 없애고 나프타도 관세를 50% 낮춘다. 천연가스는 GCC 수입 품목 중 15%, 나프타는 11%에 달한다. 대추야자, 홍차 등 국내 생산이 없는 품목도 개방한다.다만 우리나라의 대 GCC 수입에서 68%를 차지하는 원유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돼 아쉬운 대목이다. 또 품목 수가 아닌 양측 수입액 기준으로는 약 20%의 관세 철폐로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법률 검토 및 협정문 국문 번역 등을 거쳐 내년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이후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GCC FTA를 기반으로 GCC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GCC 인접 중동국가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FTA 체결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