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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 첫날…'배째라 탑승객'에 기사들 한숨
- [이데일리 박순엽 공지유 기자] 26일 서울 은평구의 한 버스 정류장, 한 70대 노인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버스에 오르려고 하자 버스 기사가 “버스를 이용하려면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한다”고 제지했다. 그러나 노인은 “금방 내릴 건데, 좀 봐줘”라며 카드로 버스비를 결제한 뒤 무작정 버스에 올랐다. 버스 기사는 멋쩍은 표정으로 룸미러를 통해 자리에 앉는 노인을 지켜보다가 다시 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기사에게 승차 거부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저런 분들 다 지적하면서 내리라고 하면 운행 시간표가 꼬일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의무 착용 시행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첫날…“승차 거부 통보 어려워” 대중교통 운전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승차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첫날,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한 승객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대중교통 탑승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마스크 미착용을 이유로 한 승차 거부엔 한시적으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제도 시행 첫날 26일, 서울 시내 버스 정류장 곳곳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버스 탑승을 거부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버스 기사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버스에 오르려는 승객에게 “마스크가 없으면 버스를 탈 수 없다”,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통보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만난 버스 기사 A씨는 “평소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버스에 타는 사람이 간혹 있었는데, 오늘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것 같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말에 마스크를 안 쓴 승객들이 따지거나 화를 내는 일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승차 거부를 당한 승객들은 마스크를 구해 착용한 뒤에서야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기사의 제지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에 무작정 오르는 승객들도 일부 있었다. 이 때문에 버스 기사들 사이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 모두를 승차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게 승차 거부를 통보해도 승객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버스 기사 이모(55)씨는 “탑승 때 한 번 이야기하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100명 중의 1명 정도는 말을 듣지도 않고 버스에 탄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해서 이미 버스에 탄 사람을 끌어 내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기사 B씨는 “괜한 승강이를 벌이기 싫어 한 번 이야기해서 안 들으면 그냥 무시한다”고 토로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의무 착용 시행 첫날인 26일 오전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 없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택시 기사들도 “승차 거부 껄끄러워”…승객 대부분 마스크 착용 이번 제도 대상인 택시 기사들 역시 승객에게 승차 거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기 껄끄럽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최모(74)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가 승객으로부터 봉변을 당할까 봐 걱정된다”며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이 타면 승차 거부를 하기보다는 마스크를 두 겹으로 착용하고 창문을 연 채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택시 기사 정모씨는 “무조건 승차 거부는 너무 매정한 거 같아서 대부분 태우려고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기사 박모(61)씨는 “기사들로선 당장 마스크를 안 쓴 승객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결국 승객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담은 기사들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날씨가 더워져 답답하긴 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려면 마스크 착용은 기본적인 예절이라고 강조했다. 버스 승객 최모(75)씨는 “사람이 모이는 실내에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마스크를 끌어 올렸다. 한편, 이번 조치로 버스·택시 대중교통 운전자들도 차 안에 승객이 있을 땐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운수 종사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버스가 9건, 택시가 12건이다.
-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 첫 날…실버족들 '북적'
- [이데일리 박순엽 공지유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오프라인에서 신청할 수 있는 이른바 ‘현장 접수’가 시작된 첫날 각 지역 주민센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센터를 찾은 이들은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으로, 한 주 앞서 시행된 온라인 신청이 익숙지 않아 직접 이곳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센터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신청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신청자 간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등 다양한 예방책을 세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몰린 탓에 사람 간 거리나 마스크 착용 등이 지켜지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현장에서 접수하려는 신청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에 줄을 서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온라인 신청 어려워”…중장년층 이상 모여든 ‘현장 접수’ 이날 오전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 앞엔 이른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건물 3층에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접수대부터 시작된 줄이 계단을 따라 1층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줄을 선 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노년층으로,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신청을 알고는 있었으나 절차가 복잡해 일주일을 꼬박 기다렸다고 말했다. 동작구 주민 이모(70)씨는 “인터넷으로 지원금을 접수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절차가 복잡할 것 같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는 걸 알고 기다렸다가 맞춰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웃 주민과 함께 나온 최모(75)씨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그런 거(온라인 신청) 잘 모르고, 그냥 주민센터에서 하는 게 속이 편하다”고 언급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제도가 낯선 탓에 크고 작은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부가 오는 22일까지 공적 마스크 구매와 같은 생년에 따른 5부제를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접수에 적용했는데도 많은 이들이 이를 모르고 주민센터를 찾았다. 세대주 위임장이 있어도 세대주가 태어난 해에 맞춰 접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용산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만난 이모(77)씨는 “주민센터에 오늘 오면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태어난 해에 따라 목요일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며 “5부제 이런 건 몰랐는데, 괜히 아침부터 헛걸음했다”고 성토했다. 또 서류 작성 시 실수로 ‘전액 기부’를 신청한 이들도 나와 주민센터 직원들은 이를 수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러나 또 다른 현장 접수창구인 시중 은행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5부제 때문에 주민센터에서 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한 이들이 오자 은행 직원들은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줬다. 주민센터 인근 은행에서 만난 서봉전(62)씨는 “1959년생이어서 주민센터에서 오늘 신청이 안 된다며 은행에 가 보라고 했다”며 “은행도 현장 접수는 5부제가 적용된다고 했지만, 직원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법을 알려줘서 바로 신청을 끝냈다”고 웃었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주민센터의 긴급재난지원금 접수대. 신청자간 접촉을 막고자 접수대 간 거리를 두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거리 두기’ 강조한 주민센터…사람 몰려 순간순간 무너져 최근 코로나19 연쇄 감염이 벌어지고 있는 탓에 주민센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었다. 신청자들이 주민센터에 들어가자 바로 체온을 측정했고, 직원들은 대기자에게 ‘거리 두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센터에선 신청 접수대 간에도 거리를 둬 신청자들 간의 접촉을 최대한 막았다. 그러나 센터 문을 열기도 전에 신청자가 20~30명씩 몰린 탓에 이 같은 주민센터의 조치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순간순간 나타났다. 신청자들은 센터의 주의에도 다닥다닥 줄을 섰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기도 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신청자들 사이에선 서로 새치기를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이는 모습도 보였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예방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마다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고 요청하느라 분주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이 현장 접수 첫 날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 이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고자 줄 간격이나 탁자 간격에서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날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자정을 기준으로 1140만 1821가구가 지난 1주일간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체크카드로 온라인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체 총 2171만 가구 중 65.7%가 지원금을 받은 셈이다. 아직 신청하지 못한 가구는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이날부터 온라인은 5부제가 해제됐지만, 오프라인 신청은 이번 일주일간 5부제가 적용된다.18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사람이 몰리자 순간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