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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7.5GWh 규모 ESS 공급계약…"북미시장 선점"
  • LG엔솔, 7.5GWh 규모 ESS 공급계약…"북미시장 선점"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미국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에너지솔루션)북미 현지에서 생산·판매될 예정으로, 오는 2026년 공급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7.5GWh는 약 75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전문 투자 기업이다. 2017년 설립된 뒤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주, 테네시주 등 북미 전역에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되는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롱셀 ‘JF2 셀’ 기반 컨테이너 제품 ‘JF2 AC LINK’다. 일반적인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한층 높인 제품으로 냉각 효율이 높은 수냉식 시스템을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듈러 디자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맞춰 유동적으로 설계도 가능하다.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 최적화를 위한 전력제어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시스템통합(SI),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에어로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설치 및 운영 비용을 효율화하고 운영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부터 SI에 이르는 완결형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는 올해 5월 한화큐셀과 4.8GWh, 10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GWh에 이르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역량도 꾸준히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상무는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의 중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시스템 통합 역량을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지원하고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앤 매리 댄먼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 공동 창립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검증된 생산능력뿐 아니라 탁월한 소프트웨어와 관리운영(O&M) 등 SI 서비스 역량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앞으로 협력을 통해 미국 현지 생산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2024.12.20 I 공지유 기자
"대내외 악재에 임금 쇼크"…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도 더 벌어진다
  • "대내외 악재에 임금 쇼크"…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도 더 벌어진다
  • [이데일리 정병묵 이윤화 공지유 기자] 탄핵 정국, 고환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대내외 악재에 신음하는 재계에 설상가상으로 ‘인건비 쇼크’가 들이닥쳤다.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막대한 추가 재무 부담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대·중소기업 간 실질임금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일 통상임금 정의에서 ‘고정성’ 요건을 제외해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지급 조건과 최소근무일수 조건은 모두 무효이며,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3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립한 기준을 1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정치 혼란, 내수부진에 설상가상 인건비까지”판결 직후 재계는 잇달아 유감을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년간 지켜 온 노사간 합의를 무효로 만들었다”며 “현장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시키고, 향후 소송 제기 등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의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내수부진과 수출증가세 감소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예기치 못한 재무적 부담까지 떠안게 되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래픽=김일환 기자)경총은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연간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해당 기업 전체 당기순이익의 14.7%에 해당하는 금액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약 47.7%에 해당하는 3조2391억원을 300인 이상 사업장이 지불해야 하며, 29인 이하 사업장은 3854억원, 30~299인 사업장은 3조1643억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전망했다.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부진과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임금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예측치 못한 경영 리스크를 가중시켜 고용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여건과 맞물려 투자 등 우리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중견기업계에서도 이번 판결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영균 중견기업연협회 정책본부장은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악화시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고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향후 노사 간 추가 법적 소송 발생할 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년 전 판결에서 인정한 임금체계의 유연성이 이번 판결로 다 지워져버리고, 지나치게 경직된 체계로 전환됐다”며 “이러한 혼란 속에서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간 수백~수천억원 규모의 소송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대·중소기업 연봉 격차 더 벌어져…최대 340만원이번 판결의 또 다른 문제는 대·중소기업 간 실질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기상여금의 비중이 높고 초과근로가 많은 대기업 근로자에게 임금 증가 혜택이 집중된다는 것이다.경총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중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시 임금 총액이 증가하는 근로자의 경우 평균 월 30만1000원, 연간 361만6000원의 임금 총액 증가가 예상된다.30~299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월 13만4000원, 연간 160만6000원의 임금 총액 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9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에는 임금 총액 증가분은 월 1만7000원, 연간 20만8000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300인 이상 사업장에 다니는 A씨의 연봉이 361만원 늘어나는 동안 29인 이하 사업장에 다니는 B씨는 불과 20만8000원 느는 것이다. A씨와 B씨의 연간 연봉 격차는 340만원 이상이다. 경총 관계자는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그 혜택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5.1%에 불과한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중 일부에게만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이번 판결을 계기로 법적 송사로 큰 파장이 발생하는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년 전 판결이나 현재 판결 모두 사람에 따라 의견이 분분할 것이지만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은 떨어지게 된 점은 맞다”며 “매번 법원 판결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재계와 국회가 힘을 모아 입법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2024.12.19 I 정병묵 기자
재계 "11년만에 뒤집힌 통상임금 판결, 산업현장 대혼란"(종합)
  • 재계 "11년만에 뒤집힌 통상임금 판결, 산업현장 대혼란"(종합)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재계가 재직 여부나 특정 일수 이상 근무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착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19일 논평을 통해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형성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인 ‘재직자 지급원칙’을 뒤집는 이번 판결로 인해 산업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현대차와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하며 ‘고정성’ 요건을 통상임금 정의에서 제외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2013년에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재직자 조건 등이 있는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11년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강 본부장은 “(이번 판결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여건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을 제외한 이번 판결은 임금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예상치 못한 경영 리스크를 가중시키면서 고용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통상임금 범위를 대폭 확대시킨데 대해 경영계는 심히 유감스러운 입장”이라며 “현장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시키고 향후 소송 제기 등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경총에 따르면 통상임금 판례가 변경될 경우 영향을 받는 기업은 전체의 26.7%로 추산된다. 이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연간 6조7889억원에 달한다.경총은 “정기상여금을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지속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우선 노사간 합의를 통해 정기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킬 부분과 성과를 반영한 성과급으로 재편성해서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박영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대법원의 판례는 기존의 통상임금 관련 법리를 변경하는 것”이라며 “중견기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악화시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고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12.19 I 공지유 기자
대한상의 "대법 통상임금 판결, 산업 현장 혼란 우려"
  • 대한상의 "대법 통상임금 판결, 산업 현장 혼란 우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산업 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유감을 표했다.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원합의체 선고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형성된 통상임금 판단기준인 ‘재직자 지급원칙’을 뒤집는 이번 전원합의체의 판결로 인해 산업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이렇게 말했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현대자동차 및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하며 ‘고정성’ 요건을 통상임금 정의에서 제외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2013년에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재직자 조건 등이 있는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11년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강 본부장은 “(이번 판결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여건과 맞물려 우리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이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연공서열 중심의 우리나라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개선방안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4.12.19 I 공지유 기자
"내년 반도체·배터리 리스크↑…R&D 지원 예산 증액해야"
  • "내년 반도체·배터리 리스크↑…R&D 지원 예산 증액해야"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정책 강화, 중국발(發) 공급 과잉, 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국내 산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미 소통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19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개최한 제66회 산업발전포럼에서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이 ‘2025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내년 韓 성장률 하방 리스크…수출 1.8%↑”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19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2025년 산업경제 진단 및 대응 방향’을 주제로 제66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내년 우리 경제와 산업을 전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은 “최근 기업·소비자 심리가 악화하는 가운데 계엄 사태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1.6~1.9%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내수 위축과 수출 둔화에 계엄으로 인한 정치 불안이라는 하방 리스크가 겹치며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내년 한국 수출은 6970억달러로 올해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장 실장은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반도체·무선통신기기·컴퓨터 등 글로벌 IT산업 확장이 지속되는 반면,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의 수출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내년 주요 이슈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중국의 공급 과잉 등을 거론했다. 장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방위비를 비롯해 관세, 무역흑자 품목 관련 조치를 취하면서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제3국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하면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수출 단가 역시 같은 기간 8.5% 하락하면서 모든 지역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트럼프 리스크·中 과잉생산에 배터리·반도체 타격특히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수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전임연구원은 “올해 기준 중국 내수 시장 배터리 초과공급률이 약 76%로, 중국 기업들이 과잉 생산 배터리를 저가로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며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결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시장을 보면 국내 배터리 기업 점유율은 2022년 63.6%에서 올해 50.8%로 떨어졌다.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폐지 또는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배터리 업계에는 리스크다. 김 전임연구원은 “IRA 보조금을 폐지하면 전기차 구입 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폐지해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은 유지될 가능성이 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19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개최한 제66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김준수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전임연구원이 ‘2025년 배터리 산업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그는 “정부는 경제단체가 미국에 대한 아웃리치(대외활동)에 공동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미국의 보조금 정책 관련 동향을 업계에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한다”며 “공급망 기업에 대한 패키지 지원과 함께 원가·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및 정책금융 예산을 증액하고, 기업 지원 심사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반도체 시장도 중국의 성장으로 위협받고 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실장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이 더 커졌다”며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조 경쟁 격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의 중국 수출 통제 등이 내년 하방 리스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 실장은 “TSMC가 일본과 미국 공장(팹) 가동을 시작하고, 중국 레거시팹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향후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고 실장은 “최근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주요국에서 보조금 세액공제 등 (현지 생산 중심) 반도체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같은 방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비투자가 잘 이뤄질 수 있게 투자세액공제, 인프라 지원 강화, 규제 합리화 등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많이 요청하고 있다”며 “정부나 국회에서도 제안 내용을 귀담아 듣고 반도체특별법 등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12.19 I 공지유 기자
9000만원 초프리미엄 TV…LG 시그니처 올레드 T 출시
  • 9000만원 초프리미엄 TV…LG 시그니처 올레드 T 출시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전자(066570)가 세계 최초의 무선·투명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9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LG전자 TV 라인업 중 가장 비싼 모델이다. LG전자는 시그니처 올레드 T 출시로 ‘초(超)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LG 시그니처 올레드 T.(사진=LG전자)LG전자는 18일(현지시간) 북미 시장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으로 유럽, 한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순차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미국 내 제품 출하가는 5만9999달러(약 8710만원)다.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프리미엄 TV 가치를 고려하는 최상위 수요를 위한 제품이다. 77인치(대각선 길이 약 196㎝) 크기와 4K 해상도 올레드의 화질에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앴고, 세계 최초로 투명 스크린을 적용했다.리모컨 조작만으로 자유롭게 두 가지 화면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블랙 스크린 모드’로 전환해 TV를 시청하면 77인치 대화면 올레드 본연의 4K 화질로 영화,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시청하지 않을 때는 ‘투명 모드’를 이용하면 검은 TV 화면이 사라진 것처럼 화면 뒤 공간을 볼 수 있는 개방감을 준다. AOD(Always-On-Display) 기능으로 전용 콘텐츠를 감상하면 기존 TV에서는 즐길 수 없는 입체적인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예컨대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디어아트를 재생하면, 스크린 뒤 공간과 콘텐츠가 겹쳐 보여 마치 실제 공간에서 물고기가 유영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LG 시그니처 올레드 T.(사진=LG전자)투명 올레드 화면 아래 바 형태의 본체(T-bar)에서는 전면 디스플레이로 시청 예약 프로그램, 재생 중인 음악, 현재 날씨와 시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4.2채널 60와트(W) 출력의 블루투스 스피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무선 AV 전송 솔루션으로 투명 스크린이 주는 공간 개방감은 한층 높였다. 기존 TV 본체에 연결했던 콘솔기기, 셋톱박스 등 주변기기는 거실 내 소파 옆이나 협탁 아래 등에 설치된 별도의 ‘제로 커넥트 박스’에 연결할 수 있다. 투명한 화면 주변의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을 없애 깔끔해진 공간은 시청 몰입감도 높인다.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화면 끊김을 최소화하는 지싱크 호환과 프리싱크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해 무선 환경에서도 자연스러운 영상을 볼 수 있고 속도감 넘치는 게임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LG 시그니처 올레드 T.(사진=LG전자)신제품은 △그림이 벽에 붙어 있는 듯한 월페이퍼(2017년·W) △화면을 말았다 펼치는 롤러블(2020년·R) △복잡한 연결선을 지운 무선(2023년·M) 등에 이은 6번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다. LG전자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올레드의 강점을 기반으로 TV 폼팩터의 진화를 주도해 왔다.앞서 시그니처 올레드 W(77인치)의 국내 출하가는 3300만원, 올레드 R의 가격은 1억원, 올레드 M의 가격은 4390만원이었다. 이번에 내놓는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현재 단종된 올레드 R 등을 제외하면 판매 모델 중 가장 비싸다.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고객에게 불필요한 요소는 지우고 TV의 본질에 대한 현존 최고의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라며 “‘모두가 선망하는 TV’라는 품격에 걸맞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19 I 공지유 기자
"업무 시간 확 줄어드네"…AI 비서 도입 속도내는 대기업들
  • "업무 시간 확 줄어드네"…AI 비서 도입 속도내는 대기업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으로 업무 혁신에 나서고 있다. 정보 유출 걱정 없는 자체 AI를 서류 요약, 자료 수집 등 반복적인 업무에 투입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AI 모델 개발로 외부 사업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13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사내 AI 에이전트 서비스 ‘챗엑사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 정식으로 출시한 챗엑사원은 LG가 개발한 생성 AI 모델 최신 버전인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임직원들은 실시간 웹 정보 검색부터 문서 요약, 번역,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까지 챗엑사원을 활용할 수 있다. 챗엑사원은 14개 직무, 133개 업무별 지시문과 맞춤형 답변 기능을 탑재해 기존에는 직원들이 직접 해야했던 잡무나 반복적인 일들을 도맡게 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자체 생성형 AI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체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1’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세대 버전을 내놨다. 올해 8월부터는 콜센터에도 삼성 가우스를 적용해 상담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요약하는 등 상담원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SK그룹은 내년 1월부터 SK텔레콤과 SK C&C 구성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 서비스를 시범 적용한다.챗GPT를 필두로 많은 기업에서 업무를 할 때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했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보안과 정보 유출 등 문제로 AI 사용을 할 수 없었다. 자체 AI 모델을 도입하면 사내 보안 환경 내에서 내부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어 경쟁적으로 도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AI 서비스 도입 이후 임직원들이 관심을 보이며 사용률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자체 AI 도입으로 가장 큰 장점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간단하게는 자료를 수집하고 논문을 요약·번역하는 일부터 복잡하게는 소프트웨어(SW) 코딩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AI 비서’의 힘을 빌릴 수 있어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기업간거래(B2B)로 사업 확대를 노리는 기업도 있다. SK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20개 이상 그룹사에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적용하고, 이후 그룹 외부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LG그룹 역시 향후 외부 기업들에서 사업화 요청이 오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줄 수 있고 그만큼 핵심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앞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기업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13 I 공지유 기자
호암재단, 청소년 강연 프로그램 '펀앤런' 개최
  • 호암재단, 청소년 강연 프로그램 '펀앤런' 개최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호암재단이 청소년을 위한 특화 강연 프로그램인 ‘펀앤런, 2024 윈터 핫 톡 페스티벌’을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사진=호암재단 제공)8회째를 맞는 이번 강연회는 청소년들에게 최신 과학과 인문 지식을 전하고 미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1일차),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즈’(2일차), ‘우주의 비밀을 찾아서’(3일차) 등을 주제로 진행한다.1일차에는 배순민 KT AI 퓨처랩 랩장이 ‘AI 세상의 미래를 만드는 상상력+’를 주제로 AI의 발전 과정과 전망, 앞으로의 도전 과제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이상욱 한양대 교수(AI, 미래는 오지 않는다!), 공경철 KAIST 교수(웨어러블 로봇) 등도 나선다.둘째날에는 하경자 부산대 교수(이상기후의 비밀과 미래 극한 기후), 박길성 고려대 명예교수(꿈을 가득 싣고 태평양 항해를 함께 해요), 이광렬 고려대 교수(깨끗하고 쾌적한 지구를 위한 화학)가 이상기후와 지구 보호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해 강연한다. 셋째날에는 전명원 경희대 교수(우주 첫 별과 은하), 박인규 서울시립대 석좌교수(사라진 중성미자를 찾아서) 등이 강연한다.강연은 호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구나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한편 이번 강연회는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겨울방학 전 학기말 전환기 수업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년 전국 약 200여개 학교에서 5만여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2024.12.13 I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8K', 업계 최초 표준 인증 획득
  • 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8K', 업계 최초 표준 인증 획득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8K’가 ‘8K 협회’로부터 프로젝터 표준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8K.(사진=삼성전자)8K 협회는 8K 생태계를 선도하는 20여개의 글로벌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새로운 8K 표준 정립과 업계·소비자 교육을 목표로 설립됐다.이번 인증 기준에는 △8K 해상도 △HDR 지원 △색 영역 △명암비 △업스케일링 △몰입형 오디오 등 시청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더 프리미어 8K는 모든 평가 항목에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으며, 8K TV에 이어 프로젝터 분야 기술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업계 최초로 8K 무선 연결 기능을 지원해 간편한 사용성을 제공하고, 별도의 설치나 선반 공간 없이도 가까운 거리에서 대형 화면 투사가 가능한 비구면 거울 기반의 초단초점 기술을 적용했다.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8K.(사진=삼성전자)최대 4500 ISO 루멘의 밝기를 갖췄으며, 사운드가 화면에서 직접 전달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사운드 온 스크린’ 기술을 탑재해 몰입감을 선사한다.손태용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인증 획득은 프로젝터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폭넓게 도입하여 8K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더 프리미어 8K를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선보일 예정이다.삼성전자 더 프리미어 8K.(사진=삼성전자)
2024.12.13 I 공지유 기자
산업지원법 줄줄이 뒷전으로…"이러다 글로벌 경쟁 밀린다"
  • 산업지원법 줄줄이 뒷전으로…"이러다 글로벌 경쟁 밀린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 사태로 반도체 특별법을 비롯해 그동안 경제계 숙원이던 산업 지원 정책들이 모두 뒷전으로 밀릴 처지에 놓였다.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전략 산업들이 글로벌 산업 전쟁에서 뒤처질 위기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혼란을 한시라도 빨리 수습해 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그래픽=김정훈 기자)◇여야 갈등 심화에 산업 지원 법안 무산앞서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헌정 사상 최초로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예산안 감액은 국회 권한이지만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한데, 이같은 절차 없이 예비비 등 감액만 반영된 예산안을 처리한 것이다. 예산안과 함께 처리된 부수 법안에도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 대부분 반영되지 못했다.이 때문에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들은 사실상 처리가 물 건너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게 반도체 지원 관련 법안이다. 앞서 여야는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 공제율을 현재보다 5%포인트 올리는 것에 대해 잠정 합의했는데, 이번에 통과된 예산안 부수 법안에는 이런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여야 간 충분히 논의된 사안임에도 기존 정부안 그대로 법안이 통과되며 공제 일몰 기한만 3년 연장하는 수준에 그쳤다.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 구축에 대한 지원도 흐지부지됐다. 정부는 지난달 말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약 3조원에 달하는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에 대해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기반시설 지원 한도를 현행 단지별 500억원에서 상향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 추진을 위해) 국회에서 예산 증액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예산안에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정부와 여당이 뜻을 모아 추진하던 반도체 특별법도 여야 대립으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은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에 대해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여서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반도체법 처리가 중요한 것은 주요 국가들이 너도나도 천문학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달 말 반도체 산업에 10조엔을 지원하는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했다. 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원의 반도체 투자기금 ‘빅펀드’를 조성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 일본, 인도까지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이라며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면 경쟁 국가들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경제 활성화 뒷전…정쟁 조속히 마무리해야”반도체뿐 아니다. 다른 산업들의 지원을 위한 논의까지 무위에 그쳤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법안’(AI 기본법)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여야 대립으로 법안 심의가 연기됐다.아울러 늘어나는 국산 전기버스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수요가 부진한 전기승용차 예산(보급 목표)을 줄이고 전기버스 보조금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의견을 모았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급 목표는 최종적으로 조정하지 못했지만 예산 집행 과정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경제계에서 오랜 기간 추진에 공을 들여온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핵심은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 상속공제를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최고세율 인하에는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지만, 공제 확대에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혼란이 커지며 법안은 폐기됐다.전문가들은 정치 불안으로 인해 국가 경제와 기업 경쟁력이 약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 갈등 심화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가 불발된다면 결국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쟁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해 밀린 법안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재계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활로를 찾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민생현안 긴급 간담회에 참석했다. 손경식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안정한 정국에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와 경영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이런 때일 수록 우리 사회에 불안감이 더 확산하지 않고 특히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같은 사안들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 달라”며 “반도체 같은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시간 규제 완화 같은 입법도 적극적 검토해 달라”말했다.
2024.12.13 I 공지유 기자
비상계엄·탄핵정국에 산업지원법 '올스톱'
  • 비상계엄·탄핵정국에 산업지원법 '올스톱'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 자리가 비어있다. 안철수 의원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김소연 공지유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회가 탄핵 정국 소용돌이에 빠지며 산업 지원 법안들이 전부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탄핵정국이 모든 의제들을 집어삼키면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법안과 정책 결정이 줄줄이 뒤로 밀리고 있어서다. 12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일몰 기한을 올해 말에서 3년 연장하는 내용만 통과됐다. 당초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율을 5%포인트 높이고, 연구개발(R&D) 시설투자 공제율을 20%로 확대하기로 했으나 무산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본법, 반도체 특별법 모두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경제계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면서 올해 정기국회에서 개정을 요구했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도, 반도체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도 뒷전으로 밀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말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약 3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사업에 대한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기반시설 지원 한도도 상향하며 첨단 산업을 위한 지원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내년 예산안에는 담기지 못했다. 국회에서 논의하며 여야가 연내 통과를 약속했던 법안들은 탄핵 정국 속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치 혼란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 정상적인 정책 추진과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글로벌 산업 전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지원법은 밀린 반면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기간이 아니어도 기업인을 멋대로 국회로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국회증언법)은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기업인들은 영업 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글로벌 반도체 환경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만 정체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치적으로 다툴 건 다투더라도 경제가 망가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과 예산 집행 등이 빨리 정상화돼야 기업들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24.12.12 I 김소연 기자
내년 반등 노리던 K배터리…탄핵 정국에 실적 '안갯속'
  • 내년 반등 노리던 K배터리…탄핵 정국에 실적 '안갯속'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연말까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며 혹독한 겨울이 이어졌다. 내년부터 46시리즈 등 차세대 배터리를 위주로 기술 우위 경쟁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리스크와 탄핵 정국 등으로 이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다.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SDI 본사.(사진=삼성SDI)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올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6조8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28억원 적자다.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의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제외하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006400)도 올해 4분기 매출액 4조2461억원, 영업이익 141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15%, 58.7%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완성차 제조사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AMPC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배터리 셀을 제조할 때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하락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9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73위안으로 올해 들어 최저를 찍은 8월(69.5위안) 이후 줄곧 바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배터리.(사진=LG에너지솔루션)이같은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내년부터 성장과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연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46시리즈 중 하나인 원통형 4680(지름 46㎜·길이 80㎜)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46 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개선된 제품이다. 에너지당 공정 횟수가 줄어들어 생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다수의 전기차 업체들이 46 시리즈를 탑재한 차량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배터리 업계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삼성SDI는 또 다른 차세대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시제품 생산을 완료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샘플을 공급해 제품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삼성SDI는 46시리즈 배터리도 내년 초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이 최근 양산 계획을 밝힌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위한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다만 트럼프 2기의 IRA 폐지 기조에 따른 보조금 불확실성에 더해 최근 탄핵 정국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실적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요동치는 등 경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캐즘 와중에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 배터리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삼성D 자동차용 OLED 출하 2배 급증…태블릿용은 감소
  • 삼성D 자동차용 OLED 출하 2배 급증…태블릿용은 감소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아이패드 프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저조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태블릿 PC향 OLED 매출액이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용 OLED 출하량은 급증하면서 전체 중대형 OLED 매출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유비리서치)10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태블릿 PC용 OLED 출하량은 153만대로 전분기(177만대)보다 13.6%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태블릿 PC용 OLED를 공급하고 있는데, 삼성전자향 OLED 출하량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아이패드 프로 OLED 판매 저조로 애플향 패널 공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태블릿 PC용 OLED 매출도 전분기 대비 38% 감소했다.다만 태블릿 이외의 부문에서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체 출하량과 매출액이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유비리서치는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대형 OLED로 태블릿 PC뿐만 아니라 노트북과 모니터, 자동차용 OLED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OLED가 가장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용 OLED 출하량은 올해 1분기 10만대에서 2분기 22만대를 기록하다가 3분기 54만대로 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 전용 OLED 라인인 8.6G(8.6세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8.6세대 A6 라인은 삼성의 6번째 OLED 라인이자 완공되면 전세계 OLED 라인 중 가장 고세대 라인이 된다. 이에 따라 내년 연말부터 중대형 OLED 출하량이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호 유비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6G 라인 양산 시점을 앞당기면서 시장 팽창이 빨라질 것”이라며 “태블릿 PC와 자동차향 OLED뿐 아니라 노트북과 모니터 시장도 애플의 시장 진입과 동시에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中 제외 글로벌 시장서도 BYD 약진…전기차 판매 140.2%↑
  • 中 제외 글로벌 시장서도 BYD 약진…전기차 판매 140.2%↑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 10월까지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83만5000대의 전기차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폭스바겐그룹 등 판매량 상위 브랜드는 모두 지난해보다 역성장한 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 중국 비야디(BYD)는 두 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사진=SNE리서치)10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1~10월 총 92만4000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며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모델 3와 모델 Y 판매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5.5% 줄었다. 아우디, 포르쉐, 스코다 등이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2위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61만1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아우디 Q4, Q8 등 모델 판매는 증가했지만 폭스바겐 주력 모델 ID.3, ID.4, ID.5 판매량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3위는 현대차그룹으로 45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며 같은 기간 판매량이 4.4% 감소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 등이 유럽에서 부진한 영향으로 SNE리서치는 분석했다.지역별로 보면 유럽 시장은 0.9% 역성장했다. 중국 지리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 스텔란티스, 르노,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북미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8.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2위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성장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BYD, 상해기차(SAIC), 빈패스트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브랜드의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성장률을 기록했다.한편 지리는 1~10월 32만4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1.6% 증가해 6위에 올랐다. BYD는 같은 기간 140.2% 증가한 19만2000대 판매를 기록해 10위를 차지했다.SNE리서치 측은 “기존 제조사(OEM)들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 강화로 전기차 성장이 유지 또는 감소세인 반면, 신흥국을 포함한 해외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온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강세”라고 분석했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임원→회장까지 12.7년…오너가 4세대 승진 빨라졌다
  • 임원→회장까지 12.7년…오너가 4세대 승진 빨라졌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100대 그룹 오너 경영인들의 고위직 승진이 세대가 지날수록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 4세들의 부회장·회장 승진은 부모세대에 비해 30% 넘게 짧아진 것으로 분석됐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삼성동 일대.(사진=연합뉴스)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0일 국내 자산순위 100대 그룹 오너일가 835명 중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290명의 승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100대 그룹에서 현존하는 1세대 창업자는 총 9명으로, 이중 6명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었다. 2세대는 353명 중 130명이, 3세대는 391명 중 132명이 경영에 참여했으며, 4세대는 80명 중에 28명으로 조사됐다.분석 결과 세대가 내려갈수록 입사에서 임원까지 가는 기간이 길었지만, 임원이 된 이후엔 사장, 부회장, 회장으로의 고위직 승진 기간이 이전 세대에 비해 짧았다.창업 2세는 평균 28.7세에 입사해 임원까지 4.8년이 걸렸고, 3세들은 평균 29.6세에 입사해 3.8년이 소요됐다. 4세들의 경우 평균 28.8세에 입사해 7년을 보내고 임원으로 승진했다.임원에서 사장까지 승진하는 기간은 2세 평균 8.3년, 3세 9.9년, 4세 9.7년으로 집계됐다. 임원에서 부회장까지 가는 기간은 2세 평균 12.3년, 3세 평균 12.9년이 걸렸지만 4세 평균 10.4년으로 4세에서 2년 이상 줄었다. 회장 승진 속도는 더 빨랐다. 오너 2세와 3세가 임원에서 회장에 오르기까지 각각 16.5년, 18.7년이 걸린 반면 4세는 12.7년으로 앞세대보다 승진 기간이 29.4% 단축됐다. 회장단 평균 연령도 50대에서 40대로 낮아졌다. 오너 2·3세 회장 평균 나이는 50.5세였지만 4세에선 평균 46세로 나타났다. 반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등재 비율은 2세 70%에서 3세 46.2%, 4세 46.4%로 낮아졌다.오너 경영인 중 대표적 미등기 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이다.100대 그룹 사장단 가운데 최연소 사장은 1991년대생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사장이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이석희 SK온 대표 "투자 안 아낄 것…기술 혁신 R&D 집중"
  • 이석희 SK온 대표 "투자 안 아낄 것…기술 혁신 R&D 집중"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성장 목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전동화 시대를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사람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가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 홀에서 CEO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사진=SK온)10일 SK온에 따르면 이 CEO는 지난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Envisioned Future, Together We Move Forward’(예정된 미래, 함께 나아가자)를 주제로 진행한 CEO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특강은 지난 5일 SK온 임원 인사 이후 첫 공개 활동이다. 강연에는 이차전지 관련 연구 교수진과 석·박사 과정생 100여명이 참석했다.이날 특강은 SK미래관 최종현 홀에서 진행됐다. SK그룹 등의 기부금으로 2019년 준공됐다. 이 CEO는 “새로운 미래 가치를 만들어가는 교육 혁신의 장인 SK미래관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SK온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이 CEO는 “SK온은 에너지 밀도, 급속충전, 안전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개발, 매년 매출 2배 성장 등 최고의 기록을 달성해 왔다”며 “미래 성장 목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전동화 시대를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기술 혁신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이어 “전동화의 핵심은 배터리 성능 개선”이라며 “배터리 산업은 기술 기반 제조업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SK온은 지난 5일 임원 인사를 통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에서 플래시공정T팀장, R&D 공정담당을 지낸 제조 전문가다. 이 CEO 역시 기술 전문가로서 SK하이닉스 CEO를 지낸 바 있다. 현대전자, 미국 인텔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뒤 2010년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 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2018년 SK하이닉스 CEO에 이어 2023년부터 SK온 CEO로 재직하고 있다.한편 SK온은 지난 7월 서울대를 시작으로 진행 중인 CEO 특강 등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외에 카이스트, UNIST, 성균관대, 한양대 등 배터리계약학과를 통해 석·박사를 양성하고, 연세대·한양대 공동연구센터를 통해 인재를 지원하고 있다. R&D 부문 인재는 상시 채용 중이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AAM 옥석 가리기 본격화…10곳도 못 살아남을 것"
  • "AAM 옥석 가리기 본격화…10곳도 못 살아남을 것"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자동차 산업 초창기인 20세기 초에는 미국에서만 수백 개의 자동차 회사가 있었지만, 그중 살아남은 기업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소수에 불과했다. 현재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분야도 수많은 기업들이 미래 시장 선점에 뛰어들고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살아남는 건 5~10곳에 불과할 것이다.” 이관중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이관중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지금의 AAM 기업 중 남아 있는 곳은 100분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AAM 시장이 과거 자동차 등 전통 산업이 한 차례 겪은 ‘옥석 가리기’ 시기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교수는 국내 AAM 분야 전문가로, 항공기 설계 시스템 성능 해석과 AAM 수요 등을 연구하고 있다.이 교수는 “AAM 기체 제조업체가 기체를 개발해 상용화를 위한 인증을 받기까지 최소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전 세계에서 10억달러 이상을 투자받은 회사가 5개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결국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조비) 등 큰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업이나, 현대자동차그룹과 같이 자체적인 투자자 가능한 회사들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내년부터 A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교수는 실제로 일반 승객들이 근처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으로 이동해 에어택시를 타고 공항 등 목적지로 이동하는 서비스가 상용화하기까지는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조비나 현대차에서 개발 중인 기체가 상용화 인증을 받으면 서비스가 가능한 단계가 되지만,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통신·관제 인프라나 관련 법규가 따라오는 데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2030년대 중반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AAM 상용화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소음보다는 안전성과 사회적 수용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조비, 볼로콥터 등 AAM 기체 제조업체들의 비행 시연을 참관했을 때의 경험을 전하며 “실제로 기체들이 상공을 비행할 때 소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수준이었다”며 “소음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문제는 안전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수익성을 위해 기체 무인화가 필요한데, 조종사가 없이 운항할 때 승객의 안전 문제나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등 물리적 데미지를 입었을 때의 문제 등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사회적 수용도도 장기적인 해결 과제라고 봤다. 익숙한 주거 공간에 낯선 AAM 기체가 활보하는 것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서울은 한강을 따라 비행하거나 강남대로 등 큰 도로 위로 다닐 가능성이 큰데, 만에 하나 사고가 나 거주지역에 떨어질 경우 실질적인 충격 정도와 별개로 큰 심리적인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기술로드맵’에 따르면 UAM 운임은 초기에는 1인 기준 1㎞당 3000원으로 택시 운임보다 약 3.4배 비쌀 것으로 추산됐다. 이 교수는 “서비스를 사용했을 때 절약되는 시간의 양이 많거나, 경쟁하는 다른 교통수단이 없을수록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며 “그런데 서울 등 도심의 경우 지하철·버스 등 다른 수단이 많아 상용화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내다봤다.이 교수는 “출퇴근 등 기존의 교통 수요에서는 당장 비용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큰 수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주도 등 대중교통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의 관광 수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 산간 지역에서의 공공서비스 수요 등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AAM 상용화 팔 걷어붙인 韓…기체부터 시스템 개발까지 속도
  • AAM 상용화 팔 걷어붙인 韓…기체부터 시스템 개발까지 속도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미래 하늘길에 에어택시를 띄우기 위해 전 세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객·화물 운송, 기체 모니터링과 정비, 통신망 운용, 교통관리 등 전방위적인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인 만큼 기업과 정부, 학계, 지자체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산학연관군 힘 합쳐…세계 최초 통합 실증 성공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 2020년 5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통해 2030년부터 K-UAM 본격 상용화라는 목표를 세웠다. 비행 노선을 2030년 10개에서 2035년 100개로 확대하고, 2035년부터는 도시 간 이동을 확대하고 이용을 보편화시킨다는 계획이다.K-UAM 로드맵 단계적 목표.(사진=국토교통부)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를 ‘준비기’로 잡고 시험 및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UAM 그랜드 챌린지’라고 불리는 민관 합동 대규모 실증사업 프로젝트에는 총 5개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SK텔레콤, KT,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수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올해 4월에는 현대차, 대한항공 등이 참여하고 있는 ‘K-UAM 원 팀(One Team)’ 컨소시엄이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 통합 운용성 실증에 성공했다. eVTOL 기체를 통한 실질적인 운항, 교통 관리,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에 대한 통합 실증을 세계 최초로 해낸 것이다. 현대차는 UAM과 버스, 택시 등 육상 교통을 연결하는 단일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승객이 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UAM을 비롯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연결해 이동하는 과정을 실증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UAM용 운항통제시스템과 교통관리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했다. KT의 경우 비행에 필요한 교통 및 안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체계를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AAM 비전 이미지.(사진=현대차)‘K-UAM 원 팀’ 컨소시엄에 이어 롯데렌탈,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된 ‘롯데 UAM 컨소시엄’도 올해 7월 1단계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단계 실증 마무리 이후 내년까지는 실제 수도권을 대상으로 기체를 띄우는 2단계 실증을 진행하게 된다. 먼저 준도심인 아라뱃길(드론인증센터~계양) 상공에서 비행을 시작하고, 이어 한강 노선(김포공항~여의도공원~고양 킨텍스), 탄천 노선(잠실헬기장~수서역)에서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당초 8월 예정이었던 아라뱃길 실증이 지연된 만큼 기존 ‘2025년 K-UAM 상용화’라는 목표도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약 10여년 뒤인 2035년에는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국산 기체 개발도 속도…2028년 상용화국내 기업들의 기체 개발과 미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UAM사업부를 신설한 뒤 2020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UAM 첫 비전 콘셉트 ‘S-A1’을 제시했다. 이어 이듬해 미국에서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해 그룹의 AAM 비전을 구체화했고, 4년 만인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신형 AAM 기체 ‘S-A2’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 (사진=현대차그룹S-A2는 4인승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로, 조종사까지 포함해 최대 5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최대 400~500m 상공에서 시속 200㎞로 비행할 수 있으며, 상용화시 도심 내 약 60㎞ 내외의 거리를 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S-A2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비 에비에이션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비교적 늦은 시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체뿐 아니라 AAM 전체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2028년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체가 있다고 해도 관제나 통신 시스템, 기체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버티포트, 안전 기준 등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상업적으로 운항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슈퍼널 AAM ‘S-A2’ 특징.(사진=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는 AAM이 성장할 수 있는 해외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 사마린다 공항에서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 ‘셔클’을 통해 전기 버스를 호출하고 이동하는 것을 시연했다. 이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AAM 시제기 시험 비행에도 성공했다. 땅이 넓고 육로교통 발달이 힘들어 AAM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네시아 등 국가를 공략해 미래 AAM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신기술 깃발 꽂자”…부품기업들도 뛰어들어전통적인 자동차와 항공사 부품기업들에도 AAM은 새로운 먹거리다. 짧은 비행시간을 극복하기 위한 배터리 기술, 좁은 기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내공간 구성 등 AAM만의 특성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부품기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현대트랜시스 UAM 공간 디자인 솔루션.(사진=현대트랜시스)자동차 파워트레인과 시트 제조 전문기업 현대트랜시스는 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시트 선행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시트와 다르게 기체 무게를 줄일 수 있도록 소재를 경량화하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앞뒤 전환이 가능한 플립 시트를 적용한 UAM 캐빈 콘셉트를 제시했다. 현대트랜시스 UAM 콘셉트 시트는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는 슈퍼널과 함께 UAM 착륙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현대위아는 eVTOL에 적합하도록 전기식 제동장치 및 제어장치를 채택한 착륙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민항기와 군용 항공기 착륙장치 개발 노하우를 통해 UAM 착륙장치를 개발하고, 글로벌 수준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A)’가 개발 중인 4인승 UAM ‘VX4’.(사진=VA)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영국 UAM 전문 기업인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이하 VA)’와 약 2356억원의 부품 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VA의 eVTOL인 4인승 VX4에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을 2036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UAM의 수직이착륙과 수평 이동이 모두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부품으로, 모터의 동력을 프로펠러로 전달하고 기체의 비행 방향과 추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날아다니는 택시' 시대…하늘길 경쟁 불붙는다
  • '날아다니는 택시' 시대…하늘길 경쟁 불붙는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1997년 개봉한 영화 ‘제5원소’에는 2259년 미국 뉴욕에서 비행 택시가 하늘길을 달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백 투 더 퓨처’에서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미래 이동수단으로 등장합니다. 미 항공우주청(NASA)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구현도.(사진=NASA)공상과학소설(SF) 영화에서 미래를 상상할 때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버스·택시·지하철 등 기존 2차원 기반의 도로교통을 확장시키고, 인구 과밀화로 인한 교통혼잡뿐 아니라 대기오염 등 문제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Advanced Air Mobility) 산업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시장 선점을 위해 기업들이 어떻게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편집자주]도심을 나는 미래항공교통 산업은 흔히 ‘에어택시’로 잘 알려져 있다. 기체가 도심을 날아다니며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도심 속 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의 개념으로 시작한 산업은 도심과 도심을 연결하며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지역 간 항공교통(RAM·Regional Air Mobility)’의 개념까지 확장하게 됐다. 이러한 UAM과 RAM을 모두 합친 상위 개념이 AAM이다.(자료=UN 경제사회국 ‘2018년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서울~인천공항 20분 만에…교통난 해결할 열쇠AAM이 미래기술로서 주목받는 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화율(도시 거주 인구 비중)은 2018년 55.3%에서 2050년에는 68%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시화가 이뤄질수록 대도시의 교통 혼잡과 체증 문제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교통망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있지만, 도시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지상·지하 교통 인프라는 포화 상태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도시권 출퇴근 평균 통행시간은 하루 약 116분으로, 매일 2시간가량을 출근과 퇴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혼잡에 따른 비용도 막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57조6400억원(2020년 기준) 수준이다.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97%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이처럼 현재의 도시 교통망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통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AAM이 전 세계적인 기대를 받고 있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 등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도시 위 하늘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활용해 출퇴근 등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승용차로 1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에어택시를 타면 단 20여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AAM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할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동력을 활용하는 수직이착륙기(eVTOL)가 비행체로 사용되기 때문에 배출가스가 없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대중교통수단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소음 역시 60데시벨(db) 정도로 일상 대화 수준까지 낮아졌다.도심 교통난과 환경 오염, 소음 공해 등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친환경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서 AAM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앞으로 글로벌 AAM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AAM 시장 규모는 상업화 초기인 2030년 3200억달러(약 457조원)에서 2040년에는 1조5000억달러(약 214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됐다. AAM을 이용하는 승객 수는 2040년 1억명을 넘어 2050년에는 4억4500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의 이용객 수는 1550만명으로 전망된다.(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원)◇글로벌 기업들 시험비행 속도…상용화 ‘성큼’AAM은 하늘을 나는 기체뿐만 아니라 기체들이 하늘길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교통 관리를 하는 관제 시스템, 통신 시스템, 이착륙 시설 등 모든 생태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체 제작업체들이 초기 AAM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현재 전 세계 1위 AAM 기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하 조비)’이다. 조비는 2009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AAM 기체 생산과 테스트 시설까지 모두 갖춘 기업이다. 지난 2020년에는 우버의 UAM 사업 자회사인 ‘우버 엘리베이트’를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조비 에비에이션이 개발하는 항공택시.(사진=조비)조비는 5단계로 구성된 미국 연방항공청(FAA) 항공인증 절차 중 올해 초 업계 최초로 3단계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비가 개발한 eVTOL ‘S4’가 처음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에어택시가 처음으로 뉴욕 상공을 비행하면서 도심에서의 에어택시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조비가 개발 중인 S4 모델은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크기로 최고 속력은 시속 320㎞다. 복잡한 뉴욕 맨해튼 시내에서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까지 단 7분 만에 갈 수 있다. 조종사를 포함해 2인승 기체를 개발하고 있는 경쟁사들에 비해 승객을 더 태울 수 있어 상용화를 할 때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조비는 올해 FAA의 인증절차를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AAM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델타항공과 제휴를 맺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공항 등에서 조비의 기체를 활용해 에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조비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비는 일본 토요타와 델타항공 등으로부터 22억달러(약 3조1479억원)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국내 통신기업 SK텔레콤도 지난해 6월 1억달러(143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또 다른 미국 에어택시 제조업체 ‘아처 에비에이션(Archer Aviation, 이하 아처)’ 역시 빠른 속도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처는 2018년 설립된 eVTOL 제조업체로, 5인승(조종사 1명·승객 4명) 기체인 ‘미드나이트’를 개발 중이다. 미드나이트는 30~40㎞의 짧은 거리를 빠르게 연결하는 데 적합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40㎞다. 미국 아처 에비에이션의 전기동력수직이착륙기(eVTOL) ‘미드나이트’. (사진=아처)아처도 내년 상용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처는 올해 400회의 시험 비행 목표를 세웠는데, 올해 8월 기준으로 402회의 시험 비행을 완료하며 목표를 4개월 앞당겨 달성했다. 조비가 델타항공과 짝을 이뤘다면 아처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제휴해 공항 셔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처와 유나이티드항공은 내년부터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과 도심을 연결해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10분 안에 오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아처 역시 많은 기업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동안 아처에 최대 1억5000만달러(약 2146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아처에 5500만달러(약 786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스텔란티스는 아처의 미드나이트 항공기를 독점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도 AAM 상용화를 위해 아처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아처의 기체 미드나이트 최대 50기에 대한 구매 의향을 전달했다. 국내 UAM 실증 사업에 아처의 기체를 활용하기 위해 2억5000만달러(약 3576억원)을 들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독일 AAM 스타트업 볼로콥터의 에어택시가 올해 8월 베르사유 궁전 내 비행 테스트를 수행했다.(사진=볼로콥터)2011년 설립한 독일 스타트업 ‘볼로콥터(Volocopter)’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볼로콥터의 2인용 단거리 에어택시의 경우 한 번 충전하면 35㎞ 비행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110㎞다. 볼로콥터는 올해 프랑스 파리올림픽 기간 파리 생시르레콜 비행장에 있는 최초의 상업적 맞춤형 eVTOL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에서 유인 시험 비행을 완료했으며, 베르사유 궁전 내에서 비행 테스트도 수행했다. 내년까지 상업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중국의 ‘이항(EHang)’은 조종사 없이 자율비행하는 무인 eVTOL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항의 2인용 드론택시 ‘EH216-S’는 지난해 10월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으로부터 제품 안전성과 품질을 인증하는 형식 인증서(TC)를 받은 데 이어 같은해 12월에는 안전한 비행을 하기 위한 감항인증까지 받으면서 실제 사람을 태우고 비행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초 형식인증을 받게 된 이항 드론택시는 14개국에서 4만2000회 이상의 시험비행을 마쳤으며, 올해 5월 중동에서 처음으로 자율 유인 비행을 완료했다. 가장 빠른 상업용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인승 기체라는 점과 비행 거리(35㎞)와 최고 속도(시속 130㎞)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이외에도 독일의 릴리움(Lilium), 영국의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미국 보잉의 자회사 위스크에어로(Wisk Aero) 등 많은 기업들이 eVTOL 기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4.12.10 I 공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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